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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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경영 신송그룹 변신]조승현 대표, 왜 곡물 트레이딩에 꽂혔나②2000년 초반 금융공학 유학길…2003년부터 신사업으로 추진

박상희 기자공개 2019-08-12 13:03:00

[편집자주]

최근 한국거래소는 신송홀딩스의 업종을 '기타 금융업'에서 '산업용 농·축산물 및 동·식물 도매업'으로 변경했다. 그룹 매출의 50% 이상이 곡물 트레이딩에서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창업주 조갑주 회장은 신송을 우량 식품기업으로 키워냈다. 2세 경영 시대에 접어들면서 아들인 조승현 신송홀딩스 대표는 회사 근간을 식품업에서 곡물 트레이딩으로 변화시켰다. 신송의 사업 변신과 그 계기,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9일 07: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족기업으로 출발한 신송그룹에서 장남으로의 경영권 승계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창업자인 조갑주 회장의 장남 조승현 대표(사진)는 일찌감치 신송그룹을 이끌 후계자로 낙점됐다. 대학에서도 식품공학을 전공했고, 첫 사회생활도 대우그룹 식품사업부로 출발했다.

지분 승계와 맞물려 2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조 대표는 아버지의 그림자를 지우고 있다. 그룹 창업 아이템이었던 소맥분(밀가루) 사업에선 완전히 철수했고, 그룹 매출의 근간인 식품사업은 매각 의지가 확고하다. 식품을 대신해 조 대표가 집중하는 사업은 곡물 트레이딩이다. 조 대표는 왜 곡물 트레이딩에 꽂혔을까.

◇미국 유학 시절 금융공학 접해…신송 복귀 후 곡물 트레이딩 사업 본격화

1970년 생인 조 대표는 경기고등학교를 거쳐 1994년 서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12월 ㈜대우 식품사업부로 입사했다 이듬해 1월 바로 가족기업인 신송식품에 입사했다.

이후 조 대표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버클리대에서 MBA(경영학 석사)와 MFE(금융공학석사)를 취득했다. 미국 유학 시절 금융공학 등을 공부한 것이 조 대표가 곡물 트레이딩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조승현 신송식품 대표
유학을 마치고 복귀한 조 대표는 2009년 신송식품 상무이사, 2011년 대표이사 전무, 2013년 신송홀딩스 전무이사로 승승장구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회사의 주력은 밀가루 사업을 영위하는 신송산업과 장류 등을 생산하는 신송식품이었다. 일부 곡물 트레이딩 사업을 영위하기는 했다.

신송식품이 2003년부터 한국정부를 대상으로 한 곡물 판매 사업을 진행했다. 신송식품이 갑자기 곡물 트레이딩 사업을 시작한 것도 미국 유학을 마치고 복귀한 조 대표의 영향 때문이었다. 조 대표가 곡물트레이딩을 신송의 차기 신사업으로 추진한 것이다. 다만 이때 곡물 트레이딩은 한국 정부가 구매자이기에 지급 결제 리스크가 거의 없는 사업구조였다.

신송의 곡물 트레이딩 사업은 2010년대 접어들며 더욱 본격화 됐다. 임원으로 승진한 조 대표 주도로 해외 곡물 무역 사업을 영위하는 홍콩법인(Singsong (HK) Ltd.)이 신송산업 자회사로 설립됐다. 조 대표는 2011년 직접 신송홍콩법인 대표이사를 맡았다. 같은 시기 신송식품 대표이사로도 취임했다.

홍콩법인 설립과 대표이사 취임은 조 대표가 곡물 트레이딩 사업에 본격적으로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회사 관계자들은 곡물 트레이딩 사업이 조 대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입을 모은다. 곡물 트레이딩 사업은 곡물무역과 관련한 전문성을 보유한 인재가 필요하다. 금융공학 등을 공부한 조 대표가 곡물 트레이딩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인재 영입 등에도 적극 나섰다는 후문이다.

◇밀가루 파동 계기 "곡물 트레이딩으로 주력으로 키우겠다" 선언

신송그룹이 곡물 트레이딩 기업으로 변모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밀가루 파동이 결정적이었다. 사실상 그룹의 모태였던 소맥분 사업은 회사 실적은 물론 기업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부인할 수 없는 악재였지만 분골쇄신하는 각오로 재기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조 대표는 역공으로 소맥분 사업을 접었다. 문제가 된 논산 공장은 물론 진주공장마저 가동을 중단했다.
대신 캄보디아 공장에서 타피오카 전분을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 해외 사업으로 방향을 완전히 튼 것이다.

신송산업이 해외 자회사로 캄보디아 법인(Singsong Industrial (Cambodia) CO.,LTD)을 설립한 것은 2014년이다. 캄보디아 법인 설립은 2016년 밀가루 파동 이전에 이뤄졌지만 국내 소맥분 사업을 접기로 하면서 캄보디아 공장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됐다.

캄보디아 공장 준공은 생산 거점이 단순히 국내에서 해외로 이전된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신송산업이 곡물 트레이딩을 주력 비즈니스로 삼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조 대표는 지난해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트레이딩사업이 신송그룹 비즈니스의 핵심 축이 됐다"면서 "지역과 품목 다각화로 트레이딩 사업을 더 확장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전에 신송에서 영위하던 곡물 트레이딩은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비교적 안정적 비즈니스였다. 조 대표는 곡물 거래처를 국내에서 해외로 넓히고 본격적인 곡물 트레이딩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송은 국내에 치중돼 있던 바이어를 중국과 러시아 등 해외로 확대했다. 중남미 시장을 개척했으며, 동유럽에서 소싱(sourcing)을 이뤄냈다. 특히 러시아와 아시아지역 등 삼각 거래 트레이딩 방식으로 거래처를 확대하는데 주력했다. 단순 곡물에서 사료로 취급 품목도 확대했다. 쌀, 콩, 밀, 옥수수 등 마진율이 다소 낮더라도 거래량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송그룹은 이미 곡물 트레이딩으로 인한 매출이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서는 등 식품기업에서 트레이딩 기업으로 체질이 바뀌었다"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주고 있는 신송식품사업마저 매각하면 환율 및 해외 곡물 시세에 따라 그룹 실적이 크게 영향을 받는 등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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