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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의 뒤통수?' 배틀그라운드, 中 우회판호 뚫었나 이름 바꿔 새게임 출시 '규제 회피' 목적…'로열티 현실화' 구조 관측

박창현 기자공개 2019-07-16 08:12:44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5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텐센트가 중국 현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를 종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의 2대 주주로 한 배를 타고 있다. 이상 기류의 전조라는 해석도 나왔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양사가 중국 판호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묘수를 꺼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게임의 껍데기만 바꿔서 판호를 받고 로열티 방식으로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다.

표면상 게임을 도둑질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크래프톤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은 이 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다만 크래프톤 측은 우회 판호가 중국 현지서 꼼수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텐센트 새 게임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초 중국 게임사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중국 버전인 '절지구생'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크래프톤과 손잡고 작년 2월부터 중국 내 서비스를 진행했지만 1년 넘게 '판호'를 받지 못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판호는 중국 당국에서 발급하는 게임 서비스 허가권이다. 판호를 받지 못한 게임은 현지에서 유료 아이템 판매 등 수익 활동을 할 수 없다. 결국 수익 창구가 막힌 절지구생은 퇴출 수순을 밟았다.

다만 텐센트는 절지구생 서비스 중단과 동시에 사실상 같은 게임인 '화평정영'을 내놨다. 먼저 화평정영은 절지구생의 기존 데이터베이스를 그대로 가져왔다. 게임을 새로 설치할 필요도 없고 기존 게임에 업데이트만 받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화평정영은 올해 5월 출시와 동시에 소위 대박이 터졌다. 3일만에 거둬들인 수익만 160억원이 넘었다.

표면상 텐센트가 기존 파트너였던 크래프톤을 버리고 배틀그라운드 IP(지식재산권)만 취해 수익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크래프톤이 화평정영 서비스와 관련해 철저히 배제됐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크래프톤이 텐센트에게 뒷통수를 맞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식이 중국의 판호 규제를 피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한국 게임에 단 한 건의 판호도 발급하지 않았다. 이에 배틀그라운드 중국 버전을 한국 게임사와 무관한 게임으로 다시 출시해 우회 공략에 나선 모양새다. 실제 한국 색을 모두 지운 새 게임은 무난하게 판호를 받았다.

업계는 IP 제공 대가로 크래프톤이 텐센트로부터 매출 로열티를 받는 수익 구조를 만들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투자 업계에서는 11~13% 수준의 로열티가 책정됐다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나오고 있다.

IP 소유자인 크래프톤과 자회사 펍지가 저작권과 관련해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고 있지 않은 점 역시 이 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저작권 침해는 게임회사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더욱이 크래프톤은 이미 여러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수 천억원 대 투자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권리 침해 행위가 발생했음에도 별다를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장병규 의장 등 경영진은 배임 등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다. 텐센트 역시 크래프톤 지분 10%를 보유한 2대 주주라는 점에서 IP 무단 사용은 제살을 깎아먹는 행위다.

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 핵심 주주인 텐센트가 아무런 합의 없이 중국 내에 쌍둥이 게임을 출시했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며 "사실상 우호 판호를 뚫어 윈윈 효과를 거둔 모습"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 측은 여전히 화평정영과 배틀그라운드가 전혀 다른 게임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두 게임간 연결고리가 전혀 없기 때문에 따로 로열티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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