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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원료', 포스코 2차전지업 무게추 이동 [포스코그룹 사업구조 개편]리튬 공급부족 대비 8000억 투자, SK와 '배터리 동맹' 강화

구태우 기자공개 2019-09-06 08:04:45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5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2차전지 원료 분야에 가장 많은 투자금을 배정했다. 앞으로 2차전지 소재 업체들 간 치열한 원료 확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규모 투자를 통해 원료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내년 3월 전라남도 광양시에 리튬정제공장을 착공한다. 총 8000억원을 투자해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을 생산한다. 이번 투자는 호주 리튬광산업체 필바라미네랄스(필바라)와 79:21 비율로 진행된다. 완공 후 4만 캐파(생산능력)가 늘면서 연간 6만5000톤의 리튬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필바라의 필강구라 광산에서 공급받은 리튬은 포스코의 정제공장을 거쳐, 포스코케미칼 등에 납품된다. 2차전지 공급사슬 중 원료와 중간재를 포스코가 유통하게 됐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시작한 이래 1조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을 배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의 이번 투자가 눈에 띄는 건 소재가 아닌 원료라는 점이다. 계열사 포스코케미칼은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한다. 양·음극재는 충전과 방전과 직결된 소재라 중요성이 높다. 포스코는 2010년 LS엠트론의 음극재 사업을 인수하면서 2차전지 사업에 뛰어 들었다. 이후 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졌고, 원료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했다는 평이다. 그런데 이번 투자를 통해 포스코 내에서 원료 확보의 중요성이 상당히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리튬은 2차전지에 들어가는 원료 중 공급이 극심하게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료다. 포스코 경영연구원이 지난달 21일 발간한 '글로벌 리튬 산업 7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수산화 리튬 수요는 40만5000톤에 달한다. 반면 공급 가능한 규모는 22만2000톤에 그쳐 45.2%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확실시되고 있다. 2017년 리튬 공급업체들의 공급 계획 대비 공급량은 54%에 그쳤다는 조사도 나왔다. 당초 전지업계는 코발트가 공급 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샹했는데, 최근 리튬의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다.

수산화리튬 수요 추이
수산화리튬 수급 전망 출처=포스코 경영연구원

리튬은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2차전지의 성능과 관련있는 물질이다. 2차전지는 방전 시 음극으로 이동한 리튬이온이 다시 양극으로 이동하면서 전기에너지를 발생하면서 작동한다. 액체 상태의 리튬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면서 충전과 방전이 개시된다. 리튬을 양극재에 많이 넣을 수록 2차전지의 성능도 높아진다. 전체 리튬 수요 중 전기차용 고성능 배터리에 들어가는 비중은 25%에서 64%로 늘어난다.

포스코는 양극재 제조 업체 사이에서 리튬 확보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고, 이를 대비해 원료 확보에 나선 것이다. 실제 일본의 소프트뱅크, 호주 키드만 리소스 등은 리튬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필바라는 한국의 2차전지 분야에서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고, 리튬 분야의 동맹으로 포스코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최초로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2022년까지 3450억원을 투자해 양극재 캐파를 5만7000톤으로 늘리고, 2600억원을 투자해 7만4000톤의 음극재 캐파를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3000억원을 투자해 아르헨티나 염호(리튬이 함유된 소금물 호수) 광권을 인수했고, 이번 투자를 통해 리튬을 추가적으로 확보했다. 포스코가 소재와 원료의 독보적인 성과를 보이면서, 2차전지 업체와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서울 모처에서 만나 두 그룹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완제품 전지와 분리막, 동박을 생산하고, 포스코케미칼은 완제품 전지의 핵심 소재를 생산한다. SK그룹은 2차전지 소재 부문의 국산화율을 높이려면 포스코케미칼 등 국내 업체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와 음극재 캐파를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납품처가 필요하다. SK이노베이션은 폭스바겐 미국공장에 200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 그룹 간 협력이 '윈윈'이 되는 셈이다.

리튬 수요
리튬 수요 산업 비중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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