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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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설비·R&D 투자 '역주행' 올해 예상액 2.3조, 최악 시기 2015년 수준 '회귀'

김장환 기자공개 2019-08-21 08:21:52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0일 11: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의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비가 올 들어 '역주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개 회계연도 동안 지속해 확대했던 설비·R&D 투자비를 올해 크게 줄이고 있다. 연말까지 지출이 예상되는 설비·R&D 투자비는 2조원 초반대로, 고강도 조직쇄신을 거쳤던 지난 2015년 수준으로 단번에 회귀한 모양새다. 그만큼 불안한 경영환경에 놓여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 상반기 설비·R&D 투자비로 1조1427억원을 지출했다. H&A부문(생활가전)이 가장 많은 대금인 3558억원을 썼고, 뒤를 이어 VS부문(차 전장부품) 2071억원, HE부문(TV 등 홈엔터) 1183억원, MC부문(스마트폰)이 451억원 가량 투자비를 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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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투자비는 생산설비와 공장 건물 등 유지 보수뿐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R&D 비용도 포함된 액수다.

LG전자가 최근 수립한 계획안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설비·R&D 투자비 예상액은 총 2조3000억원 가량이다. 하반기에도 상반기(1조1427억원)와 비슷한 수준인 1조1600억원 정도의 설비·R&D 투자비를 사용하기로 했다. 사업부별 투자비 투입 비중 역시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LG전자가 올 한해 집행 예정인 설비·R&D 투자비는 지난해와 비교해볼 때 크게 줄어든 수준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LG전자는 2018년 올해보다 95% 가량 많은 대금인 4조4854억원대 자금을 설비·R&D 투자비로 썼다. 올해 설비·R&D 투자 계획은 전년에 비하면 상당히 보수적인 수준이다.

LG전자의 지난해 설비·R&D 투자비가 대폭 늘었던 이면에 일회성 요인이 일부 있기는 했다. LG그룹 역사상 보기 드문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인수한 업체에 큰 비중의 투자 비용을 일시적으로 지출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일단 LG전자의 지난해 투자비 내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VS부문 비용이 대거 늘었다는 점이다. 2018년 VS부문에 쓰인 설비·R&D 투자비는 1조7198억원으로 전년도 5878억원 대비 3배 가량 늘었다. 전통적인 사업부문으로 해마다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HE부문 설비·R&D 투자비보다 많은 금액을 이 기간 썼다. HE부문 설비·R&D 투자비는 1조1436억원 정도다.

VS부문 설비·R&D 투자비가 이처럼 갑작스럽게 늘어난 건 오스트리아 소재 차량용 헤드램프 제조 전문 기업 ZKW를 인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을 키울 목적으로 지주사 ㈜LG와 함께 1조4000억원 넘는 돈을 들여 ZKW를 사들였다. 새로운 회사를 인수한 만큼 설비 재정비와 연구·개발을 위한 초기 투자비가 크게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VS부문 투자비가 일시적으로 늘어난 이유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올해 LG전자의 설비·R&D 투자비는 지나치게 적은 수준이다. LG전자는 특별한 일회성 요인이 없었던 2017년에는 3조8662억원대 자금을 설비·R&D 투자비로 썼다. 2016년에는 2조5138억원을 집행해 올해 예상액보다 2000억원 넘게 많은 대금을 설비·R&D 투자비로 책정했다. 하반기까지 통틀어 올해 LG전자가 계획한 설비·R&D 투자비는 대규모 조직쇄신에 나섰던 2015년 수준(2조2318억원)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졌다.

LG전자가 올 들어 설비·R&D 투자비를 줄일 수밖에 없었던 핵심 원인은 불안한 업황에서 찾을 수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과 무역마찰 등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한 LG전자의 사업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내수 시장에서 TV 등 사업은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MC) 사업 부문 부진이 장기화된 것도 설비·R&D 투자비 축소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MC 사업부문이 대규모 적자를 시작한 2015년부터 MC부문 설비·R&D 투자비를 해마다 크게 줄여오고 있다. 2015년만 해도 3807억원대 자금을 투입했던 MC부문에 올해 투입하기로 한 설비·R&D 투자비는 778억원에 불과하다. LG전자는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최근 '1%대'까지 떨어지고 MC 사업부가 대규모 적자를 이어오면서 사업 정상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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