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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를 움직이는 사람들]'화학 전문가' 권혁웅, 종합화학기업 기반 다진다⑪현장·연구직 두루 경험…에너지 절감 등 발전사업 리드

최은진 기자공개 2019-07-24 08:32:30

[편집자주]

한화그룹은 '위기에 강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연 회장이 총수에 오른지 40년이 지난 현재 모태인 방산업을 넘어 화학·태양광·금융·호텔 등을 아우르는 재계 7위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총수 부재의 상황에서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몸집을 키운 결과다.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 하에 움직이던 경영스타일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자율경영 방식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더벨은 한화그룹을 움직이고 있는 주역들을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3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혁웅(사진) 한화토탈 대표이사 사장은 김희철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한화그룹 내 화학 전문가 출신 CEO로 꼽힌다. 카이스트(KAIST)에서 화학공학 석사와 박사를 마쳤고 현장직과 연구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실무도 익혔다.

그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자리하는 곳마다 변화를 이끌어 내는 인물로 평가된다. 물론 변화 뒤엔 실적이 따랐다. 한화케미칼의 에너지 절감 혁신, 한화에너지의 발전 사업 기반 구축 등은 그의 공으로 회자된다. 현재 권 사장은 한화그룹이 종합석유화학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한 필수재라고 볼 수 있는 기초원료를 만드는 한화토탈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권혁웅·김희철 화학전문가 투톱…한화케미칼·에너지서 사업기획 두각

한화토탈 CEO 프로필사진
방산과 함께 한화그룹의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는 화학사업은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을 중심으로 권혁웅 한화토탈 대표이사 사장과 김희철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영업통인 김 부회장을 화학 전문가인 권 사장과 김 사장이 뒷받침하며 후임으로 성장 중이다.

권 사장은 1961년생으로 경기고와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화학공학과에서 석사와 박사도 마쳤다. 대학을 막 졸업한 해인 1985년 경인에너지 연구원으로 입사한 그는 1999년 IMF 구조조정 당시 경인에너지가 현대정유로 매각되면서 한화케미칼로 적을 옮겼다. 한화케미칼에서 그가 맡은 업무는 에너지 절감 TFT 팀장으로 공정 운영 전반에 걸쳐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일을 했다.

당시 중동 불안에서 촉발된 고유가가 재계 화두로 떠오른 데 따라 정부가 나서 에너지 절감 대책을 수립하던 때였다. 권 사장이 에너지 절감 TFT 팀장을 맡으면서 2년간 매출액은 18% 올랐지만 제조원가는 9% 오르는 데 그치며 원가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CA(염소가성소다)사업 기획팀장을 맡아 9000억원 가량의 관련 매출액을 1조2000억원으로 확대시켰다.

원가 절감과 CA사업을 본궤도 위에 올려 놓은 권 사장은 상무로 승진하며 한화에너지(옛 여수열병합발전) 사업관리 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발전소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로 여수열병합 발전소 건설 사업을 맡았다. 여수열병합 발전소를 통해 한화케미칼 여수공장 전력 사용량을 60% 가량 줄였다. 권 사장은 여수열병합발전 사업 기획 초기단계부터 참여하고 추진한 공을 인정받아 2012년 사명을 한화에너지로 바꾸면서 초대 대표이사에 앉게 됐다. 첫 대표직 발탁으로 당시 직급은 전무였다.

권 사장은 한화에너지 대표이사로 3년간 재직하며 매출 30%, 영업이익 42%를 올렸다. 삼성그룹으로부터 테크윈·탈레스·종합화학·토탈 등 4곳을 인수하는 빅딜을 추진한 직후인 2015년 한화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한화 경영기획실의 인력 팀장으로 이동하며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인재육성 및 채용 전략 등 인사 밑그림을 그리는 업무를 담당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사장으로 진급하면서 한화토탈 및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기초소재 기반 마련 몰두, R&D 및 과감한 투자 추진

한화그룹의 화학사업은 서로 연결 돼 있다. 한화토탈이 기초원료를 생산하고, 한화큐셀이 태양광을, 한화케미칼이 폴리에틸렌(PE), 폴리비닐클로라이(PVC) 등 석유화학 제품을 만든다. 석유화학 사업의 다운스트림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기초소재 사업을 맡고 있는 한화토탈의 모태는 지난 2015년 한화그룹이 인수한 삼성토탈이다. 납사 등을 활용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올레핀과 벤젠, 자일렌 등 방향족 제품을 만든다.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자본 및 기술 집약적 장치산업으로 진입장벽이 어려운 특징이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토탈을 통해 석유화학의 밸류체인을 수직 계열화 시키며 종합석유화학기업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한화토탈이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둥지를 옮긴 초창기엔 PMI(인수후 합병) 테스크포스팀(TFT) 팀장이던 김희철 사장이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김 사장이 조직 안정화에 신경 썼다면 지난해 10월 바톤을 이어받은 권 사장은 본격적으로 사업 드라이브를 거는 역할을 맡았다. 권 사장은 현재 한화토탈 뿐 아니라 최대주주인 한화종합화학의 대표이사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한화토탈에만 집중하고 있다.

한화토탈에 부임한 첫 해인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 10조원을 올린 그는 현재 한화그룹을 종합화학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기초소재 기반을 만드는 데 몰두하고 있다. 기술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매진하는 것은 물론 폴리프로필렌·에틸렌·프로필렌 등의 생산 설비 증설을 위해 조단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권 사장은 조용한 경영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경영자는 성과를 통해 입증해야 한다는 신념 하에 흔한 인터뷰 한번 나선 적이 없을 정도다. 그는 트렌드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게 생존의 핵심이라고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최근 유행하는 아이돌그룹이나 유행가를 술술 읊는 것은 물론이고 얼리어답터라고도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권혁웅 사장은 에너지 절감, 사업기획 등 변화를 이끌어 실적을 내는 인물로 정평이 나 있는 그룹 내 손꼽히는 화학 전문가"라며 "종합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초소재 기반을 다지고 대내외적인 다양한 문제들을 풀어야 하는 과제를 맡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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