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이라크 사업, 애물단지서 '효자' 변신 [건설리포트]수주잔고 절반 차지…상반기 프로젝트 매출 74% 증가
고진영 기자공개 2019-08-21 10:30:32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0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건설이 약해졌던 체력을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되찾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그간 골칫덩이 신세였지만 지난해 이라크 내전이 끝나면서 오랜 부진을 벗어났다. 향후 한화건설의 실적 성장도 이라크 사업에 달렸다고 전망된다.2019년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에 별도기준 매출 9782억원을 거둬 지난해보다 7.7% 늘었다. 상반기 누적 매출도 1조899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8.13% 증가했다.
한화건설은 해외사업 부진 탓에 매출이 2013년 3조7683억원에서 2014년 3조1206억원으로 움츠러들었다. 이후로도 2015년 2조7394억원, 2016년 2조8331억원, 2017년 3조1991억원에 그쳐 흐름이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2018년 다시 3조5979억원으로 뛰며 무사히 회복 기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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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실적 순항은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공정이 정상화되고 광교복합개발 등 개발 프로젝트들의 진행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골드 프로젝트 등 손실의 주요인이었던 사업들도 대부분 마무리됐다.
특히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그간 한화건설의 애물단지와 다름없었는데 처지가 확 달라졌다. 이 사업은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 인근에 주택과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총 10만 가구의 주택을 짓는다. 계약규모는 총 11조원, 한화건설이 2012년 수주를 따낼 당시에는 해외수주 최대 규모로 이목을 끌었으나 정치적 리스크 탓에 5년이 지나도록 딱히 진전이 없었다.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한화건설 매출 기여도는 2013년 8300억원에서 2017년 2700억원으로 쪼그라들기도 했다.
하지만 IS와의 종전으로 정치적 불안이 해소되고 유가가 오르면서 지난해부터 사업에 다시 탄력이 붙고 있다. 국방비 부담이 덜어져 이라크 정부의 재정여건이 좋아진 덕분에 공사비 지급이 원활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도시(BNCP) 사업과 인프라(SI, Social Infra) 사업을 합산한 비스마야 프로젝트 매출은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한화건설은 3700억원 정도를 이라크에서 벌어들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5% 늘었다. 지금까지 신도시 사업에서 총 3조5881억원, 인프라 사업에서는 4637억원이 수금됐으며 공정률은 각각 39%, 19.9%다.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라크 현장 인원도 2017년 말 5600명 수준에서 올해 2분기 1만4500명 수준으로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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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마야 프로젝트의 완공예정일은 2023년 12월이다. 당초 2021년 12월로 계획했으나 2년 미뤄졌다. 남은 공정이 포함된 수주잔고를 보면 앞으로도 한화건설은 이라크 사업이 실적 상당부분을 지탱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건설 실적에서 이라크 사업의 매출비중은 19% 정도지만 수주잔고 비중은 절반에 가깝다.
한화건설은 상반기 기준 총 15조9288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해뒀다. 지난해 매출의 4.4배를 넘는 규모인 만큼 매출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져놓은 셈이다. 이 중에서도 비스마야 프로젝트는 신도시 사업 5조6662억원, 인프라 사업 1조9102억원, 합산 7조5764억원으로 전체 수주잔고의 47.56% 규모다.
비스마야 프로젝트 경험을 기반으로 이라크에서 비슷한 연계사업 수주도 추진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내전 탓에 망가진 주택 등을 재건하기 위해 최소 17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한화건설은 신도시 상업시설이나 신도시-바그다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등 사회기반시설 수주를 노려볼 수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통해 완공까지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된다"며 "현재 추가 수주를 위해 이라크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비스마야 프로젝트의 정상화로 한화건설은 재무안정성 지표도 좋아졌다. 2018년 이라크에서 공사대금을 수령하면서 운전자본부담이 완화돼 잉여현금흐름(FCF)이 흑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잉여현금흐름이 162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93억원보다 개선됐다. 순차입금 역시 지난해 상반기 1조274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9591억원으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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