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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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SCM 점검]반도체 장비업체 원익IPS, 日 규제로 도약할까국내 기업 원재료 비중 높아 수혜가능…비메모리 투자 지연 시 부담

김슬기 기자공개 2019-07-23 08:14:59

[편집자주]

우리 경제가 일본의 일부 품목 무역 제한 조치로 갑작스러운 비상 상황에 들어가게 됐다. 정부와 삼성전자는 물론 아직 일본의 수출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대기업마저도 파장 확산에 촉각을 세운다. 정치적 갈등이 이유가 됐지만 대외의존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취약함도 근본 원인으로 거론된다. 수십 년간 누적돼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더벨이 부품·소재·장비 산업 대외의존도가 높은 업종·기업을 꼽아 공급망관리(SCM)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9일 15:4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 수출 규제가 소재 뿐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로도 시선이 모이고 있다. 규제범위가 확대되더라도 삼성전자를 최대 협력사로 두고 있는 원익IPS의 경우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일본 장비업체와의 경쟁이 약화돼 추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다만 고객사인 삼성전자나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인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신규 설비발주가 지연될 수 있다.

종합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원익IPS의 사업부문은 크게 △반도체 사업 △디스플레이 사업 △태양광(Solar) 사업 등으로 구분된다. 특히 원익 IPS는 반도체 부문에서 전공정에 사용되는 증착장비를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를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패널에 회로를 그리는 식각장비(Dry Etcher 등)을 만든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고객사로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원익IPS는 지난해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셀 장비 등의 제품에서 5809억원의 매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전체 매출액의 89.5%정도다. 하지만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만 4648억원의 매출이 발생했을 정도로 반도체 부문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품 매출의 80% 가량이다. 주요고객 중 A사는 3511억원의 매출액을 담당했다.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A사는 삼성전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이 파악한 자료로는 원익IPS의 주요 고객사로는 반도체 쪽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동부하이텍 △매그나칩반도체 등이 있고, 디스플레이 쪽 주요 고객사는 △LG이노텍 △삼성디스플레이 △일진LED 등이 있다.

주요 사업부문별 원재료 품목 등의 경우 원익IPS의 사업보고서에 명시되지 않았으나 타 공시를 참고하면 국내업체인 메카로나 미코 등에서 히터를, 싸이맥스 등에서 모듈 등을 가져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국내업체 등에서 원재료 등을 조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원익IPS에 특허를 납품하는 기업 13곳 중 일본기업은 전무하다.

원익IPS

반도체는 원재료인 웨이퍼에 집적회로를 입혀 전기적 특성을 지니게 하는 전공정과 가공된 웨이퍼를 잘게 쪼개고 조립, 마킹 등을 하는 후공정으로 나뉜다. 전공정은 다시 '세정→증착→PR도포→노광→현상→식각→박리' 순으로 이뤄진다.

원익IPS가 장비를 공급하는 증착공정은 세정작업으로 불순물을 제거한 웨이퍼에 얇은 가스막을 입히는 작업이다. 반도체 집적회로는 웨이퍼 위에 수십 층의 층별 회로를 쌓아서 완성된다. 가스막은 층과 층 사이의 회로가 간섭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원익IPS의 핵심제품인 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PE-CVD)의 시장점유율은 35~40%로 추정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의 삼성전자 정책은 일본이라는 변수를 헤징(Hedging)하는데 있을 것"이라며 "소재 뿐 아니라 장비까지도 규제가 심해질 경우 일본기업을 배제하게 되면서 원익IPS 같은 국내기업에는 보다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익IPS 역시 일본 부품을 일부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크게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익IPS의 경쟁사로는 글로벌 1위 장비사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와 램리서치(Lam Research),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Tokyo Electron) 등이 있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 평이다.

다만 원익IPS에는 당장 일본 규제에 따른 영향이 미미하겠지만 주력사업의 경우 모두 전방산업의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신규 발주자체가 줄어들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 원익IPS는 주문자의 요구사항에 맞게 제작, 공급되는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사업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감소로 이어지면서 신규 투자가 주춤했다.

또 원익IPS는 비메모리 반도체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 꼽혔으나 당장 일본 수출 규제로 삼성전자가 암초에 부딪히면서 앞으로 투자가 추가적으로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원익IPS는 비메모리 설비에 전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한 업체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원익IPS는 장비업체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등이 설비라인을 얼마나 까는지가 중요하다"며 "향후 투자 속도에 따라 원익IPS의 실적이 움직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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