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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뚝심으로 일군 멕시코 채권시장 데뷔 [Korean Paper]소버린 지위 인정받아 시장 개척…이종통화 시장 통로 넓혀

피혜림 기자공개 2019-08-07 14:05:52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6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멕시코 현지통화 채권 발행으로 새 시장을 개척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문을 닫았던 멕시코 채권시장을 공략해 조달 통로를 중남미로 넓히는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멕시코 금융당국 등과 접촉해 현지통화 채권 조달 방안 등을 모색한 점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물 최초 멕시코 시장 개척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2일 70억페소(한화 약 4342억원) 규모의 멕시코 현지통화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당초 한국수출입은행은 멕시코 채권 시장에서 3억달러 안팎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1일 시작한 투자자 모집에서 수요가 몰리자 발행 규모를 3억 7000만달러 수준으로 증액했다.

멕시코 채권시장은 2008년 이후 불모지에 가까웠다. 멕시코를 포함한 다수의 개발도상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스왑(swap) 통로 등을 좁힌 탓에 멕시코 투자자의 참여는 물론 해외 발행사의 진입 여건 역시 악화됐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소버린(Sovereign) 발행사에 준하는 지위를 얻는 것을 시작으로 멕시코 채권시장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미주개발은행(IDB) 등 일부 국제개발은행은 멕시코 역내 시장에서 소버린 채권의 일종으로 분류돼 조달에 나서고 있었다. 이에 착안해 한국수출입은행 역시 멕시코 금융당국으로부터 소버린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난해 파악한 후 지난해 본격적으로 멕시코 시장 개척에 나섰다.

멕시코 역내 채권 발행이었지만 한국수출입은행은 144A룰을 더해 아시아와 미국 등 글로벌 투자 수요도 동시에 잡는 전략을 펼쳤다. 프라이싱 초반에 아시아 기관의 투자 주문이 강하게 들어오며 흥행 기반을 갖췄다. 투자자 미팅 당시 주저했던 멕시코 우량 투자자 역시 한국수출입은행의 AA급 신용도 등에 힘입어 적극 주문에 나섰다.

◇투자자 저변 확대…페소 조달 기반 마련

투심에 힘입어 한국수출입은행은 증액 발행으로 투자자 다변화에 대응했다. 더 많은 기관 투자자에게 물량을 배분하기 위해 한도로 제시한 4억달러 내의 범위에서 발행금액을 늘렸다. 로컬 시장인 멕시코에 90% 가량의 물량을 배정했다. 뒤를 이어 아시아가 10%를 가져갔다.

스왑을 통해 멕시코 채권시장의 고금리 영향력을 상쇄했다. 멕시코는 기준금리가 8.25%에 달하는 탓에 프라이싱 당시 가격 기준으로 제시하는 국채 금리 또한 높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쿠폰금리가 7.93%에 달한 이유다. 한국수출입은행은 달러 스왑 등을 통해 실제 조달 비용을 3개월 리보(Libor)에 84bp를 가산한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유통금리와 유사한 수준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통화 다변화(Currency Diversification)에 앞장서는 한국물 발행사 중 하나다. 지난해 아시아 시장 최초로 포모사 그린본드를 찍은 것은 물론 인도네시아 루피아(IDR)와 인도 루피화(INR) 채권을 사모 형태로 조달하기도 했다.

이번 발행으로 한국수출입은행은 멕시코로 조달 통로를 넓혔다. 현지 조달 프로그램을 마련한 만큼 향후 스왑 여건 등을 감안해 즉각적인 발행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향후 멕시코 페소가 필요한 국내 기업이 현지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도록 벤치마크 역할을 한 것은 물론 해당 통화 채권을 찍어 자금 지원을 할 수 있는 여건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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