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8월 20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자산운용이 헤지펀드 시장의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다. A증권사와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활용해 전환사채(CB) 돌려막기로 펀드 수익률을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다. 메자닌 TRS는 증권사가 담보를 받고 운용사 대신 CB을 매입해주는 계약이다. 담보 가치가 CB 포지션보다 작아 운용사가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논란에 불이 붙자 TRS를 제공하는 A증권사 델타원(Delta1) 데스크에도 불똥이 튀었다. 메자닌을 대신 매입해 헤지펀드가 공시 의무를 피하게 해준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사모 CB 거래량이 적은 탓에 공정가격 산출이 어려워 수익률 조작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의구심도 커졌다. 졸지에 델타원 데스크가 부정한 거래의 온상이 돼버렸다.
라임자산운용과 A증권사의 파킹거래 의혹과 별개로 TRS에 대한 오해는 분명히 존재한다. 델타원 데스크는 운용사를 대신해 공시 업무를 챙긴다. 헤지펀드의 운용 지시를 받고 CB를 대신 매입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공시 의무도 델타원 데스크에 있다. 오히려 자체적으로 CB를 매입한 헤지펀드 운용사가 실수로 공시 의무를 위반할 가능성이 더 높다.
또 델타원 데스크는 외부 평가사와 매영업일 CB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공전의 히트상품이었던 절대수익추구형스왑(ARS) 평가 시스템을 모태로 활용해 어느정도 공정한 CB 평가가 가능해졌다. 운용사는 펀드별로 TRS 계약을 맺고 CB 가격을 기준가에 반영한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파킹거래가 가능한 구조는 아니라는 얘기다.
TRS의 순기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헤지펀드 운용사가 TRS 계약을 맺으면 원활한 해외 대체투자가 가능하다. 신한금융투자 PBS사업부와 TRS 계약을 맺고 출시된 무역금융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증시에 기반한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델타원 데스크를 통한 투자 지역, 자산군 확대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자산운용과 A증권사의 파킹거래 의혹 관련 감사에 나설 예정이다. 위법 정황이 밝혀지면 그에 상응하는 징계가 따를 것이다. 다만 징계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TRS 계약을 꼼수로 치부하는 분위기는 헤지펀드 시장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섣부른 오해로 이제 막 태동한 국내 델타원 비즈니스가 위축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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