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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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의 인수금융협의체에 쏠리는 눈 [日 화이트리스트 제외 파장] 산업은행 중추 역할, 수은·기은 IB데스크·자금력 지원… 정책 연속성 관건

진현우 기자공개 2019-08-19 08:11:15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2일 10: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책은행이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내세운 해외 M&A 인수금융협의체에 연일 자본시장(IB)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은 중소·중견기업들의 대외 의존도를 줄일 수 있도록 원천 기술 확보가 가능한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M&A에 아낌없는 금융지원 제공을 약속한 상태다.

눈여겨볼만한 점은 레버리지(Leverage)를 제공하는 단순 지원책에 그치지 않고 딜 소싱(발굴)부터 쿠킹(설계), 사후통합작업(PMI·Post Merger Integration)까지 해외 M&A 전 단계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책은행들은 해외에 보유한 투자은행(IB) 데스크를 활용해 중소·중견기업들를 위한 사실상의 인수자문사(Advisory)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지난 7일 금융위에선 인수금융협의체 논의를 위한 실무자급 회의가 열렸다. 인수금융협의체는 이달 말 출범을 목표로 국내외 증권사 IB들과 시중은행들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며 세부적인 지원 내용을 채워나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 구성작업은 내부적으로 M&A 관련 조직 인프라와 경험을 보유한 산업은행이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은행은 지난 1996년 M&A 자문 시장에 뛰어들었다. 외국계 IB들과 견줘 M&A자문·금융주선 역량과 트랙레코드에서 밀리지 않았다. 물론 금융위에서 지난 2015년 산업은행의 IB역할 축소를 권고하면서 잠시 위축된 건 사실이지만, 최근 캡티브(Captive) 딜뿐만 아니라 일반(Commercial) 딜에도 참여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은 올해 들어 네트워크금융단을 신설해 인수금융 주선실적을 쌓고 있다. 기업금융1실에 속한 네트워크금융단은 포트폴리오 관리 회사별로 네트워크금융1팀과 2팀으로 분류해 업무를 진행한다. 특히 산업은행은 인수금융 재원을 일반 대출이 아닌 정책자금인 시설자금대출로 낮은 금리에 조달하면서 경쟁력을 가졌다는 평가다.

수출입은행의 잘 갖춰진 해외 네트워크와 자금력도 인수금융협의체에 큰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수출입은행은 공적수출신용기관인 만큼 국내 기업들의 수출과 해외투자 등 대외거래에만 금융지원을 했다. 이를 감안할 때 해외 M&A를 전제로 한 인수금융협의체는 수출입은행의 설립취지와도 부합하기에 적극적 역할주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인수금융은 그간 한 부서에서 전담해온 게 아니라 각 부서별로 해외진출 기업들의 상황을 고려해 개별 건별로 진행했다"며 "인수금융협의체의 세부적인 내용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다른 은행들과 협의가 필요한 만큼 우선 사업금융단에서 관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LG전자가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제조사 ZKW의 지분 100%를 인수할 당시 2억유로(한화 약 3000억원) 가량의 인수금융을 제공했다. 총 거래 대금 1조4440억원의 약 21% 가량을 수출입은행이 책임진 셈이다. 기업은행도 중소·중견기업 대출에 특화된 국책은행인 만큼 IB사업부를 중심으로 힘을 실을 전망이다.

물론 소재·부품 기업들의 해외M&A를 지원하기 위한 인수금융협의체의 실효성을 둘러싼 업계 의문은 여전하다. 일례로 지난 2011년 이명박 정권 시절, 한일 부품소재기업 간의 전략적 제휴와 인수합병을 염두하고 진행된 '한·일 부품소재기업 상생펀드'도 정부가 기대했던 만큼의 결실을 거둬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두 곳이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지만 한 곳은 펀딩에 실패했고, 나머지 한 곳은 펀드를 조성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소재·부품기업 인수 관련 제한사항을 두고 있던 터라 인수 대상기업을 물색하는 과정부터 거래협상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따른 일회성 정책에 그치지 않으려면 국책은행들이 인수금융협의체 조성 초기부터 연속성을 가져나가기 위한 밑그림 작업을 탄탄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정해진 것 없고 이달 말을 기점으로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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