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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을 움직이는 사람들]구조조정·바이아웃 전방위 활약…자문레코드 '착착'③노하우 축적 회생팀 승승장구…국내외 날개 펴는 3세대

노아름 기자공개 2019-07-19 08:03:50

[편집자주]

1980년 겨울 김인섭 법률사무소로 출발한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 40년간 국내 인수·합병(M&A) 자문시장서 두각을 나타내는 로펌으로 발돋움했으며, 중국·베트남·미얀마·두바이의 현지 사무소를 거점삼아 해외로 뻗어나갔다. 더벨은 태평양의 토대를 닦은 창립 세대부터 각 분야 기업자문의 입지를 구축한 2, 3세대를 거쳐 라이징스타로 주목받는 4세대 변호사까지 태평양을 이끄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8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0년까지만해도 태평양은 사실상 김인섭 명예 대표변호사가 꾸려가는 법률사무소와 다름 없었다. 태평양 총수입의 80% 이상이 김 변호사로부터 나왔다. 태평양은 국제변호사를 영입하며 1986년 법률사무소를 확대·개편했지만 김 변호사 개인 실적이 동료 변호사 합산 실적의 네 배를 웃도는 구조가 유지됐다. 분위기가 반전된 건 1990년대 후반 무렵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인수·합병(M&A) 시장 또한 격변기를 맞이하자 태평양은 1999년 기업구조조정전담팀을 꾸렸다. 당시만해도 대형 로펌에는 구조조정을 전담하는 팀이 전무했다. 이처럼 발빠른 대처가 가능했던 이유는 태평양이 1980년대부터 건설·해운사 등 회사정리 사건을 맡으며 도산분야에서 입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황의인·김인만 터 닦은 회생팀…박현욱 이끌고 허보열·임장호 백업

태평양 기업구조조정팀은 부실기업을 수술대에 올려 환부를 도려내고 상처가 잘 아물도록 뒷처리에 나섰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기업과 채권단, 인수주체 뒤에는 항상 태평양이 자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다. 현재 태평양 기업구조조정팀은 3세대 박현욱 변호사(21기)가 팀장으로, 허보열 변호사(25기), 임장호 변호사(27기) 등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태평양 기업구조조정팀은 황의인, 김인만 변호사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존재했기에 현재도 팀이 변치않는 저력을 과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태평양 기업구조조정팀은 지난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를 대리해 STX중공업 엔진사업부 인수를 자문했다. 이 인연을 계기로 박현욱 변호사 팀은 파인트리파트너스의 스킨푸드·아이피어리스 인수 전반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구조조정팀
(왼쪽부터) 박현욱, 허보열, 임장호 변호사

경쟁 로펌에 며칠간 출근하다가 김인섭 변호사와의 만남을 계기로 1995년 태평양 이직을 결심한 박현욱 변호사의 이야기는 내부에서도 유명하다. 박현욱 변호사는 "김인섭 변호사의 인간적인 매력에 바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고 뜻을 함께해도 되겠다는 확신을 얻었다"며 "지금까지도 태평양으로 옮긴 것이 세상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특유의 불도저 같은 스타일로 협상을 이끄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0년 자본시장을 놀라게 했던 도이치증권 옵션쇼크 관련 수천억원의 피해를 입은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등 7곳 금융기관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대리했고, 2013년 매각을 대리했던 골프클럽Q안성(현 골프존카운티안성Q)은 시장에서 회자됐던 딜이다. 골프클럽Q안성는 제3자배정 신주인수 방식으로 인가 전 M&A가 성사된 최초 사례로 주목 받았다. 이후 태평양은 조선·해운 등 전통적인 제조업뿐만 아니라 변혁기에 접어든 골프장 인수·합병(M&A) 자문분야에 힘 실어 경쟁력을 공고하게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박 변호사는 "회생기업 자문의 경우는 어제의 적군이 오늘의 아군이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며 "대립각을 세우다가도 태평양 변호사들의 꼼꼼함을 눈여겨본 거래 상대방이 다시 태평양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는 태평양이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대리해 기업 재건의 첫 발을 떼는 데 도움을 주는 것에서부터, 회사가 가진 국내외 자산목록을 작성하거나 채무재조정을 통해 부실기업을 정상화시키는 과정까지 채권단 측근에서 소통하며 구석구석을 살핀 덕택으로 풀이된다.

◇국내외 전천후 활약 …이병기·윤성조·양은용·노미은 '막강 3세대'

회생 신청을 고민하거나 정리회사 인수를 고려하는 이해당사자가 기업구조조정팀을 찾는다면 바이아웃(buy-out) 투자처를 물색하는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는 태평양 M&A실의 문을 두드린다. 태평양의 인수·합병(M&A)팀은 막강한 '맨파워'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익히 알려졌다.

이병기 변호사(24기)를 필두로 한 3세대 변호사 손에서 수많은 대형 딜이 성사됐다. 웅진코웨이, 동양증권 등 주요 딜에서 빠짐없이 자문단에 이름 올린 베테랑으로는 이병기 변호사가 꼽힌다. 그는 웅진홀딩스 회생절차 개시로 거래가 불투명했던 2012년 당시 웅진그룹 측에서 웅진코웨이 매각을 대리했다. 해외 자본이 국내 증권사를 처음 인수해 주목받은 동양증권 M&A 또한 주요 자문이력 중 하나다. 2014년 대만 유안타금융그룹은 동양레저 및 동양인터내셔널로부터 동양증권 구주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자본시장(Capital Market)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꼽히는 신희강 변호사(23기) 또한 중량감 있는 태평양의 3세대 변호사다. 신 변호사는 기업공개(IPO) 업무를 비롯해 글로벌주식예탁증서(GDR) 등 다수의 외화채권발행 자문을 총괄해 수년째 유수의 기관이 선정하는 '올해의 딜 메이커'에 이름 올리고 있다. 그의 손을 거쳐 자본시장에 데뷔한 회사만 해도 열 손가락 안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상당하다. 공모액이 1조5000억원을 웃돌았던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뿐만 아니라 BGF리테일, 셀트리온헬스케어, 두산밥캣 등 IPO '대어' 상장을 성사시켰다.

윤성조 변호사(27기)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쌓은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굵직한 거래를 잇달아 성사시켜 태평양의 주축으로 올라섰다. 어피니티의 풀무원식품 전환우선주(CPS) 인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2013년) 및 매각(2016년), 락앤락 인수, 서브원 인수 등을 자문했다. 다음-카카오 합병도 그의 손을 거쳤으며, 3조원 '빅딜'로 눈길을 끈 카버코리아 M&A에서는 인수 측 유니레버를 대리했다.

태평양-3세대
(왼쪽부터) 신희강, 이병기, 윤성조, 노미은 변호사

최근 인수·합병(M&A) 업계 트렌드로는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아웃바운드(outbound) 딜 증가가 꼽힌다. 국내 시장서 수익 다각화에 한계를 느낀 금융지주·화학·유통·식음료 회사들이 점차 해외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법무법인 태평양으로서는 내심 반가운 변화다. 해외 현지사무소를 마련해 타깃 산업군에 대한 시장조사가 충분히 이뤄졌을 뿐더러, 양은용 변호사(26기) 노미은 변호사(31기) 등 3세대를 주축으로 각분야에 전문가가 포진해있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율촌에서 8년간 베트남법인 대표변호사(2007~2015년)를 거쳤던 양은용 변호사(26기)는 2015년 태평양에 합류했다. 베트남 호치민 총영사관의 법률 고문(2009~2012년)을 맡을 정도로 현지서 입지가 탄탄했던 터라 새로운 도전에 나설 이유가 많지 않았지만 "더 넓게 뻗어가기 위해" 태평양 행(行)을 택했다. 현재 태평양 동남아시아팀장인 그는 "중국 시장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미얀마로 외연을 확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타깃 국가를 다양하게 넓혀가고 싶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원체계나 시스템이 잘 갖춰진 태평양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2007년 베트남에 터를 잡은 뒤 만 12년간 현지 거주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이해도를 높였다. 베트남 호치민에 상주했던 그는 현재는 인도네시아 시장을 개척 중이다. 한 달에 한번 한국으로 들어와 국내 고객사와 네트워킹을 이어가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율촌에서 이직해 현재 태평양 베트남 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배용근 변호사(32기)를 비롯해 1999년 외국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안철효 변호사 역시 한국기업의 동남아시아 진출을 돕고 있다.

양 변호사는 동남아시아팀장으로 2015년 동원그룹의 베트남 포장재회사 인수 딜을 주도했다. 외국인 지분 보유 한도 제한(49%)이 풀려 동원시스템즈는 현지 포장재회사 TTP 및 MVP 지분 전량을 인수할 수 있었다. 개정법이 적용된 첫 사례로 꼽힌다. 그는 "처음에는 지분 100% 인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해 어떻게 인수할 수 있을지 구조 연구를 많이 했다"며 "중간에 법이 바뀌며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M&A를 진행했는데 실시간으로 살아있는 딜을 다뤄봤던 경험이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베트남팀
(왼쪽부터) 양은용, 배용근, 안철효 변호사

베트남 테크콤파이낸스를 인수한 롯데카드뿐만 아니라 KB증권 역시 베트남 증권회사 MSI를 인수하는 등 최근 동남아시아 현지 금융사 M&A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최근 전략적투자자(SI) 못지않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 역시 현지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태평양은 금융분야 M&A '주포'를 양성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3세대 중에서는 노미은 변호사(31기)가 해당 산업군에서 입지를 굳혔다. △신한금융지주의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인수자문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자문 △푸본생명의 현대라이프 신주 인수자문 △LIG손해보험 매각 자문 등이 그의 손을 거쳐 성사됐다.

노 변호사는 "주니어 변호사 5년차 시절에 맺은 인연이 계기가 돼 10년 뒤 다시 찾아와 인수자문을 맡겨주신 곳이 있다"며 "상황에 따라 M&A가 일회성으로 성사된다는 시각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오랜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객과 오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신념"이라는 그는 "오랜 로열티를 보여준 해외 금융사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특별한 안건이 없어도 현지를 방문하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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