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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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Money-Flix]아시아 금융 허브 홍콩,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민주화 상징 조슈아 웡을 조명 다큐 '우산혁명:소년 vs. 제국'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공개 2019-09-09 08:02:55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9일 07: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위대에 점거 당한 공항이 폐쇄된 것은 물론 공항으로 오가는 교통편이 모두 마비되기도 했으며, 지하철 안까지 들어온 경찰이 시민들을 마구 폭행하는 동영상이 전세계로 퍼져나가기까지 했다. 비록 캐리 람 행정장관이 범죄인 인도법(이른바 홍콩 송환법)의 완전한 철회를 선언했지만, 그 이후에도 홍콩의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금융의 허브인 홍콩에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미디어에서는 연일 관련 뉴스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작금의 사태를 역사적인 맥락에서 이해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홍콩에 대한 중국정부의 영향력이 강화되자, 홍콩 시민들이 이에 극렬히 저항하는 중이라는 정도가 아마도 일반적인 이해의 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있게 현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편전쟁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문제의 근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841년 제1차 아편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은 현재 홍콩의 핵심이 된 홍콩 섬(구역A)을 점령하고, 이듬해 난징조약을 통해 정식으로 할양 받는다. 1860년 제2차 아편전쟁 후에는 구룡반도 몽콕지역(구역B)가 추가로 영국에 할양 된다.

이때까지 영국에 넘겨진 구역 A와 B는 일시적이 아니라 모두 영구 귀속된 것이었다. 그러다 1898년 영국은 청나라와의 협상을 통해 신계(新界, New Territories)를 포함한 구룡반도의 추가 지역을 99년간 조차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완성돼 시작된 홍콩이라는 식민 도시의 역사는, 구역C 조차의 만료기한이라는 불행의 씨앗을 안고 시작하게 된다.

도저히 올 것 같지 않았던 조차 만료기한인 1997년이 점차 다가오자, 영국은 중국 정부와 반환에 대한 협상에 돌입하게 된다. 아편전쟁에 대한 반성, 전세계적인 탈식민지화에 대한 부담 그리고 전력 등 인프라를 제공하는 구역C 없이는 구역 A, B가 독립적으로 운용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영국은 구역C만이 아닌 홍콩 전체의 반환을 결정한다.

그 대신 영국이 요구한 것이 바로 한 나라 두 체제를 뜻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50년간(2047년까지) 유지하는 것이었다. 반환 이후에도 홍콩에 서구식 자유민주체계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 것이 영국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50년이면 중국의 정치체제도 상당히 민주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산혁명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된 조슈아 웡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우산혁명 소년 vs. 제국'

하지만 1997년 반환 이후, 홍콩에서 벌어진 일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와 같다. 정치사회적으로는 자유민주체제가 조금씩 위협당했고,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서민들의 생활이 악화된 것이다.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인물 조슈아 웡이 처음 등장한 것은, 그러한 불만이 홍콩 시민들 사이에 응축되고 있던 2010년이었다.

1996년생으로 당시 14살이었던 조슈아는 중국과 홍콩간의 고속철도 연결 반대 시위에 참석하면서 처음으로 대중들의 주목을 끌었다. 그리고 2년 뒤, 중국인으로서의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국민교육'의 도입이 발표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고등학생으로 구성된 학민사조(學民思潮, Scholarism)를 이끌고 가두 시위와 정부청사 광장의 점거농성을 주도한다.

어린 학생들이 장기간 노숙까지 하는 것에 감화된 많은 홍콩 시민들이 본격적으로 농성에 가담했고, 이에 놀란 홍콩정부는 국민교육의 도입을 학교 재량에 맡기는 방식으로 변경한다. 조슈아가 홍콩 내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된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홍콩의 민주화 운동은, 2014년 행정장관의 직선제를 요구하는 이른바 '우산운동'의 기반이 된다.

여전히 10대의 어린 나이였던 조슈아 웡이 세계적인 인물로 부상한 것은, 우리가 익히 아는 것처럼 우산운동의 과정에서 다시 한번 상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TIME지 선정 '2014년 올해의 인물', 2015년 포춘지선정 '세계 최고의 지도자' 중 한 명, AFP 선정 '2014년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10인'에 뽑히고, 급기야 2017년엔 노벨 평화상 후보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홍콩의 근대 역사 속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 된 조슈아 웡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홍콩이 당면한 상황을 잘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한편 있다. 2017년 미국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 처음 선보인 '우산혁명:소년 vs. 제국'(Joshua: Teenager vs. Superpower)이다. 얼마 전엔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에도 공개되어 조용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골리앗에 대항하는 다윗', 혹은 '제국에 대항하는 소년'이라는 전형적인 영웅의 서사로 구성된 이 흥미로운 다큐는 분명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서사의 실제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의 홍콩이 자유민주체제를 기반으로 한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남을 가능성은, 솔직히 매우 희박해 보이기 때문이다.

'우산혁명:소년 vs. 제국' 예고편:https://www.youtube.com/watch?v=7lN9_mQq2mQ
나무위키 홍콩/역사 항목: https://namu.wiki/w/홍콩/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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