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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없는 하방리스크, 짧아진 만기 '결정타' [손실위기 선진국금리 DLS]1년 이상 만기 구조→4~6개월로 점진적 축소…100% 원금손실 구조 '과도'

정유현 기자/ 서정은 기자공개 2019-08-14 08:08:5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3일 11: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진국 국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DLS) 손실 위험이 커진 가운데 하방 리스크를 제어하지 못한 구조와 더불어 손실 발생시 이를 회복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짧은 만기 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수천번의 백테스팅 결과 금리 수준이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적이 없다는 안일한 판단도 화를 키웠다. 금리인상 시기에 적합한 구조로 만들었지만 금리 하락기에 접어든 이후에도 판매가 지속된 점도 판매사의 결정적 실책으로 지목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수의 파생상품 전문가들은 독일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위험의 가장 큰 원인을 무리한 상품 구조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방 리스크를 대비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상식적'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이 상품은 기초 자산 금리가 만기평가일 기준 -0.20% 이상이면 기초자산 가격과 상관없이 연 4.20% (세전) 안팎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기초자산 금리가 -0.20% 대비 1bp낮을 수록 원금의 2%씩 손실이 발생한다. -0.70%까지 떨어질 경우 100% 원금 손실이 나는 구조다. 고정으로 4%대의 금리를 받지만 실패하면 원금 100% 손실이 발생한다. 투자자가 짊어져야할 리스크가 수익대비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상방은 4%대로 고정돼 있고 하방은 원금 100% 손실 구조로 짜는 건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며 "특히 은행 고객들에게 팔릴 것을 알고도 이렇게 구조를 짠 건 도덕적 해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원금 100% 손실 구조에 더불어 만기를 점차 줄인 것은 치명타였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원금 손실 구간에 접어들더라도 이를 만회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독일 10년물 국채 DLF의 위험을 키운 건 4~6개월로 설정된 짧은 만기다. 그동안 은행들이 판매해온 DLF 상품은 대부분 만기가 18개월짜리로 스탭다운 형태로 3개월~6개월 단위로 조기 상환이 이뤄졌다. 만기를 줄인 건 DLS 상환과 발행을 늘리면서 수수료를 더 챙기겠다는 판매사의 욕심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만기를 점점 짧게 만든 것 역시 발행사와 판매사 스스로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반증이라고 주장도 있다.

실제로 선취판매수수료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통상 6개월만기 전단채의 경우 2~3bp의 수수료를 받는데 만기가 짧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이 DLS는100bp(1%)로 설정됐다. 만기에 상관없이 독일 10년물 금리 연계 DLF를 파는 즉시 모든 수수료를 수익으로 잡을 수 있다. 짧은 만기를 활용해 이익을 내려고 욕심을 부린 은행·발행사·자산운용사의 합작물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독일국채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는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NH투자증권 세곳이 각각 600억원, 400억원, 200억원 규모로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DLS를 편입해 펀드로 만든 곳은 교보악사자산운용, 유경PSG자산운용, KB자산운용, HDC자산운용 4곳이다. 이 운용사들은 순서대로 각각 280억원·570억원·340억원·60억원 규모로 펀드를 설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 주도로 금리 움직임에 베팅하는 고위험 상품을 대거 판 것도 문제지만 만기가 4~6개월로 짧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짧은 만기를 활용해 상환 후 재판매를 노려 수익을 늘리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사의 무리한 판매 전략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에 맞춰 적극적으로 판매하던 상품을 금리 하락기에도 지속적으로 판매하면서 대세를 잘못 읽었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이 올해 3월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을 때, 유럽 경기의 가늠자로 불리는 독일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에 접어들기 시작한 때였다. 과거 백테스팅 결과를 토대로 판매 중단이 아닌, 짧은 만기로 안일하게 대응한 것이 화를 키운 셈이 됐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5일 0.56% 포인트로 최고치를 찍은 후 올해 3월 27일 -0.08%까지 떨어졌다. 금리는 4월 17일 0.08%까지 상승했지만 5월 들어 마이너스(-)구간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7월 15일 -0.25%를 기록한 이후 금리 차트가 한달 가까이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2일 종가기준 -0.59%까지 떨어졌다. 현재 기준으로 원금의 80%가 손실이 난 상태다.

향후 독일국채 금리가 상승 반전할 것이라는 기대도 하기 힘든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금보다 하향 조정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독일 국내 10년물 금리 전망치를 종전 -0.50%에서 -0.65%로 조정했다. 만기가 한달여 가까이 다가오며 투자자들은 손실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 설명서에 금리는 추세가 강한 기초자산이라고도 명시돼있는데 하락 추세에 접어든 금리 상품을 판매했다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경 독일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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