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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한' 재무전략 사령탑 류승헌 CFO [신한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 ⑪IR만 17년, 투자자 네트워크 발군…해외감각 탁월

원충희 기자공개 2019-08-09 13:39:37

[편집자주]

신한금융이 바뀌고 있다. 경영진의 세대 교체를 통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50대의 젊은 피로 구성된 인재들을 중심으로 '원신한' 목표에 한발더 다가서고 있다. 조용병 회장 체제 이후 리딩금융그룹을 뛰어넘어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일류 금융회사로 도약하려는 신한금융. 그곳을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7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미화 5억달러 규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후순위채권 발행에 성공한 신한금융지주는 자본조달 전략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해외 ESG채권은 사회적 책임투자(SRI)를 준수하는 글로벌 투자자 저변이 넓어야 발행에 성공할 수 있는 증권이다. '글로벌 신한'이 국제자본시장에서도 통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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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ESG 후순위채 추진과정은 난관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발행조건이 국제규격에 부합하더라도 글로벌 기관수요를 확보할 수 없다면 실패는 자명한 일. 앞서 신한은행이 해외 ESG채권을 발행한 적은 있어도 은행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금융지주사는 사례가 없어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런 난관을 딛고 이사회 승인을 끌어내 딜을 성사시킨 인물이 류승헌 그룹 재무부문 부사장(CFO·사진)이다.

금융회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곳간지기이자 회계, 투자설명회(IR) 등을 총괄하는 프론트맨로 통한다. 일반적으로 '재무통'이 맡는 경우가 많지만 류 부사장은 IR에서만 17년을 근무한 인사라 약간 결이 다르다. 올 초 그가 CFO로 선임되자 외국인 주주와 주가관리를 위해 IR전문가를 전진 배치했다는 해석이 그룹 안팎에서 나왔다.

실제로 어린 시절 외국생활과 미국 유학생활 등을 경험했던 류 부사장은 해외감각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영어과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학석사(MBA)를 수료한 그는 신한금융의 대표적인 유학파 임원이자 최연소 임원이기도 하다. 1989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국제부, 뉴욕지점, 기획부를 거치는 등 전반기 커리어도 글로벌에 맞춰져 있다.

류 부사장이 IR과 인연을 맺은 시점은 2001년 신한금융지주 설립될 때부터다. 지주사 IR팀 차장을 시작으로 부장, 본부장을 거쳐 올 1월 CFO가 되기까지 같은 자리에서 한 우물만 팠다. 17년 동안 IR 활동을 하면서 쌓은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는 지금도 그의 든든한 업무기반이 되고 있다.

부서장 시절 그는 'IR은 한 시간의 예술'이란 표현을 늘 입에 담았다고 한다. 투자자 미팅에 소요되는 1시간 남짓인데 그 사이에 회사의 모든 것을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것은 고도의 효율성이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류 부사장이 이끌던 IR부서는 연간 국내·외 500개가 넘는 투자자 미팅을 소화했다. 기관투자자 뿐만 아니라 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 스트레지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 등에서도 미팅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미국 유력 매거진인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Institutional Investor)'에서 선정한 2015년 금융부문 아시아 지역 '최고의 IR 회사(Best IR Companies)'와 'IR 담당자(best IR professionals)'로 뽑히기도 했다. 애널리스트 뿐만 아니라 주식을 직접 사고 운용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신뢰를 얻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류승헌 프로필

CFO가 된 후에는 자회사 지원방식과 지주의 자본조달 방식을 다양화하며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인수에 따른 자본부담을 해소하면서도 신한생명과 신한금융투자에 상당한 규모의 자본확충을 지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신한금융은 9·11 테러 등으로 시장 여건이 좋지 않았을 때 지주사를 설립한 터라 자본잉여금이 적게 반영되는 등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또 후발주자인 탓에 조흥은행과 LG카드 등을 웃돈 주고 사면서 생긴 영업권 등이 자본을 압박했다. 자본조달 루트를 다양화 할 필요성이 누구보다 큰 곳이다. ESG채권 발행을 통해 투자자 저변을 넓히고 IMM프라이빗에쿼티를 새 주주로 맞이해 자본을 확충한 것도 그 일환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해외투자자 설명회를 나설 때 같이 수행하며 IR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지난 5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국내·외 기관투자가, 애널리스트 20여명을 초청해 '투자자의 날(Investor's day)'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신남방 진출 우수모델로 평가받는 신한베트남은행의 성과를 투자자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 또한 글로벌 신한의 재무전략 사령탑인 류 부사장이 진행한 일이다. IR 전문가를 CFO로 내세운 후 신한금융에 일어난 의미 있는 변화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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