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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오너일가의 가족회사 활용 지배력 확보 배경은 [지배구조 분석]삼양통상·GS네오텍 지분매입, 승계·지분구도 간명화 일환

최은진 기자공개 2019-06-27 10:02:53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6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보 전략에 '가족회사'가 등장한 배경은 뭘까. 재계서는 승계를 위한 재벌기업의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해석한다. 승계하고자 하는 자녀가 주주로 있는 가족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재원을 확보한 뒤 이를 그룹 지배력 확보에 활용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GS그룹은 가족회사를 활용해 ㈜GS을 매입하는 것은 주가가 저평가 된 데 따른 단순 투자 목적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GS그룹의 지배력 정점인 ㈜GS의 최대주주 명부에 오너일가의 가족회사가 등장한 것은 지난달부터다. 오너일가 3세 중 장자인 허남각 회장 일가가 소유한 삼양통상이 0.22% 지분율을 확보한데 이어 이달에는 허창수 회장의 동생인 허정수 회장 일가가 보유한 GS네오텍이 0.4% 지분율을 매입했다.

그간 GS그룹의 소유체계가 40여명의 오너일가 구성원 개개인이 약 2% 가량의 지분을 쪼개 확보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족회사가 주주명부에 등장한 것은 꽤 이례적이다. 더욱이 경영 및 소유구도가 오너 3세에서 4세로 넘어가는 시점이라는 점에 그 배경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우선 가족회사를 활용한 지분 매입은 승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개개인이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 그 지분율을 자녀에게 넘겨야 하는데 이 때 세금이 약 50% 가량 부과된다.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할증적용까지 붙어 부담은 가액의 60%를 훌쩍 넘긴다.

아무리 대그룹을 소유한 오너일가라고 해도 수천억원, 많게는 조단위에 달하는 세금을 낼 정도의 현금여력은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 보통 보유주식을 매도해 세금을 내는데, 이렇게 되면 오너일가 지분율 축소라는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현재 GS그룹 오너일가가 보유한 ㈜GS 지분율은 48%로, 자칫 세금부담으로 20%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법인을 통한 지분 매입은 세금 등의 부담을 상대적으로 경감시켜준다. 오너일가가 개인적으로 소유한 소규모의 가족회사를 통해 지배력을 늘리게 되면 대그룹 승계의 중심축은 개인이 아닌 가족회사가 된다. 가족회사에 대한 승계만 이뤄지면 대그룹 지분율 축소없이 안정적으로 지배력이 다음 세대에 넘어갈 수 있다.

더욱이 가족회사를 활용하면 오너일가의 개인적인 자금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낳는다. 가족회사에 계열사 일감을 몰아주며 자금을 수혈하고, 이를 재원으로 그룹 지분을 사들이면 개인적인 자금의 출혈없이 그룹 지배력을 늘려갈 수 있다. 아울러 가족회사가 비상장기업이면 향후 이를 자녀에게 넘길 때 투입되는 세금 부담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수십명에 달하는 오너일가의 '집단소유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가족회사를 활용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를 거듭할 수록 자손이 늘어나는데 따라 개인적으로 지분을 보유하는 현재의 전략은 유지되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오너일가 3세는 19명에 불과하지만 4세는 25명이다. 4세가 또 자녀를 두게 되면서 5세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너일가의 각 집안별로 보유하고 있는 가족회사를 통해 지분을 관리하면 소유구도가 더 간명해 질 수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GS그룹의 오너일가가 가족회사를 통해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소유구도 간명화는 물론 오너 개인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GS그룹의 지배구조가 앞으로 상당부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GS그룹 측은 주식시장에서 ㈜GS의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는 판단에 따른 단순 투자 목적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주가는 5만700원 선으로, 지난해부터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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