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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툴젠이 승자?…합병가치 5000억 책정 1.3조 제넥신 통해 우회상장…성영철 회장 '오픈이노베이션' 주목

민경문 기자공개 2019-06-20 08:03:29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9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사 제넥신과 코넥스사 툴젠의 전격적인 합병이 이뤄졌다. 그동안 직상장에 실패를 거듭해 온 툴젠이 제넥신을 통해 우회상장하는 구조다. 특히 시장은 툴젠의 기업가치(약 5000억원)가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합병 여부를 결정할 제넥신의 향후 주가 흐름에 업계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제넥신은 19일 공시를 통해 코넥스 기업 툴젠의 합병 계획을 밝혔다. 주주총회는 7월 30일, 합병기일은 8월 31일, 신주 상장일은 9월 30일로 예정됐다. 합병비율은 제넥신과 툴젠이 1 대 1.2062866으로 결정됐다. 합병가액은 제넥신이 주당 6만5472원, 툴젠은 주당 7만8978원이다.

시장은 양사의 합병 밸류에이션에 주목하고 있다. 각각의 합병가액의 주식수를 곱하면 제넥신은 약 1조4000억원, 툴젠은 5000억원 수준으로 결정됐다. 툴젠의 코넥스 시가총액(5330억원), 제넥신의 코스닥 시가총액(1조 36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투자자 관점에서 보면 툴젠에 좀 더 유리한 구조가 짜여진 것 아니냐는 의견이 우세하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툴젠 투자자 입장에서는 1주를 파는 대신 제넥신 1.2주를 받는 꼴"이라며 "계속된 코스닥 상장 실패로 불확실해진 엑시트 상황을 해소했을 뿐 아니라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툴젠 주주들이 이번 합병에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코넥스 거래 가격을 코스닥과 동등한 위치에 놓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툴젠의 경우 원천 기술 특허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직상장 자체가 애매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선 이번 거래를 둘러싸고 성영철 제넥신 회장이 김영진 한독 회장과도 일정 부분 조율을 마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성 회장이 한독에 제넥신 최대주주 지위를 넘긴 것처럼 이번 거래도 툴젠에 일정부분 양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워낙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 능숙한 성 회장인 만큼 차세대 파이프라인 구축에 필요한 글로벌 원천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췄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향후 합병이 성사될 지 여부도 결국 제넥신의 주가에 달려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넥신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 금액이 1300억원을 넘을 경우 합병은 무산될 수 있다. 합병 기일까지 제넥신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빠지면 그만큼 주식매수 청구 가능성도 높아진다. 전문가들도 7월 말과 8월 중순까지 제넥신의 주가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넥신 관계사인 네오이뮨텍이 BB등급을 받으며 기술성 평가에 탈락한 만큼 제넥신 주가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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