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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NRDO의 재발견]머크 출신 '과학대사'의 창업…글로벌 네트워킹 강점③란드바이오사이언스, 독일·대만서 후보물질 도입 개발 VIPCO형 모델로 면역항암제 개발

조영갑 기자공개 2019-09-19 08:19:13

[편집자주]

개발전문 바이오 벤처인 NRDO가 조명을 받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융성하던 NRDO의 생태계가 국내에도 확산될 전망이다. 신약 개발에만 올인하던 바이오 산업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뜨고 있는 한국 NRDO 업체를 조망해 한국 바이오 산업의 지형도를 그려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1일 09: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보스톤의 Zafgen은 NRDO 모델의 전형으로 꼽힌다. 전임상 단계의 물질을 이전받아 임상 2상까지 개발한다.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가져와 개발에만 집중한다는 의미에서 VIPCO(Virtual Integrated Pharma Company ·가상개발회사)라고도 불린다. NRDO의 초기모델로 불리는 사업이다. Zafgen은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개발한 이력에 힘입어 2014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3조원 수준이다.

란드바이오사이언스(이하 란드바이오)는 국내 대표적인 VIPCO로 꼽힌다. 해외에서 기술이전한 후보물질을 빠르게 개발해 임상 1상 혹은 2상 단계에서 빅파마에 이전하는 모델이다. 2015년 김규찬 대표가 설립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신약개발 원로다.

소아과 및 면역학(Immunology)전문의 출신인 김 대표는 1975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 UCLA에서 수련을 받았다. 이후 국내 대학병원과 국립보건원등을 거쳐 2007년부터 8년 간 글로벌 빅파마인 Merck 연구소에서 전 세계 15인으로 구성된 사이언스 앰베서더(Science Ambassador)를 지냈다.

Merck는 면역항암제 분야 세계 1위의 기업이다. Merck는 사이언스 앰베서더라는 독특한 제도를 운영하는데, 우리말로 옮기면 일종의 '과학책임대사'다. 전 세계에 Merck의 전권을 위임 받아 파견돼 유망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대표적인 신약이 자궁경부암 블록버스터 백신인 '가다실'이다. 김 대표는 2007년 Science Ambassador로 위촉돼 300여 건의 혁신기술을 발굴하고, 3건의 기술이전 개발을 주도했다.

NRDO란 비즈니스 모델은 이제 막 바이오 산업과 자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NRDO 산업은 신약 물질을 직접 개발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기술력이 뒤쳐지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Merck 과학책임 대사 출신 인사가 주목한 비즈니스란 점만 봐도 재평가를 받을 만 하다. 란드바이오도 조만간 라이선스아웃 성과를 낼 전망이다.

란드파이프
란드바이오사이언스의 이뮨온콜로지(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 해외서 후보물질 도입하는 전형적인 개발전문 NRDO

미국과 전 세계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김 대표는 란드바이오를 설립하고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5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속도가 빠른 후보물질은 대만과 독일에서 라이선스 인(기술도입)한 물질이다. 김 대표는 현재도 미국이나 유럽 시장을 물색하면서 유망한 후보물질을 검색하고 있다.

대표 파이프라인은 이뮨온콜로지(면역항암제) 계열의 SCR430이다. STAT3 활성억제 면역·표적 이중항암제다. 지난해 대만의 슈프림큐어파마(SP)사로부터 기술이전 받아 공동개발하고 있는 신약후보물질이다. 암 세포를 직접 공격해 사멸하는 동시에 여러 악성 암에서 암 성장과 전이를 유발하는 STAT3의 활동을 억제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연구에서 STAT3가 고형암 등 다수 암에서 과발현 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김 대표는 "2013년부터 STAT3와 관련한 스터디와 리서치를 해오면서 이를 억제시킬 수 있는 매커니즘 물질이 유망하다고 판단했다"면서 "항체, 천연물, SCR430 3개를 두고 연구를 진행한 결과 SCR430이 가장 효과가 좋았다"고 밝혔다. 동물실험에서 간암 표적치료제인 바이엘의 넥사바(Sorafenib)보다 PFS(무진행생존기간)과 OS(전체생존기간)이 우수하게 나왔다.

현재 임상1상 진행 중이며, 내년 8월쯤 2상을 위한 IND(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하고, 연말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외에도 Dual RTK 활성억제 면역·표적 이중항암제를 2017년 독일 LDC사에서 들여와 공동개발하고 있으며, 난치성 천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등의 파이프라인이 초기 스테이지에서 개발되고 있다.

◇ 개발경력 도합 200년 육박하는 베테랑 바이오텍

란드바이오의 인력 운용은 '프로젝트 매니징'에 방점이 찍혀 있다. 각 분야에서 풍부한 경력을 갖고 있는 베테랑들이 외부 연구기관이나 임상기관 등을 컨트롤 하면서 가상 운영(virtual operation)한다. 김규찬 대표는 40년 경력의 면역학 전문가로서 후보물질 발굴, 임상 POC(병리검사) 부분을 컨트롤 하고 있다. 현재 SCR430에 대한 POC를 위해 STAT3가 과발현되는 환자들을 선정하고, 향후 전체적인 IND 패키징을 구성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 데이터가 LO의 핵심 데이터가 될 전망이다.

란드바이오핵심인력
왼쪽부터 김규찬 대표, 문한림 개발본부장, 구일회 연구부소장, 배진건 고문

눈에 띄는 인력은 SCR430의 전체적인 임상 디자인 전략 구축을 담당할 문한림 박사다. 문 박사는 항암제 개발 전문가다. 사노피, GSK 등에서 15년 간 항암제 개발 업무, US NIH/FHCC(미 국립건강보건원) 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가톨릭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지내고 있다. SCR430의 임상 전략을 위해 임상개발본부장으로 영입됐다.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구일회 부소장은 식약처를 거쳐 서울아산병원 신약개발센터 부소장을 지낸 화학, 합성 전문가다.

이와 더불어 임상을 크로스 체크할 원로 그룹도 란드바이오의 강점 중 하나다. 바이오 업계의 마당발로 통하는 배진건 박사가 주 2회 란드바이오의 임상 진행상황을 체크하면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배 박사는 쉐링프라우 연구위원, JW중외제약 연구총괄 전무, 한독 상임고문 등을 지낸 약리생화학 전문가다. 한국GSK 부사장, 삼양사그룹 부사장,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센터 소장을 지낸 이동호 박사 역시 란드바이오의 임상에 조언하는 자문역이다.

김규찬 대표는 "3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들이 프로젝트를 매니징하고, 회사 외부기관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게 우리의 강점"이라면서 "오랫동안 개발업무에 몸담았기 때문에 초기 후보물질부터 혁신신약으로서 시장에 얼마나 어필할 것인지의 가능성을 보고 접근한다"고 말했다.

란드바이오는 내년 2월 SRC430의 1상 데이터가 나오는 시점에 맞춰 라이선스 아웃을 고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구체적으로 사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3~4 곳의 글로벌파마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글로벌 사업개발, 임상PM를 담당할 전문가를 물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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