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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젠 영업권 4500억…손상처리시 재무부담 합병 후 자산 절반 이상이 영업권, 시가-장부가 괴리 드러난 사례

서은내 기자공개 2019-06-27 07:39:59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6일 16: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넥신이 툴젠 흡수합병에 따른 추정 영업권을 총 4490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합병 과정에서 책정된 툴젠 기업가치의 9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영업권이 이대로 확정되면 향후 툴제넥신(합병 후 존속법인)의 총 자산 중 절반 이상을 영업권이 차지하게 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합병된 툴제넥신의 추정 총 자산 총액은 8901억원이며 이 중 50.4%(4490억원)가 합병 과정에서 잡힌 영업권으로 표시될 전망이다.

제넥신은 툴젠 주주들에게 합병신주(툴제넥신 주식)를 발행해주는 방식으로 회사를 합병한다. 예정된 합병신주 수는 782만주 가량이며 1주당 합병가액이 6만5472원이므로 총 5121억원 신주를 발행하는 셈이다. 이 금액 5121억원에서 툴젠의 순자산금액을 뺀 나머지를 PPA(매수가격분배·Purchase Price Allocation) 절차를 통해 영업권을 배분한 결과다.

이례적인 것은 제넥신이 툴젠을 흡수(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대가라 할 수 있는 5121억원 중 거의 대부분이 영업권으로 잡혔다는 점이다. IFRS(국제회계기준)에 따라 합병 회계처리 과정에서 영업권은 합병신주 금액(5121억원)에서 피합병회사(툴젠)의 순자산 공정가치와 무형자산 공정가치를 뺀 나머지로 책정해진다.

제넥신이 추정한 영업권이 4490억원이란 말은 툴젠의 순자산(자산-부채) 공정가치와 무형자산 평가액이 630억원 가량에 그쳤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툴젠 순자산 장부금액은 390억원이다. 순자산 공정가치 평가가 반영된 점을 감안해도 툴젠의 기업가치 중 무형자산으로 평가될 만한 금액이 240억원 밖에 안된다는 얘기다.

PPA
매수가격배분(PPA)를 통한 영업권 인식 <출처: 제넥신 증권신고서>

이같이 대규모로 인삭한 영업권은 향후 영업권의 손상 테스트로 손실화될 부담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바이오기업 우회상장 때 합병 후 영업권을 배분한 사례가 있었고 인수가격이 1000억원 이하이므로 영업권이 이번처럼 크지는 않았음에도 영업권 상각이 회사 입장에서 부담되는 일이었다"면서 "제넥신의 경우 4500억원 규모의 영업권을 매년 손상 평가하는 과정에서 비용처리로 인한 재무상황 악화를 걱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업권은 일반적인 무형자산 처럼 정해진 기간 내에 상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툴젠의 상황으로 볼 때 향후 손상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PPA에서 무형자산의 가치를 특별히 배분하지 않고 전부 다 영업권으로 잡았다는 것은 현재로서 툴젠의 가치 중 미래 경제적인 효익을 근거있게 설명할 만한 것이 없었다는 얘기다.

영업권은 매년 다시 평가해서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번에 무형자산으로 배분할 만큼 추정 데이터가 부족했던 만큼 향후 손상테스트 때도 영업권 가치를 백업할 자료가 나오지 못해 결국 손상을 잡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제넥신은 합병 보고서에서 "합병신주발행금액과 툴젠 순자산금액의 차이 약 4490억원은 PPA를 통해 영업권으로 계상될 예정이며 예기치 않은 영업권 손상이 발생할 경우 해당 연도에 법인세비용 차감전순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덧붙였다.

툴제넥신 재무제표


제넥신이 툴젠 합병 영업권을 4490억원으로 배분한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두 가지 해석을 내린다.

아직 정확한 PPA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 측이 임의로 배분한 가치일 것이란 해석이 첫번째다. 제넥신은 이번 툴젠과 회계법인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합병을 결정,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통상적인 합병 진행 과정을 놓고 볼때, 회계법인의 평가를 거쳤다고 해도 합병 기일이 8월 말인 상황에서 PPA를 마무리했다고 보기 어렵다.

영업권을 4490억원으로 배분한 것은 PPA 절차를 거치기 전에 전액 추정 영업권으로 기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피합병 법인 툴젠의 순자산 가치가 600억원 정도로 평가했다는 것이며 곧 툴젠의 자산, 부채 가치를 공정가치로 평가해 보니 현재 장부상의 순자산가치인 390억원보다 약 200억원 정도 늘어나 있었다는 뜻이된다.

두 번째 해석은 합병대가인 5121억원에서 순자산 가치를 제외한 나머지 중에서 무형자산으로 배분할 수 있을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을 가능성이다. 무형자산을 평가할 때는 그 자산으로 기대되는 향후 현금흐름을 할인하는 방식으로 가치를 산정한다. 이때 전혀 효익이 가시화될 가망이 없거나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면 무형자산으로 배분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전부 영업권으로 배분하게 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은 대규모 툴젠 영업권 배분은 이제까지 이같은 대규모 합병 사례가 없어 따를 대상이 없는데에다, 바이오기업의 기술이나 미래 효익을 무형자산화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형자산은 거의 없고, 무형 가치가 큰 기업을 인수할 때 발생되는 문제"라며 "최근 바이오기업의 무형자산을 재무적으로 인식할 기회가 적고 투입되는 자본의 크기로 무형 가치를 인식하게 된다. 미래 경제적 가치인 '시가'와 장부상 순자산 간의 괴리가 그대로 드러난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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