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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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호주부동산펀드 판매 안한 이유는 [손실위기 호주부동산펀드] 증권과 달리 고위험상품 분류…차이니즈월 장벽, 신탁본부 '매트릭스' 도입 안해

손현지 기자공개 2019-09-16 08:27:31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9일 13: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판매한 호주부동산펀드가 일부 손실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해당상품을 판매하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다. 상품 구조가 복잡한 탓에 사전에 리스트에서 배제된데다가 신탁본부의 매트릭스 체제가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9일 "문제가 된 KB able 펀드매칭형신탁(JB 호주NDIS 펀드)은 딜 소싱 전부터 내부적으로 고위험상품으로 분류됐다"이라며 "더욱이 KB증권신탁 상품은 은행 신탁부서에서 다루지 않는 별개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딜은 KB증권의 홀세일(Wholesale)부문 국제영업본부 산하 국제금융부가 주도적으로 소싱한 것으로 알려졌다. 딜 브로커로부터 소개를 받아 검토했으며 최종적으로 상품 담당 부서장과 준법감시인 등이 포함된 WM상품전략위원회와 신탁부문리스크위원회의 심의 과정을 모두 거쳐 판매가 결정됐다.

사실 딜 소싱 단계부터 KB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갈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JB 호주NDIS 펀드는 호주 중앙정부와 주정부의 예산으로 임대료 전액을 임호주 장애인복지제도인 NDIS(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에 따라 건설된 장애인전용주택(SDA, Specialist Disability Accommodation) 48채에 투자하는게 골자다.

국민은행의 대체투자상품팀 내부 '상품위원회'에서는 스크린 작업을 한 후 원금손실 위험 가능성을 인지해 판매불가 판결을 내렸다. 상품구조가 직접 투자가 아닌 운용사, 발행사, 판매사 등을 거쳐 유통돼 복잡한 탓에 고위험상품으로 분류한 것이다. 더욱이 딜 소싱을 주도했던 IB팀에서 발굴한게 아닐 뿐 더러 대출차주인 LBA 캐피탈(LBA Captial)도 2018년 설립된 신생회사였던 점도 영향을 끼쳤다.

최소 투자금액도 3억원으로 일반적인 해외부동산 사모펀드(1억~2억원)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통상적으로 부동산펀드는 투자자 입장에서 만기가 지난 후에도 부동산이 팔리지 않으면 부동산이 팔릴 때까지 원금 회수를 미뤄야하는 제약이 있다. 그런데 해외부동산의 특성상 환율 변동의 위험성에도 노출돼 있어 유동성도 떨어지는 데다가 중도 환매가 어려운 폐쇄형 구조인 만큼 은행에서는 섣불리 판매 대상에 올릴 수 없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외부동산펀드 중에서도 쉽게 구조화할 수 없는 상품이었고 KB증권에서도 손꼽히는 직원들 위주로 상품설명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 국민은행 옛 부지인 명동에 새로 들어설 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명동 부동산 펀드'를 KB증권과 공동 판매하기도 했지만 실질적인 협업이 잦은 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펀드 판매는 KB증권 WM부문이 아닌 '신탁본부'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그룹차원에서 신탁본부가 아직까지 매트릭스 체제를 이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증권과 은행 간 공동판매를 추진하기는 어려웠다. KB금융지주는 WM(자산관리), CIB(기업투자금융) 등에서 매트릭스 체제를 구축하고 있지만 신탁본부는 별개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과 증권간 협업을 도모할 수 없는 구조다.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회사는 차이니즈 월(Chinese wall, 정보교류 차단) 규제에 따라 이해상충의 소지가 있는 부서끼리는 사무실이나 출입구를 별도로 두는 장치를 둬야한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금융지주사들이 신탁부문은 협업체계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KB금융은 해외부동산펀드 등 비이자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그룹 간 상품 개발(펀드 또는 리츠), 사후관리를 함께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에 힘써왔다. 지난 2016년 말 WM부문을 매트릭스 조직 체제로 전환시켰으며 지난 2012년에는 '은행(IB부문)-증권-부동산신탁-자산운용사'를 잇는 CIB(Corporate Investment Banking)형태의 매트릭스 체제를 구축했다.

옛 주택은행이 쌓아온 방대한 부동산 관련 DB도 한 몫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국민은행의 해외부동산펀드 판매 잔액은 지난 7월 말 기준 5346억원으로 시중은행들 가운데 가장 활발했다.

지주차원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리스크 점검에 돌입했다. KB금융 관계자는 "KB증권의 호주부동산펀드 딜소싱을 했던 직원들이 사태 발생후 현지로 자금 회수를 위해 현지에 나가있는 상태라 계약내용 확인 등이 불가하다"며 "해당 사건의 진위여부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인데 투자자손실 최소화를 위한 선수습이 마무리되는데로 운용측인 JB금융지주와 리스크 관리를 위한 고객손실 예방 프로세스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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