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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F '확연한' 과점시장…계열사 덕보는 하나UBS '독주' [법인용MMF 진단]②상위 8개사 제외 대부분 점유율 5% 미만…하나UBS운용, 4년째 '1위'

이민호 기자공개 2019-06-24 13:31:00

[편집자주]

법인용MMF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난 현재 100조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어온 양적완화 기조를 타고 법인용MMF는 설정규모를 급속도로 불렸다. 이런 법인용MMF는 지난해 카타르 ABCP 사태 이후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법인용MMF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공채 등 안전자산 편입 비중을 일정 부분 의무화하고 분산투자 규제를 이전보다 강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법인용MMF가 성장한 배경과 추후 규제 강화에 따른 영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7일 09: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인용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은 32개 운용사가 참여하고 있지만 사실상 몇몇 대형 운용사들이 나눠먹는 과점시장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하나UBS자산운용은 2016년부터 4년째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든든한 계열 판매사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국고채와 통안채 등 자산을 주로 편입해 안전성을 높인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운용사 대부분 점유율 5% '미달'…사실상 '과점시장'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MMF 상품을 운용하고 있는 운용사는 모두 33곳(교보증권 포함)이다. 이 중 개인용MMF만 운용하고 있는 DGB자산운용을 제외하면 모두 32곳이 법인용MMF를 운용하고 있다. 유진자산운용, KTB자산운용,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등 10곳은 개인용MMF 없이 법인용MMF만 운용하고 있다.

(1시각물)MMF기획_운용사별법인용MMF시장점유율

법인용MMF 운용사 수는 최근 몇 년간 큰 변동없이 유지돼왔다. 메리츠자산운용이 MMF시장에서 빠져나갔고 교보증권이 증권사로는 유일하게 진입하는 등 소폭 변화는 있었지만 운용사 대부분이 20년 가까이 꾸준히 운용하고 있다. 법인용MMF는 운용보수가 적더라도 다른 상품에 비해 운용이 비교적 용이하고 운용규모를 빠르게 늘릴 수 있어 운용사들에게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지난 12일 기준 32개 운용사의 법인용MMF 전체 설정액은 93조5426억원이다. 이 중 하나UBS자산운용의 법인용MMF 설정액(11조8792억원)이 1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 외에도 비교적 대형 운용사로 꼽히는 곳들이 큰 차이가 없는 설정액으로 시장점유율을 나눠갖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7조5628억원(8.1%)으로 시장점유율 2위에 올라있고 KB자산운용(7조2598억원, 7.8%)과 키움투자자산운용(7조2567억원, 7.8%)이 뒤를 잇고 있다. 32개 운용사 중 시장점유율이 5%가 채 되지않는 운용사가 24곳에 달한다.

(1시각물)MMF기획_연도별하나UBS자산운용법인용MMF설정규모_1

하나UBS자산운용은 법인용MMF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점유율 상위 운용사에 이름을 올려왔지만 두드러진 것은 2016년부터다. 하나UBS운용은 한자릿수 점유율을 보이다 2016년 처음으로 시장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린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카타르국립은행(QNB) 정기예금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일부 운용사는 올해 들어 시장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흥국자산운용과 DB자산운용은 중소형사임에도 지난해 초까지 법인용MMF 설정액 상위권에 오르는 등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흥국자산운용은 현재 시장점유율 9위로 하락했고 DB자산운용은 20위권 아래로 추락한 상태다.

◇규모의 경제 효과 '톡톡'…계열 판매사 든든한 '우군'

하나UBS자산운용은 법인용MMF가 전체 운용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하나UBS자산운용의 전체 투자신탁 규모가 20조783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약 60%가 법인용MMF인 셈이다.

하나UBS자산운용 관계자는 "특별히 법인용MMF 상품 영업을 강화하고 있지는 않다"며 "법인용MMF는 최근 몇 년간 일정 수준의 설정규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상품에서 설정규모가 소폭 줄어 법인용MMF의 비중이 늘어나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법인용 공모MMF는 모두 3개다. 이 3개 법인용 공모MMF의 설정액 총계는 5조8423억원으로 나머지는 사모펀드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하나UBS신종MMF S-29'의 운용펀드 기준 설정액은 13일 기준 3조4740억원에 달한다. 운용보수는 3bp(0.033%) 수준이다. 이 MMF의 대표펀드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은 1.87%로 동일유형(MMF) 내 상위 13.84%에 해당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S-29'는 4월초 기준으로 국내유동성에 65.8%, 국내채권에 14.6%를 투자하고 있다. 국내채권의 경우 국고채에 전체 펀드자산의 13.4%를 투자하며 통안채도 1.0% 담고 있다. 국내유동성으로는 은행권 정기예금의 비중이 5.8%로 가장 높고 한국투자증권 1년물 발행어음(A1등급)도 2.1% 담고 있다. 이외에 SK인천석유화학 3개월물 ABCP(A1등급)도 0.3% 편입하고 있다. 국고채·통안채와 정기예금을 제외하면 단기 채무 신용등급으로는 가장 높은 A1등급을 보유한 CP만 담고 있는 셈이다.

설정액 2조3551억원에 이르는 '하나UBS클래스원신종MMF K-5'는 국내유동성 53.7%, 국내채권 37.0%를 각각 편입하고 있다. 국내채권으로는 한국산업은행, NH농협은행, 중소기업은행이 발행한 AAA등급 은행채를 13.3%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으며 통안채도 10.9% 담고 있다. 이외에 한국전력이 발행한 AAA등급 특수채도 2.0% 편입했다. 국내유동성으로는 은행권 양도성예금증서(CD)를 15.7% 담고 있으며 은행권 정기예금 비중도 10.9%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K-5'의 수익률은 'S-29'를 다소 밑돌고 있다. 'K-5'의 대표펀드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은 1.67%로 동일유형 내 상위 45.74%에 해당하는 성과다. 반면 운용보수는 4bp(0.045%) 수준으로 'S-29'보다 소폭 높다.

이처럼 하나UBS자산운용의 법인용MMF가 타사 상품에 비해 운용보수가 크게 낮거나 수익률이 두드러지게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법인용MMF 규모를 시장점유율 1위까지 키울 수 있었던 데에는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라는 든든한 계열 판매사를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29'의 판매사 비중은 KEB하나은행이 60.5%로 가장 높고 하나금융투자가 28.0%로 뒤를 따르고 있다. 'K-5'도 KEB하나은행에 대한 판매의존도(85.1%)가 높다.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는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 2016년부터 꾸준히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법인용MMF 상품 한 개당 유입돼있는 금액은 웬만한 중소운용사의 전체 법인용MMF 설정규모보다 크다. 하나UBS자산운용 관계자는 "금리 변동에 민감한 MMF 상품 특성상 큰 설정규모를 이미 갖추고 있는 상품으로 신규자금도 몰릴 수밖에 없다"며 "설정규모가 크면 펀드에 편입한 특정 자산에 문제가 생겨도 펀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UBS 측 가이드라인도 맞춰야하는 등 법인용MMF 편입자산에 대한 유동성 관리에 꾸준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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