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CVC, '여기어때' 거래대금 2년뒤에 지급 일부 FI와 계약…예상 실적 달성 여부에 초점

김병윤 기자/ 최익환 기자공개 2019-08-26 08:36:47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3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숙박 O2O(Online to Offline) 업체 여기어때(법인명 위드이노베이션)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재무적투자자(FI)가 거래대금을 2년이 지난 시점에 회수키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인수자인 CVC캐피탈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여기어때 벨류에이션 산정의 기준이 됐던 향후 영업현금흐름 달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2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영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탈은 여기어때 지분 매입을 위해 기존 주주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여기어때 거래는 연내 마무리 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CVC캐피탈과 구주주 간 계약이다. 여기어때에 투자했던 일부 FI는 CVC캐피탈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클로징(closing)을 앞두고 있다. 다만 매각대금은 CVC캐피탈로부터 2년 후에 받기로 합의했다. CVC캐피탈은 SPA가 체결되는 현시점의 기업가치를 적용한 인수금액을 2년 후 지불하는 셈이다.

이는 통상적인 M&A 절차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보통 SPA가 체결되면 이행보증금 또는 계약금으로 전체 거래금액에 5%에서 최대 10%를 우선 납부하고, 최종 클로징 시점에서 나머지 잔금을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2년 뒤에 거래 대금을 받는 여기어때 M&A 방식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M&A 업계 관계자는 "거래의 자금은 바로바로 오가는 게 일반적"이라며 "2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주식매매와 자금거래를 하는 건 특수한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대체로 국내 PEF 대비 글로벌 PEF가 깐깐한 계약을 맺는다"며 "국내에서 거래가 많지 않았던 CVC캐피탈이 이러한 구조를 짰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CVC캐피탈이 여기어때 경영권 인수 협상 과정에서 책정했던 벨류에이션에 따라 매도인측이 주장한 향후 실적이 반영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적 달성을 조건을 내걸은 언 아웃(Earn-Out)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이와는 다르다는 것이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언 아웃 방식은 매도자가 경영에 관여하면서 향후 성과에 따라 매각대금을 분할 지급받는 방식이지만 여기어때는 잔금납입의 시차가 있을 뿐 실적과 관계없이 약속한 거래대금을 그대로 받는다"고 말했다.

위드이노베이션은 매년 영업수익이 성장하고 있지만 마케팅 비용 또한 과도하게 발생하면서 수년간 영업적자와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감사보고서가 공시된 지난 2015년 이후 여기어때는 2017년 한해를 제외하고는 줄곧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결손금 누적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상태다.

CVC캐피탈은 야놀자와 함께 국내 대표 숙박 O2O인 여기어때의 성장 가능성이 높고,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 역시 크다는 점을 인수 메리트로 삼았을 공산이 크다. 다만 향후 여기어때가 보여줄 예상 가능 이익이나 성과는 불확실한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거래 대금을 추후 납부하는 방식을 택했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PE업계 관계자는 "2년 동안의 기업가치 제고에 상응하는 조건이 두 주체 간 맺어졌을 것"이라며 "CVC캐피탈로서는 현재 적자상태인 여기어때의 거래 가격으로 미래가치를 반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CVC캐피탈의 여기어때 인수는 여기어때의 지분 100%를 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명훈 CVC캐피탈 대표가 2016년 5월 CVC캐피탈에 합류한 후 일궈낸 첫 딜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