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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협력사 투자 성적표]LG전자, 한국정보인증 20년 투자에 340%대 수익원금 일부 회수 후 유상증자로 재투자…무차입경영 '눈길'

김슬기 기자공개 2019-09-10 08:12:26

[편집자주]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모델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대기업과 협력사간 공동 연구를 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인을 만드는 것은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다. 더 나아가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를 하면서 관계를 더 공고하게 하는 모델까지 나오고 있다.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한 사례를 통해 상생 모델의 성적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9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20년가량 투자해온 한국정보인증에서 3배 이상의 투자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정보인증은 1999년 전자서명법이 통과되면서 설립된 기업으로 LG전자 외에도 삼성SDS, KT 등 9개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해 만들었다. 공동으로 출자한 곳 중 일부 기업은 이미 지분을 매각했으나 LG전자는 20여년간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LG전자의 한국정보인증 투자는 협력사 투자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LG전자는 1990년대말에서 2000년대 초반 온라인 시대를 맞아 공인인증서 시장을 열었던 한 축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 20억원을 출자했으나 2010년과 2017년에 일부 회수했고, 현재까지 300%가 넘는 수익을 냈다.

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LG전자가 보유한 한국정보인증의 지분가치(시장가치)는 77억2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말 지분가치인 75억8900만원에 비해서 2% 증가한 수치이다. LG전자의 분기보고서에 명시된 최초취득금액인 17억4500만원에 비해서는 343% 늘어났다.

LG전자 보유 한국정보인증 지분_최종

현재 LG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한국정보인증의 주식수는 201만247주이며, 지분율로 따지면 6.45%이다. 최초 투자시점이 1999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투자 20년만에 투자원금의 4배 이상으로 가치가 불어난 것이다.

한국정보인증은 1999년 7월 1일 전자서명법이 통과되면서 탄생한 회사다. 해당 법안은 공인인증서의 기초가 된 법으로 법안 통과 이후 공인인증서를 만들 기업이 필요했다. 이에 당시 삼성SDS, SK텔레콤, LG인터넷, 한국무선국관리사업단(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정보통신,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 다우기술, 일진, 제일화재해상보험(현 한화손해보험) 등 9개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해 만들어졌다. 각 20억원씩 투자해 자본금 200억원으로 시작했다. 지분율은 각각 10%, 주식수는 40만주로 동일했다.

LGEI(옛 LG전자)는 이듬해 11월에 LG인터넷이 보유한 한국정보인증의 주식을 지분참여 목적으로 매수했다. 2000년 11월에 LGEI가 해당 지분을 21억2240만원에 매수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2002년 4월 1일 LGEI을 분할하면서 LG전자가 신설됐고, 이후 LGEI은 ㈜LG와 흡수되면서 사라졌다. LG그룹의 분할 및 합병 등의 이슈 등으로 인해 LGEI가 보유한 지분은 현 LG전자에 귀속됐다.

설립 초기 한국정보인증은 인터넷 시장이 형성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경영적자를 나타냈다. 2002년 이후 영업수익은 100억원을 돌파했으나 2004년까지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05년이 되어서야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2009년 들어서 영업수익이 200억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 역시 40억원대를 넘기기 시작했다. 한국정보인증은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된 사업자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과점 체제라는 시장환경 속에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초기의 지분구조가 크게 변화한 시점은 2010년이었다. 그해 6월 한국정보인증이 50% 유상감자를 단행하면서 초기 투자금의 절반 정도를 회수할 수 있었다. 8월말에는 주식분할을 통해 보유지분수는 늘어났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LG전자가 보유한 지분의 수는 200만주로 늘었고 투자금은 9억원대로 낮아졌다. 지분율은 9.27%였다.

또 2010년에 주요주주였던 다우기술이 한국정보통신의 지분 9.37%를 인수하면서 지분율이 20%대까지 올라갔다. 2011년과 2012년에는 다우기술을 비롯해 계열사도 일진홀딩스, 한화손해보험, SK플래닛(직전까지 SK텔레콤이 보유) 등이 가지고 있었던 지분을 사들이면서 다우키움그룹이 4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삼성SDS, LG전자는 타 법인들과 달리 가지고 있던 지분을 정리하지 않았다.

LG전자 보유 한국정보인증 지분 변동

한국정보인증은 다우키움그룹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2014년 1월에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당시 공모가 1800원, 신주 540만주를 발행하면서 총 97억원 가량을 조달했다. 주당 1800원에 공모했으나 상장 첫날 3335원으로 마감하는 등 공모가 이상을 늘 유지해왔다. 증시입성과 함께 LG전자가 보유한 시장가치로 평가가 가능해졌다. 다만 발행주식수가 늘어나면서 LG전자의 지분율은 7.42%로 줄었다.

2014년에는 주당가치가 3475원으로 평가되면서 지분가치가 69억5000만원까지 높아졌다. 이듬해에는 주당가치가 1만원을 넘어서면서 보유지분가치가 217억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삼성페이 수혜주로 한국정보인증이 떠오르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던게 주요했다.

2016년에는 LG전자가 기존 주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28만9708주를 새롭게 취득하면서 지분율이 7.35%까지 높아졌다. 당시 LG전자는 주당 3920원으로 지분을 매입, 11억3600만원 가량을 썼다. 유상증자 참여 이후인 2016년말 지분가치는 130억원 가량으로 책정됐다. 기대와는 달리 5000원대 이상으로 주가가 올라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정보인증 주가

다음해인 2017년에는 지분가치가 114억원으로 감소했다. 주가는 2016년과 거의 동일했다. 이는 LG전자는 보유하고 있던 주식 28만여주를 매각하면서 지분가치도 덩달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후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유지하게 됐다. 현재 보유한 주식은 201만247주(6.45%)로 다우기술(33.66%)에 이은 2대주주로 올라가있다. 지난해에는 주가가 3000원대로 떨어지면서 지분가치 역시 76억원까지 내려왔다.

다만 시장 내에서는 한국정보인증은 국내 공인인증 서비스 1위 회사로 여전히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서비스의 매출 비중이 80% 정도로 크지만 생체 인증 솔루션, 기기인증 서비스 등의 신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정보인증은 무차입 경영을 강조해 총차입금보다 보유 현금성자산이 더 많아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으로 총차입금은 9억원이 채 안 되고 현금성자산은 616억원이다. 사실상의 무차입 경영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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