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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경영 신송그룹 변신]식품 매각 이후 미래는…실적 변동성 리스크 ↑④식품사업부, '안정성' 보루…곡물 트레이딩·타피오카 사업 '고위험·고수익'

박상희 기자공개 2019-08-13 11:46:00

[편집자주]

최근 한국거래소는 신송홀딩스의 업종을 '기타 금융업'에서 '산업용 농·축산물 및 동·식물 도매업'으로 변경했다. 그룹 매출의 50% 이상이 곡물 트레이딩에서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창업주 조갑주 회장은 신송을 우량 식품기업으로 키워냈다. 2세 경영 시대에 접어들면서 아들인 조승현 신송홀딩스 대표는 회사 근간을 식품업에서 곡물 트레이딩으로 변화시켰다. 신송의 사업 변신과 그 계기,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9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송홀딩스가 신송식품을 매각하면 신송그룹은 50년을 이어온 식품기업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게된다. 그룹 매출을 책임지는 핵심 사업군은 곡물 트레이딩과 타피오카 등 소재사업 등으로 압축된다.

최근 몇 년 새 신송그룹 전체 매출에서 곡물 트레이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60~80%로 올라섰다. 곡물 트레이딩과 캄보디아 해외사업이 그룹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성장성은 떨어지지만 안정성이 장점인 식품사업을 매각한 이후 신송그룹은 어떻게 변화할까.

◇곡물트레이딩, 그룹 전체 매출 60~80% 차지…그룹실적 좌지우지

신송그룹 사업부문은 크게 △식품사업부 △소재사업부 △임대사업부 △해외사업부 △용역 제공 등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신송그룹의 지주사인 신송홀딩스 매출은 1633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해외사업부가 차지한 매출 규모는 1003억원에 달했다. 매출 비중은 60%다.

해외사업 실적은 해외 곡물 수출입 등 무역업을 영위하는 홍콩법인(Singsong (HK) Ltd)과 해외 곡물 수입 대행업을 영위하는 신송식품 일부 사업군 매출이다. 곡물 트레이딩 사업 매출이 그룹 전체 실적의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2017년 곡물 트레이딩 사업의 매출 의존도는 더 높았다. 전체 매출액 2865억원 가운데 해외사업부가 차지한 매출 규모가 2280억원에 달했다. 매출 비중이 80%였다. 곡물 트레이딩 실적에 따라 그룹 전체 매출 규모가 출렁이는 구조다.

신송그룹 매출

곡물 트레이딩 매출 확대는 그룹의 실적 변동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기도 하다. 2017년 3000억원에 육박했던 매출은 지난해 1633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곡물 트레이딩 매출이 같은 기간 2280억원에서 1003억원으로 절반으로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곡물 트레이딩 사업은 태생적으로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기후와 에너지, 금리, 환위험 등 곡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에 따라 가격 변동 리스크가 발생한다. 선물 등을 활용해 헤지(hedge)에 나서지만 기본적으로 고위험 고수익 (High Risk, High Return) 사업군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식품사업부는 성장성은 뒤지지만 실적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식품사업부는 2016년 490억원, 2017년 467억원, 지난해 49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송그룹 오너 2세인 조승현 신송홀딩스 대표는 곡물 트레이딩과 소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식품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인구구조 및 식단 및 소비 패턴 변화와 맞물려 향후 식품사업의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식품유통연감(식품저널발간)에 따르면 출하액 기준 신송의 식품사업 시장 점유율은 2016년 4.8%에서 2017년 4.5%로 하락했다.

◇캄보디아 타피오카 실적 기대 밑돌아…신송산업 실적 악화

신송식품은 식품사업 이외에도 해외 곡물 수입 대행업을 맡고 있다. 일부 곡물 트레이딩 사업(국내 에이전트)을 담당한다. 서울 여의도 소재 대오빌딩과 신송센타빌딩 임대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조 대표는 신송식품을 매각하더라도 곡물 트레이딩 사업과 임대사업은 그대로 두고 식품사업부만 따로 떼어내 매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식품 사업 생산기지인 천안 2개 공장이 매각 핵심이다. 몇 년 전 하림그룹과 매각 조율 당시 가격은 180억~230억원대로 논의됐다.

밸류에이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신송식품 식품사업부 매각 대가는 수백억원에 달한다. 조 대표는 식품사업부 매각대금을 캄보디아 소재사업 확장 및 곡물 트레이딩 사업 확대에 쓸 것으로 점쳐진다.

조 대표는 창업주인 아버지 조갑주 회장이 영위하던 밀가루(소맥분) 사업을 접는 대신 빵·면 등의 원료가 되는 타피오카 등 소재사업을 신송사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조 대표는 신송홀딩스는 물론 신송산업과 신송식품 등 주요 대표이사 자리를 꿰찬 이후 캄보디아 투자에 전력을 쏟아부었다. 신송산업은 2017년 11월 캄보디아에 투자비 300억원 이상을 들여 연간 5만7600톤의 타피오카 전분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준공했다.

지난해 신송산업은 캄보디아 공장 준공에 힘입어 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타피오카 작황 불황으로 실제 매출은 이에 못 미친 42억원을 기록했다. 신송산업 캄보디아 법인도 지난해 12억1813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캄보디아 법인은 2015년 10억원이었던 당기순손실 규모가 지난해 52억원까지 늘어났다. 3년새 손실폭이 5배 가량 커졌다. 신송산업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2017년 89억원 수준이었던 당기순손실 규모가 지난해 172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신송홀딩스는 신송산업이 경영 어려움에 처하자 지난해100억원 규모 금전대여를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캄보디아 법인은 수익성 악화로 5억5000만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신송산업은 같은 기간 소재사업부 국내 주요 사업지역인 논산공장과 진주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약 100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승현 대표가 신송식품의 식품사업부를 매각하면 그룹 핵심 사업은 곡물 트레이딩과 타피오카 소재사업 등 2개로 압축된다"면서 "곡물 트레이딩이 실적 변동성이 큰 편인데다 타피오카 소재 사업도 기후 및 병충해 등 외부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칫하면 그룹 전반 사업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송홀딩스 관계자는 "곡물 트레이딩 사업 특성 상 한미 무역갈등 등 외부 변화 요인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시장에서 우려하는 실적 변동성에 대해서도 회사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2세 경영에 접어들면서 과거와 달리 식품사업이 '캐시 카우' 역할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곡물 트레이딩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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