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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보험 주목하는 금감원, 환차손 우려...보험사 '부담' 월납식 상품 환차손 리스크 미미…"민원 없는데 규제부터 계획"

최은수 기자공개 2019-07-22 13:50: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8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달러 및 외화보험을 두고 환차손 우려가 있다며 가입에 유의하라는 이례적인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은 외화보험 붐이 일어났고 이후 불완전판매 후폭풍을 맞았던 일본 보험업계의 사례를 들었다. 국내 또한 이같은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보고 미리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금감원의 조치를 두고 보험업계에선 지나치게 시장을 규제하는게 아니냐는 논란이 나온다. 달러보험은 국내에선 민원 자체가 적고 판매하는 보험사들은 외국계에 그친다. 금감원이 제시한 환차손 가정 또한 일본과는 경제규모와 상황이 다를뿐만 아니라 너무 극단적이라는 분석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장기 투자상품인 외화보험을 단기 환테크 수단으로 가입하지 말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안내 자료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자료를 통해 "환율변동에 따라 소비자가 납입하는 보험료와 수령하는 보험금의 원화 가치가 달라질 수 있고 외국의 금리수준에 따라 금리연동형보험의 만기보험금 등이 변동 가능하다"며 "보험료를 납입할 때 환율이 상승하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고 보험금을 수령하는 시점에 환율이 하락하면 보험금 수령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자료에서 월납보험료 750달러, 사망보험금 30만달러인 20년 만기 외화종신보험의 경우로 가입 후 환차손의 위험성의 예를 들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앞서의 외화종신보험 가입 당시 환율이 달러당 1100원일 경우 첫 회 보험료는 약 82만5000원이다. 가입기간 중 환율이 달러당 1300원까지 오르면 월 납입보험료는 97만5000원로 늘어난다. 반대로 보험금 수령 시점에 환율이 달러 당 900원으로 떨어지면 보험금의 원화 가치는 가입 시점의 예상금액(3억3000만원)보다 6000만원이나 적은 2억7000만원이라는 것이다.

환율
자료 : 하나은행

금감원의 이같은 예시는 너무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달러는 기축통화이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금감원이 예시한 극적인 환율변동은 IMF 구제금융을 받던 20여 전의 외환위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볼 수 있다. 달러보험이 국내에 처음 등장한 시기(2003년)보다도 과거의 일이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2019년 7월 18일 현재 기준 지난 10년간 환율 최대값(1275원, 2010년 5월 24일)·최솟값(2014년 7월 4일)의 격차는 268원이다. 금감원이 가정한 900~1300원(400원)것과 대비해 변동폭은 70% 선에 그친다.

현재 시판중인 달러 및 외환보험은 유니버셜 기능을 갖추고 있어 원화가치 하락과 상승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다. 유니버셜 기능은 납입한 보험료의 50~200% 가량에 달하는 보험료를 추가로 적립하거나 유사시 인출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원화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할 경우 추가납입을 하고 상승(환율 하락) 시엔 중도인출 등의 선택지가 있다. 유니버셜기능이 없는 상품의 경우 대부분 고정금리를 적용한다. 판매 비중이 낮은 일부 저축성 외화보험을 제외하곤 환율하락과 상승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올 초 일부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달러보험을 비롯한 외화보험 개발을 긍정적으로 고려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금감원의 이같은 발표가 나옴으로써 생보사들은 개발에 차질을 빚거나 소극적인 자세로 바뀔 수밖에 없게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상품개발(R&D)에 거쳐 시장에 선보이기까지 복잡한 통계와 변수, 시장의 반응과 감독당국의 인가 등을 거쳐 탄생한다"며 "업계에서는 이 기간을 평균 6개월, 길게는 1년으로 잡는데 상품 개발 중 이처럼 큰 당국 이슈가 등장하면 그동안 R&D는 사실상 허사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보험업계 일각에선 감독당국이 올 초부터 여러 보험상품을 놓고 꾸준히 규제를 강화하거나 주의를 준 점을 들며 달러보험도 이 연장선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보험 업황이 계속 악화하는 상황인데 감독당국의 방침은 지나치게 업계를 위축하는 쪽이라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금감원이 예로 든 일본과 달리 국내에선 달러보험을 비롯한 외화보험의 민원발생률은 타 상품대비 크게 낮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당국이 지적했던 치매보험과 암보험은 과잉경쟁의 우려도 일고 해서 어느정도 납득이 되지만 달러보험은 사실 이해하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에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내다 보니 마치 축구선수가 경기장에서 태클을 하기도 전에 옐로 카드를 먼저 받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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