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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계 1호 소버린 ESG채권…타이밍 빛났다 [Deal Story]금리·수급 동향 파악, IR 직후 프라이싱 결정…최저·최초 기록 갱신

피혜림 기자공개 2019-06-14 09:28:58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3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의 첫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흥행은 최적의 타이밍 포착과 결단력이 빛난 결과였다. 정부는 이번 외평채 흥행으로 발행액의 3배가 넘는 주문을 모은 데 이어 역대 최저 금리를 달성했다. 세계 최초 소버린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이라는 점까지 더해져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긴 모습이다.

◇시장 안정세 포착, 프라이싱 일정 조정 적중

지난 12일 기획재정부가 첫 ESG 외평채 흥행에 성공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0~11일 런던과 뉴욕을 찾아 외평채 발행을 위한 IR에 나섰다. 시장 분위기와 수급 여건 등을 파악한 결과, 기획재정부는 계획을 바꿔 IR 직후인 12일 프라이싱에 돌입했다. 당초 외평채 프라이싱은 이달 말께 예정됐다.

기획재정부는 한동안 변동성이 높았던 글로벌 채권시장이 최근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불과 몇 주 전까지 채권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출렁거렸지만 최근 미국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이달 말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무역갈등이 다시 화두에 오를 변수가 생긴 점 역시 기재부의 결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의 과감한 결정은 적중했다. 총 168곳의 기관투자가가 당초 모집액인 10억달러 대비 5배에 가까운 48억달러어치 매수주문을 냈다. 최대 60억달러가 넘는 수요가 몰리는 등 반응이 뜨겁자 기획재정부는 발행규모를 15억달러로 늘렸다. 사회적책임투자(SRI) 채권 형태로 발행되는 5년물과 일반채권 형태인 10년물에 각각 5억달러, 10억달러를 배정했다.

발행금리 절감에도 성공해 정부 외평채 사상 최저 수준을 갱신했다. 기획재정부는 흥행에 힘입어 최종 가산금리(스프레드)를 5년물과 10년물 각각 5T+30bp, 10T+55bp로 확정했다. 이니셜 가이던스(최초 제시 금리)와 비교해 5년물은 25bp, 10년물은 20bp 낮춘 수치다. 이에 따른 쿠폰(coupon) 금리는 5년물과 10년물 각각 2.0%, 2.5%로, 역대 달러화 발행 사상 최저치였던 2017년(10년물 2.75%) 기록을 깨뜨렸다.

◇ESG 첫 도전, 세계 '최초' 타이틀 거머쥐었다

기획재정부는 IR을 통해 ESG채권에 대한 설득력을 높이는 작업에도 열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5년물을 그린본드(green bond)·지속가능채권 형태의 SRI 채권으로 발행했다. 앞서 폴란드와 프랑스, 벨기에 등에서 소버린 그린본드를 발행한 사례는 있지만 소버린 지속가능채권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IR에는 한국투자공사(KIC) 직원이 동행해 ESG 조달에 대한 신뢰감을 부여했다. 기획재정부는 SRI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KIC에 위탁해 해외 친환경·친사회적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90% 이상의 적격자산이 친환경 목적으로 쓰일 전망이다. ESG채권은 발행 자금이 친환경·친사회적 사업 등에만 쓸 수 있도록 제한된 채권이다.

ESG채권은 지난해부터 한국물 시장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물 발행사들은 사회적책임투자(SRI)에 대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이 높아지자 투자자 다변화 등을 위해 ESG채권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에만 한국중부발전, 현대캐피탈, LG화학, 미래에셋대우 등이 외화 그린본드 발행에 나서 흥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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