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 은성수, 전시 금융사령관 임무 맡았다 [금융 人사이드] 차기 금융위원장 지명, 온건성향…글로벌 감각 탁월
원충희 기자공개 2019-08-09 13:39:26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9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사진)이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배경에는 국제금융 전문가로 미중 무역전쟁, 한일 경제전쟁 등 전시(戰時) 금융사령관 역할을 무난하게 수행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시절부터 모나지 않은 성향으로 강성보다 온건파에 가까워 현 정권과 부합하는 금융정책을 펼치는데 적합한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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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 전문가로 통해 청와대에도 두 차례 파견 나갔다. 김대중 정권 시절인 1998년과 노무현 정권 때인 2005년 대통령비서실로 들어가 경제구조조정기획단 금융담당과장과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을 맡은 인연으로 현 정권 주역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에는 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파견됐다.
국제금융정책국장 시절에는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을 이끌어낸 주역 중 한명이었으며 국제신용평가사들과 연례협의회에서 한국정부 대표로 참석해 무디스가 2012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로 상향조정한 데도 기여했다. 기재부를 나오고 난 후에는 세계은행(World Bank) 상임이사, KIC 사장을 거쳐 지난 2017년 9월 수은 행장으로 임명됐다.
KIC 사장 시절부터 과감한 혁신이나 주도적 카리스마를 보이는 CEO라기보다 통합과 내실경영을 강조하는 리더형에 가까운 인물로 알려졌다. 소신을 위해서 충돌을 불사하는 강성은 아니라는 전언이다. 대체적으로 모나지 않은 성품이란 평이 많다.
그가 수은 행장으로 임명 제청될 당시 기재부는 "탁월한 업무추진력과 친화력을 겸비했다"며 "국회·정부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해운·조선 구조조정, 수출금융 활성화, 내부 경영혁신 등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이동걸 산업은행장과 달리 성향으로 따지면 온건파에 가깝다는 의미다.
실제로 수은 행장 시절의 구조조정 방식도 산업구조를 대수술하고 부실기업을 정리하기보다는 재조정 형태로 진행됐다. 성동조선의 경우 청산가치(7000억원)가 존속가치(2000억원)보다 높다는 컨설팅 결과가 나왔지만 결국 법정관리로 보냈다. 현재 3차 매각까지 불발된 상태다.
다만 내부혁신에 대해선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KIC와 수은 행장 취임 후 주요 임원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았고 준법감시인 권한을 확대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적용대상이 아닌 수은에도 관련규정을 도입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였다. 준법감시인과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외부 평가기관이 참여하는 채용제도를 구비했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경제전쟁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장기화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장수'를 바꿨기 때문이다. 비상시국인데 금융위가 후임 위원장 인선을 위한 인사청문회에 매달리는 게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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