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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0억 오고 간 에스엔텍 M&A 거래구조는 [오너십 시프트]①경영권 매매대금 280억, 투자조합 주도로 '유증+CB' 예정

박창현 기자공개 2019-08-26 08:03:46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3일 11: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 부품 제조기업인 '에스엔텍'이 새주인을 맞는다. 경영 컨설팅 업체 '바젠'을 필두로 한 인수 컨소시엄은 안경준 대표이사로부터 경영권 지분을 전량 사들였다. 구주 거래 외에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거래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인수 주체인 바젠의 자금 사정을 고려할 때, 사실상 투자조합과 그 뒤의 전주(錢主)들이 M&A를 주도하고 있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에스엔텍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안 대표는 지난 달 경영권 지분 395만8736주(33.18%)를 전량 바젠 컨소시엄에 팔았다. 주당 7033원 씩 총 280억원의 현금이 오간 거래였다. 거래 당사자들은 당초 다음 달 중 거래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지만 상호 협의하에 잔금 지급일을 3주나 앞당겨 조기에 딜을 완료했다.

에스엔텍

인수 컨소시엄 구성은 다소 복잡하다. 원래 인수자가 바젠 한 곳이었지만 최종적으로 9곳까지 늘었다. 바젠이 가장 많은 130만주(10.9%)를 가져가면서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투자조합의 등장도 눈에 띈다. 우리기술 1호조합과 글로벌테크 1호조합, 라라제6호 인베스트먼트, 신라제5회 인베스트먼트 등 4개 투자조합이 총 136억원을 투입해 192만여주(16.1%)를 나눠가져 갔다. 잔여 지분은 메인넷코리아와 개인 3명이 취득했다.

경영권 구주 양수도 거래는 에스엔텍 M&A의 출발점에 불과했다. 계약 체결이 이뤄진 지난달 29일을 기점으로 파생 거래가 쏟아졌다. 새주인 바젠이 자산 5억원의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점에서 추가 투자자 유치는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분석이다.

먼저 에스엔텍은 세아기술조합을 상대로 1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자금조달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다. 다음달 거래가 완료되면 세아기술조합이 230만주의 신주를 취득, 바젠을 제치고 에스엔텍 최대주주가 된다. 다만 단순 투자자인 만큼 1년간의 보호예수가 끝나면 지분을 팔아 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주당 발행가액은 5650원으로, 현재 시장가격보다 절반 이상 낮다.

CB도 발행된다. 투자자는 하나유니언 1호조합으로 투자 규모만 150억원에 달한다. 투자 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1년 후 전환권이 행사되면 최대주주에 오를 수도 있다. 물론 투자조합이기 때문에 세아기술조합과 마찬가지로 차익 실현에 방점을 찍고 투자 운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자금조달 목적이 '타법인 증권 취득'이라는 점에서 해당 자금은 새주인들의 확장 전략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속한 자금 조달을 위해 개인을 대상으로도 10억원 규모의 유증을 실시했다. 3자 배정 방식으로 유증이 이뤄졌고, 기준 주가에 10% 할인율을 적용한 6670원이 발행가격으로 정해졌다. 이달 초 납입 절차까지 마무리된 상태다.

경영권 구주 거래와 CB 발행, 유증 등 이번 에스엔텍 M&A 파생 거래 규모는 총 570억원에 달한다. 경영권 매매를 제외하면 모두 에스엔텍 내부에 돈이 쌓이는 거래들이다. CB와 유증 유입 대금을 모두 합치면 290억원에 육박한다. 신규 인수자는 해당 자금을 밑천 삼아 M&A를 비롯한 확장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에스엔텍은 다음 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정관 변경과 이사 선임, 감사 선임 안건이 다뤄진다. 따라서 안건 내용을 통해 새 경영진 인적 구성과 투자 방향, 성장 전략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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