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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허민 고문 영입…노조 의식했나 원더홀딩스에 3500억 투자해 전략적 제휴…"게임개발 전반 컨설팅 역할 맡기기로"

서하나 기자공개 2019-09-11 08:19:17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9일 1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이 허민 대표를 영입하고 원더홀딩스에 3500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당초 넥슨코리아가 허민 대표를 직접 영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돌았지만 결국 고문 형식으로 자문을 받기로 했다.

3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면서 허민 고문을 영입한 것을 두고 게임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원더홀딩스와 누릴 시너지 효과가 그만큼 크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일각에선 노조 반발이 커지고 있는 넥슨코리아가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같은 선택을 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는 원더홀딩스에 3500억원 투자를 단행, 신주인수 방식으로 원더홀딩스 지분 총 11.1%를 확보하기로 했다. 넥슨코리아는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외부 고문으로 추대했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은 원더홀딩스의 게임 개발 자회사 원더피플이 아닌 지주사 원더홀딩스 지분에 그야말로 '투자' 개념으로 참여했다"며 "원더피플 게임개발과 직접 연관이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넥슨의 원더홀딩스와 제휴 및 허민 대표 영입 과정은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넥슨의 허민 대표 영입설이 처음 나온 것은 약 한달 전인 8월 초다. 당시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가 허 대표를 넥슨 경영진으로 합류시키기로 결정하고, 영입 절차를 진행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넥슨 측은 "전혀 아는 바가 없으며, 사실로 확인된 내용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허민 대표 영입이 대규모 인력감축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말까지 나오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허민 대표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위메프 공동대표를 맡았는데 당시 직원 550명 가운데 150명을 권고사직 형태로 내보낸 바 있다.

넥슨은 이어 8월 16일 기존 PC온라인 사업본부와 모바일 산업본부를 통합하고 통합 사업본부 산하에 9개 실무그룹을 둔 형태로 조직개편을 시행했다. 기존에는 플랫폼별로 조직이 구분된 형태였다. 넥슨은 당시 "넥슨이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조직개편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으며 별도의 인력감축 등은 없었다.

이 와중에 넥슨은 노조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김정주 대표는 넥슨 매각을 추진했는데 매각이 불발된 이후 중단된 프로젝트 인원의 재배치와 관련해 넥슨 측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결국 노조는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배수찬 넥슨노조 '스타팅포인트' 지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집회에서 고용불안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넥슨은 허민 대표 영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묘안을 찾기 시작했다.

원더홀딩스에 대한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양측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영입 효과는 높인 것이다. 원더홀딩스 지분을 투자한 것은 게임 개발사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원더홀딩스 산하 원더피플이나 에이스톰에 대한 투자가 직접 이뤄졌다면 넥슨코리아의 게임개발 자회사 종업원들에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조직개편과 맞물려 구조조정설이 제기될 수 있는 셈이다.

허민 대표가 고문 형식으로 추대된 것도 이같은 노조 및 종업원들의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업계에서의 영향력과 김정주 NXC 대표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허민 대표가 넥슨의 게임 개발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슨코리아는 현재 박지원 GCOO(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와 정상원 개발총괄 부사장 등이 줄줄이 사임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허 대표가 고문 자격이지만 넥슨 코리아의 게임 개발 방향 등에 입김을 더 많이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허민 대표 정도면 넥슨에서 최고 개발자 급도 약하다"며 "최소 공동대표나 사장 급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허민 대표는 1976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응용화학과를 졸업했다. 재학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2001년 네오플을 설립하고 2005년 PC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했는데 대규모 흥행에 성공했다. 허 대표의 대학교 선배이기도 한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던전앤파이터를 눈여겨보고 있다가 2008년 3800억원에 네오플을 인수했다.

던전앤파이터가 중국 등에서 크게 인기를 끌면서 네오플은 지금까지도 넥슨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넥슨 전체 영업이익(9806억원)보다 자회사 네오플 영업이익(1조2156억원)이 더 많았다. 허 대표는 네오플을 매각한 자금으로 2010년 소셜 커머스 회사 위메프를 창업했다. 2011년부터 2014년에는 매년 30억원 수준 사비를 들여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를 운영할 정도로 야구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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