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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권 부사장, 23년 안살림 외길 '숨은 설계자' [LB인베스트를 움직이는 사람들]②창업공신 '비전·전략' 나침반, 'ERP' 업무 효율화 선도

신상윤 기자공개 2019-06-25 08:03:24

[편집자주]

대기업 계열사로 출발한 LB인베스트먼트는 어느새 그 꼬리표를 떼고 '벤처투자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신뢰와 투명성, 도전과 성과, 인재를 중시하는 가치를 기준으로 단순 투자자가 아닌 기업 성장에 없어서는 안 될 정통 벤처캐피탈(VC)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가 글로벌 VC로 도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이들의 철학과 비전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4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윤권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은 1996년 LB인베스트먼트 설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공신 중 한명이다. 그는 23년째 LB인베스트먼트 '백오피스(Back Office)' 자리에서 일선 심사역들에게 아낌없는 후방지원으로 투자를 성공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 벤처캐피탈 업계 전반에 관한 제도와 정책 등 개선에도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실리콘밸리 벤치마킹, 전신 LG창업투자 밑그림

김융권 부사장
김 부사장에게 1996년은 인생의 변곡점이 된 해다. 그해 코스닥 시장이 신설됐으며 정부는 대기업의 창업투자회사 설립을 허용했다. 투자와 회수 등 벤처캐피탈 업계에 활력이 돌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1990년 LG전자에 입사한 김 부사장도 이런 변화에 관심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자신이 몸담고 있던 LG도 창업투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다. 당시 대기업 가운데 창업투자회사 설립은 대우그룹에 이어 두 번째였다.

김 부사장은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김영준 초대 대표이사의 부름을 받았다. LG창업투자(현 L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는 데 함께 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 등을 방문해 벤치마킹을 시작했다. 벤처기업의 기술 변화를 비롯해 투자심의위원회 구성과 진행방식 등을 깊이 있게 연구했다. 이를 기반으로 L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최초로 파트너제를 도입한 벤처캐피탈로 출범했다.

김 부사장은 LB인베스트먼트의 비전과 전략 수립 등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구본천 부회장과 박기호 대표를 도와 LB인베스트먼트를 업계 상위권으로 올려놓는 데 크게 기여했다. LB인베스트먼트가 성장 궤도에 오르면서 LG가(家) 직계혈통인 구 부회장 일가는 지난 2010년 LB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실질적 지주회사 LB가 LB인베스트먼트, LB PE, LB자산운용, LB세미콘, LB루셈, LB휴넷, 유세스파트너스 등 총 7개 자회사를 거느리는 구조다. 김 부사장은 각사 CFO를 중심으로 한 'LB운영협의회'를 이끌며 자회사들이 유기적으로 한 방향을 향해 갈 수 있도록 중심을 잡고 전략을 세우는 전략가 역할을 하고 있다.

◇ ERP 등 백오피스 신화…VC 제도·정책 개선 주도

김 부사장은 VC업계에서 신화적인 인물이다. LB인베스트먼트 설립 후 20개월가량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투자 업무를 겸했던 것을 제외하면 23년째 백오피스 외길을 걷고 있다. 일반적으로 심사역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VC업계에서 그는 백오피스 타이틀로 영광을 누리고 있다.

특히 경영 효율화를 위해 만든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은 그의 노하우가 많이 녹아들었다. LG전자 시절과 VC업계를 거치며 필요하다고 생각한 부분들을 반영해 경영진과 심사역들이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LB인베스트먼트의 ERP 시스템은 △리스크관리 △사후관리 △유한책임투자자(LP) 보고 △포트폴리오 회의 △IRR 및 수익률 계산 등이 총 망라돼 있다. 기업 투자제안서(IM)와 상담내용 등이 모두 데이터베이스(DB)에 담겼다. 여기에는 투자 이력과 회수실적 더 나아가 심사역의 투자 성향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하다. 투자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선관주의 의무를 얼마만큼 이행했는지 즉시 점검할 수 있다.

아울러 개인과 회사, 벤처조합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킬 수 있도록 도입한 성과 기여율 제도가 이 시스템에 반영돼 있어 투명한 관리도 가능하다. VC업계 뿐 아니라 LP 사이에서도 신뢰를 확보한 LB인베스트먼트의 ERP 시스템은 다수가 도입해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사용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VC업계 제도와 정책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그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기획위원회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VC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정책 개발과 법·제도 개선 방안을 찾는 활동이다. 지난 2017년에는 정부를 설득해 중소기업창업지원법과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으로 이원화돼 운영 중이던 벤처캐피탈 관련 법을 통합하는 작업에도 주도적으로 나섰다. 벤처기업 발굴과 투자, 육성에 심사역들이 일선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그는 VC가 자신만의 '향기(스멜)'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선 심사역이 LB인베스트먼트만의 향기를 내는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2010년부터 매주 진행하고 있는 세미나는 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매주 월요일에 이뤄지는 세미나는 경제를 비롯해 인문,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조직 구성원을 단순 직원으로 육성하는 대신 넓은 안목을 갖춘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시키고 이런 시각을 투자 활동에 접목하겠다는 생각이 반영됐다.

김 부사장은 "LB인베스트먼트가 설립된 시점부터 현재까지를 되돌아보면 23년간 박진감 넘치게 일을 했던 것 같다"며 "VC업계에서 LB인베스트먼트만의 독특한 향기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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