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은행, 원화채 시장 이탈 가능성…충격 없다 [日 화이트리스트 제외 파장]SKT·포스코·LGU+ 등 우량채 투자…업계 "국내 수요로도 충분"
이경주 기자공개 2019-08-08 13:39:47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6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 무역분쟁 격화로 국내 회사채 시장도 일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계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이 우량채를 대상으로 큰 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발행된 SK텔레콤(AAA) 공모채 수요예측에선 가장 큰 금액을 베팅한 기관이 일본 미즈호 은행이었다.업계에선 일본 은행들이 투자를 중단한다 해도 발행사들이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낼 우려는 전혀 없는 것으로 진단했다. 국내 기관만으로도 수요가 워낙 풍성하기 때문이다. 다만 경쟁 강도가 줄어 시장이 일부 위축될 가능성은 있다.
◇AA급 이상 3년물 중심 투자…미즈호, SKT에 800억 베팅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일본계 은행과 자산운용사들은 국내 AA급 이상 3~5년물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미즈호은행와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엠유에프지(MUFG)은행, 도이치자산운용 등이 주요 기관으로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하고 있다. 기관별로 건당 적게는 300억원에서 많게는 800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들이다.
지난달 29일 발행된 4000억원 규모 SK텔레콤 공모채에선 미즈호은행이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기관이다.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미즈호은행은 3년물에 800억원을 베팅했다. 전체 3년물 기관청약액 5600억원의 14.3%에 이르는 물량이다. 나머지 3년물 참여기관 28곳의 평균 베팅액은 171억원에 그쳤다. 미즈호은행은 다른 트렌치(만기구조)인 5년, 10년, 20년, 30년물을 모두 통틀어도 가장 많은 금액을 베팅한 기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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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올 3월 6일 발행한 4000억원 규모 공모채에도 일본계가 투자했다. 수요예측에서 도이치자산운용이 3년과 5년물에 각각 200억원씩 총 400억원, 3년물에 엠유에프지은행이 400억원을 베팅했다.
포스코(AA+)도 주요 투자처다. 지난달 10일 발행된 5000억원 규모 공모채 일부를 사들였다. 3년물 수요예측에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500억원, 엠유에프지은행이 300억원을 베팅했다. 지난달 2일 발행된 LG유플러스 공모채(9900억원)에도 일본계 은행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발행사, IB에 영향 문의…시장 위축 수준 전망
최근 한·일 경제분쟁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슈로 격화되면서 일본계 자금 향방에 대한 발행사의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그만큼 일본계 은행들의 존재감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한 증권사 IB관계자는 "일본 은행들이 투자하지 않을 경우 회사채 발행시장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지 묻는 발행사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우려가 현실화 되도 심각한 타격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IB들의 진단이다. 앞선 관계자는 "일본계 은행들이 단일 건수로는 큰 금액을 투자하고 있지만 전체 비중으로 보면 일부에 그친다"며 "AA급 이상의 경우 국내 기관 수요만으로도 수요예측에서 공모액을 충분히 넘길 수 있기 때문에 큰 타격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계가 자금을 뺄 경우 수요예측 경쟁 강도가 약화되고, 이로 인해 발행금리가 높아질 수는 있다. 기업 입장에선 불리하기 때문에 발행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지난달 SKT 공모채 3년물은 미즈호은행 덕에 저금리로 발행할 수 있었다. 미즈호은행은 개별민평 대비 10bp 낮은 구간에 베팅했는데 금액(800억원)이 워낙 커 이 구간이 확정금리가 됐다. -10bp는 전체 17개 구간(-13bp~+14bp) 중 두 번째로 낮은 구간이다.
때 이른 우려일 수도 있다. 일본계 은행들은 투자중단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회사채 투자 등이 일본정부 관심사안이 아닐 수 있다. 미즈호은행 관계자는 "현재 영업부는 기존과 똑같이 국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회사채 투자에 관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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