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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급 붕괴 시작, 산업경기 구조적 약화 [크레딧 애널의 수다]⑥유통업, 수익성 부진 부담…LG 전자계열 '변동성' 주목

심아란 기자공개 2019-06-14 08:46:00

[편집자주]

'크레딧 애널리스트 3명이 모이면 지구가 망한다' 자본시장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비판적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들의 수다는 어둡다. 그러나 통찰이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 자본시장 내 불안요소가 드러난다. 더벨이 그들을 만났다. 참여 애널리스트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소속과 실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2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정기신용평가 시즌을 맞아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은 AA급 우량 기업으로 쏠렸다. 롯데쇼핑(AA0)이 결국 AA+ 등급을 반납한 가운데 이마트(AA+) 신용도에도 불안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정기평가에서 이마트에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했다.

LG그룹의 전자 계열인 LG이노텍(AA-)은 신평사가 제시한 등급 하향 트리거에는 일찌감치 도달한 상태다. LG디스플레이(AA-)도 올해 한 차례 신용등급이 한 노치(Notch) 떨어졌지만 여전히 AA급 방어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황 변동성은 물론 자체적인 투자 부담도 상당하다.

A: 신평업계에서 이마트의 수익성 부진을 구조적 약화로 바라본다. 유통업은 자본력이 받쳐주는 기업이 선점할 수 있는 시장이었다. 문제는 유통업이 온라인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롯데쇼핑이나 신세계가 투자를 통해 온라인 경쟁력을 확보하겠지만 상흔이 남을 거라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진 않다. AA0 등급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

C: 온라인 시장에는 이미 선점한 회사가 많다. 쿠팡은 그동안 쌓아둔 빅데이터를 활용해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새벽에 문고리가 고장나서 검색하면 문고리와 관련된 상품 정보를 제시하는 사이트는 쿠팡뿐이다. 이마트나 롯데쇼핑 등의 온라인 후발주자들은 초기에 적자가 불가피하다. 이마트는 전문점 같은 신사업에서도 적자를 내고 있다. 문제는 악화된 손익구조의 개선 여부가 미지수라는 점이다.

B: 롯데쇼핑(AA0) 등급 떨어지면서 NICE신용평가가 롯데지주 연대보증채권 등급(AA0)도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 롯데그룹 자체가 AA0 등급으로 귀결되는 것과 관련해 크게 이슈는 없는 것 같고 개인적으로 AA+보다 낮다고 보고 있다.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정도가 AA+ 등급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롯데지주가 호텔롯데 IPO로 현금을 가져오고 자산 재평가 받으면 AA+ 등급 받을 수 있다고 본다.

C: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쇼핑 등급이 떨어졌어도 롯데케미칼(AA+)의 이익기여도 높아서 롯데지주도 AA+ 등급에 맞춰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등급을 유지한 것 같다. 지주사의 채권 후순위성을 생각하면 AA+ 등급을 가지려면 주력계열사의 재무구조가 좋을 때만 가능하다.

B: 등급 이슈는 이마트, 롯데쇼핑뿐만 아니라 CJ제일제당도 있다.

C: CJ제일제당은 현재 등급(AA0)이 높기도 하고 미국의 쉬완스사를 인수하면서 재무 부담이 과중해졌다. 증권사 중에는 NH투자증권(AA+) 등급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B: 증권사 업태가 수수료, 브로커리지 영업에서 요즘엔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한 '북(Book)' 장사로 바뀌었다. 인수한 상품을 보유해서 이익을 내는 식이다. NH투자증권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이 증권사가 중개하는 상품은 의심해도 증권사가 담고 있다가 셀다운 하는 상품은 선호한다. 리스크를 점검했다고 여겨서 그렇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증권사의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되고 신평사는 증권사 평정 방법을 손봐야 한다고 얘기한다. 현재 증권사 등급이 AA+로 높긴 하지만 아직까지 캐피탈 업체가 받쳐주고 있고 카드사부터 바꾸는 게 아닌 이상 당장 등급을 바꿀 문제는 아닌 것 같다.

B: 한국기업평가에서 LG전자 계열 관련된 리포트를 내면서 경고를 주고 있다. LG전자는 시그니처(프리미엄 브랜드) 때문에 수익성이 잘 나오고 있다. LG이노텍이 LG전자랑 연결로 묶여서 재무제표가 나오다보니 아직까진 타격이 크지 않다. 그런데 LG이노텍이나 LG디스플레이 모두 방향성을 보면 사실 등급이 하향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긍정적으로 바라보진 않는다.

C: LG전자는 사실 원래 어려웠어야 할 회사였다. 핸드폰 망가지면 LG전자도 어려워야 하는데 잘 버티고 있다. 시그니처로 수익성 내고 있고 백색가전도 잘하고 있다. 핸드폰 사업부가 부진하지만 전체적인 외형은 갖춰가면서 사업적으로 문제 없어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전자 쪽 투자 규모를 늘려서 차입 규모가 커지는데 투자 효과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는 것 같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은 고유의 문제가 있다. 개별 기업단에서 볼 필요가 있다. LG이노텍은 애플향 매출이 절대적인데 미중 무역분쟁이 변수다. 아이폰에 관세가 물린다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현재 등급 하향 트리거도 다 위배하고 있어서 지켜봐야 한다. LG디스플레이도 등급 떨어지긴 했지만 대형 OLED의 경우 본격적으로 이익이 나기엔 시간 걸릴 수 있다. 현재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만 만들고 있어서 전망이 나쁘진 않은데 투자 부담이 남아 있는 건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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