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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시스템' 선구자 백여현, 글로벌 개척 나섰다 [한국투자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⑩투자 프로세스, 운용시스템, 성과급, 업계 기본 모델 구축

피혜림 기자공개 2019-06-20 13:14:00

[편집자주]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슬로건은 'VISION 2020 아시아의 선도금융기관'이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굴지의 금융그룹으로 자리잡았고 이제 글로벌 투자은행과 어깨를 견줄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 71억원에 인수한 중소 증권사를 자산 71조원의 거대 금융그룹으로 일군 입지전적 인물들이 있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핵심 인력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7일 13: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9년 한국투자금융그룹 경영관리실 백여현 차장(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 사진)은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보고서를 내놓는다. 정부에서 예산을 받아 과학기술 기업에 융자대출 형식으로 지원해오던 창업투자 업계가 이제는 벤처투자의 시대로 전환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같은 해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둔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백여현 현 대표이사를 만나 체질 개선에 나서게 된 계기다.

백여현 대표이사는 벤처캐피탈 업계에 현재의 시스템 고안하고 정착하게 한 인물이다. 2000년 5월 동원창업투자(현 한국투자파트너스)로 자리를 옮긴 그는 투자 프로세스와 운용 시스템, 성과급 제도 등을 구축했다.

그의 꾸준한 노력에 힘입어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투자·운용 시스템은 업계의 기본 모델로 자리 잡았다. 중소기업청의 창투사 평가 제도가 도입됐을 당시 정부에서도 놀랄 만한 수준이라고 극찬했다는 후문이다. 2005년 중기청이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에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모델을 기반으로 표준 프로세스를 도입하라고 권고할 정도였다.

VC 시스템을 입증한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새 투자시장을 찾던 그는 2015년 한국투자파트너스를 아시아 탑티어(Top-Tier) 운용사로 성장시키라는 그룹의 미션을 받아 글로벌 개척의 선봉에 섰다. 국내 최초로 중국 내 1호 펀드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싱가포르 펀드 결성에도 성공했다. 인도와 이스라엘 등 전세계로 영역을 넓혀 글로벌 탑티어 운용사로서의 기반 마련에 열중하고 있다.

◇증권맨 백여현, 시스템의 중요성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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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증권 채권부는 백여현 대표이사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1986년 한신증권에 입사한 그는 지점 영업현장을 누비는 증권맨이었으나 채권부 대리로 승진하며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한신증권 대리였던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과 첫 인연을 맺게 된 곳 역시 채권부였다.

그는 양도성예금증서(CD) 시스템 개발 업무를 맡았다. 그는 CD 전산시스템 구축 작업부터 직원업무 교육, 운용 등 업무 전반을 관장했다. 그는 금리 인하가 예상되자 보유 CD 전부를 채권으로 바꾸는 초강수를 뒀다. 그의 냉철한 판단력과 단호한 결단력에 힘입어 채권부가 큰 이익을 얻는 등 그는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한신증권 채권부에서 그는 각종 프로세스 구축 업무에 두각을 드러냈다. CD 시스템 개발 업무를 시작으로 고객원장 전산 이관, 동원투자자문의 투자신탁사 전환 등의 테스크포스(TF)팀에서 활약했다. 동원투자신탁운용의 운용규모가 설립 후 3년만에 1조원으로 성장하는 등 그가 설계한 시스템의 성과 역시 뚜렷했다.

그룹 경영관리실로 자리를 옮겨 계열사 관리를 시작한 그는 1998년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주식형 수익증권을 관리하는 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의 이직이 급증한 것이다. IMF 사태로 수익률이 나빠지자 펀드매니저들은 만회를 시도하는 대신 회사를 옮겨 새 자산을 운용하고 있었다. 그는 이때 시스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훗날 회고했다.

◇소통으로 정착시킨 VC 시스템, 업계 체질 바꿨다

2000년 동원창투 부장으로 승진한 그의 눈에 창투사의 현실은 운용사 이상이었다. 개인의 능력에 기대는 업계 특성 탓에 우수인력 한두명의 역량으로 회사 전체가 이끌리는 형국이었다. 개개인의 장점을 존중하되 시스템을 통해 안정감을 구축하겠다는 일념으로 그는 인력 채용과 함께 투자·운용 시스템 구축 작업에 돌입했다.

그는 회계사 출신 인재를 영입해 VC 업계 최초로 리스크관리팀을 만들었다. "20명도 안 되는 작은 벤처캐피탈 회사에 리스크관리팀이 왜 필요하냐"는 외부 기관의 비웃음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개인 중심의 성과주의가 만연했던 당시 창투 업계에서 동원창투는 홀로 소수 개인의 능력에 좌우되지 않는 견고함을 쌓아나갔다.

각종 프로세스 도입에 내부 거부감 역시 고조됐다. 그는 업계 최초로 예측가능하고도 투명한 성과급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에게 설득력을 높였다. 5년여의 기간에 걸친 직원과의 꾸준한 대화로 그는 시스템을 문화로 녹여나갔다. 그가 쓴 '동원창투의 비전' 보고서를 보고 '한국 벤처캐피탈 업계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 보자'는 미션을 준 김남구 부회장의 지지 역시 시스템 정착의 근간이 됐다.

◇멈추지 않는 도전, 전세계로 영역 확장

VC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국투자파트너스를 국내 탑 티어로 끌어올린 그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 출장일수 그래프'를 회사 로비에 걸어두는 등 직원들이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했다. 중국 현지에 인력을 보내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도 집중했다.

그의 도전은 중국을 시작으로 차츰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중국에서 한국 VC 최초로 180억원 규모의 1호 펀드를 만들었다. 이후 중국 북경대 산하 자회사를 현지 파트너로 선정해 1000억원 규모의 2호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북경을 넘어 상해, 청두, 광저우 등지에 총 5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상태다. 현재 선진시 운용사로 선정돼 출자자를 뽑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중국 현지법인은 벤처투자 관련 민영 연구·조사회사인 차이나벤처(China Venture)의 평가에서 2017년 중국 최우수 창투기관 86위, 최우수 외자 창투기관 30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인도를 중국에 이은 제 2의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인도 역시 중국에 버금가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중국 모델을 이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교 네트워크가 있는 중국 현지법인과 국내 법인이 협력해 인도를 공략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에는 싱가포르 법인 혹은 사무소를 설립해 동남아 진출의 기반 역시 마련할 계획이다.

◆백여현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

<학력>
△1964년생
△1982 화곡고 졸업
△1987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경력>
△1987. 01~1991. 01 한국투자증권 법인영업부 사원
△1991. 02~1995. 03 한국투자증권 채권부 대리
△1995. 04~1999. 03 한국투자증권 기획실 과장
△1999. 04~2000. 05 한국투자증권 기획실 차장
△2000. 05~2002. 12 한국투자파트너스 지원본부 부장
△2003. 01~2005. 05 한국투자파트너스 지원본부 이사
△2005. 06~2008. 11 한국투자파트너스 지원본부 상무
△2008. 12~ 한국투자파트너스 임원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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