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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등급 상승' 과도한 마케팅에 "현실성 떨어진다"신용도 3노치 상향 제시…신평업계 "사실상 불가능"

김병윤 기자/ 노아름 기자공개 2019-08-29 08:13:4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8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본격화된 가운데 매도자 측이 지나치게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마케팅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단기간 내 신용도 상향 등 M&A에 따른 기대효과 가운데 일부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매도자가 몸값을 높이기 위해 우호적 비전을 제시하지만 무리한 내용은 되레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보유한 지분 전량(33.5%)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자회사 6곳과 금호리조트·금호티앤아이 등 종속회사 두 곳도 매각 대상이다. 금호산업과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다음달 3일 예비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M&A·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매도자 측은 매각대상의 사업·재무 현황과 함께 매각에 따른 기대효과 등을 앞세워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M&A 기대효과 경우 기재 효율화, 재무구조 개선, 영업수익성 개선, 사업영역 확대 등이 중심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시장에서 특히 관심을 갖는 부분은 재무구조 개선이다. 아시아나항공 경우 순차입금이 급격히 불어난데다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이었던 삼일PwC가 일시적으로 '한정'의견을 부여하는 등 회계정보에 대한 신뢰성 등에 의구심이 붙은 상태다.

매도자 측이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으로 꼽은 것은 '신용등급 상향'이다. M&A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신용도가 제고돼 조달금리를 낮추고 차입처를 다변화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매도자 측이 제시한 신용도 상승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시나리오라는 지적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매도자 측이 M&A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단기간 내 3노치 상향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를 감안했을 때, 아무리 우량한 기업이 인수해도 3노치 상향은 불가능하다"며 "'단기'라는 불분명한 시점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신용평가사 3사 모두 아시아나항공에 신용등급 BBB-를 부여하고 있고, 하향검토 대상(watch list)에 올렸다. 추가적인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짙은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의 미흡한 재무안정성이 등급 설정의 주된 근거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다른 부분을 제외하고 단순 재무적 부부만 살펴봤을 때, 아시아나항공이 신용등급 A-가 되기 위해서는 부채비율을 230%대로 떨어뜨려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조 단위 차입금 상환이나 증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과거 M&A 사례를 봤을 때 짧은 기간에 신용등급을 3노치나 상향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매각된 기업 가운데 신용도 변화가 있었던 곳은 SK실트론(옛 LG실트론)이다. SK실트론은 2017년 ㈜LG가 보유한 지분 51%를 SK㈜에 전량 매각하면서 SK그룹으로 계열 변경됐다. 매각 당시 SK실트론의 신용등급은 A-(등급전망 '안정적')였다. 인수자인 SK㈜는 AA+(등급전망 '안정적')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었다. 국내 민간기업 가운데 AAA를 보유한 3개사(현대차, SK텔레콤, KT)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신용도를 갖고 있는 셈이다.

국내신평사 3사 모두 최대주주 변경이 SK실트론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SK㈜라는 우량한 주체로 계열 변경됐지만, 향후 사업결과와 함께 SK㈜의 재무적 지원의지 등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SK실트론의 신용등급이 변경된 것은 M&A로부터 2년 후인 올 1월이다. 국내 신평사 3사 모두 SK실트론의 신용등급을 A-에서 A0로 한 노치 상향했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수익성 개선과 재무 안정성 제고 등이 신용도 상향 이유다.

신평사 관계자는 "신평사별 등급 산정의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만 기업 자체신용도와 함께 최대주주의 지원의지·지원능력, 계열사와의 사업적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며 "'단기'라는 표현이 어느 정도의 기간을 뜻하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아무리 우량한 최대주주를 맞이하더라도 M&A를 통해 3노치 상향을 이룰 수 있다는 시나리오는 지나친 비약일 수 있다"고 말했다.

M&A 업계 관계자는 "거래의 흥행과 유리한 밸류에이션 산출을 위해 긍정적 내용 위주로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통상적"이라며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은 향후 거래를 진행할 때 디스카운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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