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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시장, 새로운 투자대상을 찾아라 [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

고영경 박사공개 2019-07-02 11:26:16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 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2일 11: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경기가 주춤하고 투자도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선전한 지역은 단연 동남아, 아세안 시장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어니스트앤영 보고서에 따르면,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의 총 투자금액은 2018년 141억 달러로 2017년의 216억 달러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벤처투자 건수와 금액은 각각 230건에서 311건으로, 41억 달러에서 52억 달러로 증가했다.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약하지만, 주목받는 시장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히 입증된 셈이다.

2018년의 벤처 투자를 이끈 것은 아세안 각국의 테크기업들이다. 이미 유니콘 반열에 올라선 그랩과 고젝, 토코페디아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펀딩에 이어, 베트남 기업들에 쏟아지는 사모펀드들의 관심도 한 몫을 했다.

이런 투자 열기는 2019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2019년 1분기 투자를 이끈 것 역시 그랩이다. 동남아 대표적 차량공유 스타트업인 그랩은 2019년에만 소프트뱅크로부터 추가로 14억6000만 달러, 인베스코에서 3억5000만 달러 등 2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현재 그랩의 기업가치는 140억 달러로 추산된다. 아세안 시장의 슈퍼앱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고젝은 지난해까지 3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고, 2019년 3월 1억 달러의 추가 펀딩을 받은 바 있다.

앞으로 우리가 주목할 대상은 이미 유니콘 혹은 대형 스타트업 뿐만이 아니며,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넘어 베트남, 필리핀 등 지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아세안 시장의 큰 투자 가운데 상위권에 오른 기업들을 보자. 2018년 약 13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테크콤뱅크는 베트남 5위의 은행이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으로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빈그룹의 빈홈즈도 8억50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말레이시아 먼치푸드는 CVC캐피탈 파트너스에서 2억8300만 달러, 필리핀의 보이져 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과 중국의 텐센트 등으로부터 모두 2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았다.

글로벌 사모펀드와 벤처 캐피탈들도 속속 동남아 지역 투자 펀드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해 온 KKR은 테크기업 뿐만 아니라 가족기업의 글로벌 성장의 파트너 역할에 관심을 표명했다. 워버그핀커스는 중국-동남아 포커스 사모펀드 자금모집을 완료했는데, 과거 중국중심에서 동남아시장으로 무게중심 이동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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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8년 아세안 투자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탈: 투자건수와 금액(단위:억 달러)

한국의 투자자들도 나섰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자인 본엔젤스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과 베트남 등 20여개 펀딩을 해왔다. 미래에셋과 네이버는 베트남 비나캐피탈벤처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베트남 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한국 투자자들은 안정권에 들어간 기업이나 섹터만을 선호하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두 나라에 투자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리스크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 새로운 시장에 대한 분석이 뒤쳐져 있기 때문이다. 그랩과 고젝에 대한 투자가 한국에서 유난히 뒤늦게 진행된 것도, 최근 베트남 투자광풍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 아세안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의 발길은 계속될 것이다. 펀드와 투자기관의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투자대상에 대한 시야를 지금보다 폭 넓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고영경교수프로필_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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