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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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락, IPO 보호예수 실종…공모가 방어 '비상' '단타' 경향 강화, 오버행 안전장치 해제…'몸값' 욕심 지양 필요

전경진 기자공개 2019-08-09 08:03: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8일 07: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월 증시 폭락 여파가 기업공개(IPO) 시장을 휩쓸고 있다. 최근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보호예수(주식 의무 보유 확약) 물량을 찾아보기 힘들다. 보호예수가 전무한 IPO 딜까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 불안감 탓에 주식을 장기 보유하기 보다는 단기 차익 실현 후 재빨리 매각하려는 경향만 강화되고 있다.

상장예정 기업들은 당장 공모가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오버행(대량 대기 물량)' 이슈에 대비한 보호예수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탓이다. 유통 제한 물량이 적은 상태에서 상장 당일 주식 공급 과잉으로 주가 낙폭만 커질 수 있다.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악재로 주가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만난 '겹악재'다.

보호예수란 기관들이 청약 과정에서 일정기간 주식을 보유하겠다고 약정하고 공모주를 우선 배정받는 것을 의미한다.

◇보호예수 물량 0건, '단타' 노리는 기관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7월 총 16곳의 기업(스팩 제외)들이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이 중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보호예수 물량을 20% 이상 확보한 기업은 단 1곳에 불과했다. 플리토가 수요예측에서 22%(신청물량 기준)의 보호예수 주식을 확보했을 뿐이다.

특히 보호예수 물량을 전혀 확보하지 못하는 기업들조차 생겨나고 있는 점이 부각된다. 세경하이테크, 나노브릭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복수의 기업들이 최대 50%가 넘는 보호예수 약정을 확보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가령 현대오토에버의 경우 총 57.79%의 보호예수 주식을 확보했었다. 이외에도 에코프로비엠(45.04%), 이지케어텍(40.25%), 압타바이오(35.10%), 컴퍼니케이파트너스(27.80%) 등이 높은 보호예수 물량을 확보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증시 폭락 여파가 IPO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된 데 이어 최근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유가증권(코스피)과 코스닥 지수 모두 폭락한 상태다. 향후 주가 반등이 장기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기 투자자들이 IPO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당장 내일 주가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기관을 찾기는 힘들다"며 "주가 폭락을 우려해 손해를 보면서까지 주식을 매각하는 '손절매' 현상이 오히려 유통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모가 방어 우려, 기업평판 저하 가능성 제기…'몸값' 욕심 지양해야

문제는 보호예수 물량이 줄면서 상장 예정 기업들의 공모가 방어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대외 악재로 주가 부양은커녕 오히려 폭락을 우려해야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IPO 기업들은 보호예수를 통해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 이슈를 막는다. 발행사가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들에게 주식을 장기간 보유할 것을 약속할 경우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하기로 약속하면서다. 이 경우 전체 주식 중 상장 당일 대거 쏟아지는 유통 물량을 제한할 수 있다. 주식 수급을 조정해 가격 하락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발행사들이 '몸값(시가총액)' 욕심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성장성을 무기로 IPO 과정에서 '반짝' 흥행해도 보호예수 물량이 적을 경우 상장 후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최근 증시에 입성한 한국바이오젠이 대표적이다. 1000대 1이 넘는 기관 경쟁률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지만 1주일새 주가가 최대 1만3200원에서 최저 7270원으로 널뛰었다. 그나마 공모가(6000원)를 방어해 내고 있는 점은 다행이라는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공모가를 계속 밑돌다 보면 기업가치 논란만 빚으면서 중장기적인 평판 저하만 초래할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폭락장 속에서 보호예수 물량까지 충분히 확보할 수 없다면 저렴한 공모가로 증시에 입성하는 편이 낫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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