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7(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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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사업구조 개편]1년만에 '1.2조' 부실사업 정리했다예년대비 손상차손 대폭 확대, SNG·CEM 등 부실사업 철수 영향

최은진 기자공개 2019-09-17 09:54:49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6일 10: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구조조정은 과감했다. 취임한지 불과 1년만에 구조조정으로 쳐낸 사업만 포스코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1조2000억원 규모다.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거나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규모와 상관없이 정리했다. 그룹으로 확대해서 살펴보면 수조원의 투자금이 공중분해 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실질·실행·실리'를 경영철학으로 공언한 최 회장식 구조조정이 추진된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줄곧 재무 및 기획부서에서 근무한 '재무전문가'로 통한다. 회장 선임 당시 '비(非) 철강인'이라는 꼬리표가 포피아(포스코+마피아)와는 거리가 멀다는 기대감을 줬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80조원 규모의 포스코그룹을 이끌 적임자로서 불안하다는 시각도 있었다. 특히 전임인 권오준 전 포스코그룹 회장 시절 최 회장이 가치경영실장으로 구조조정을 이끌었던 만큼 2차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이란 불안감도 공존했다.

예상대로 최 회장은 권 전 회장 시절 단행했던 구조조정을 더욱 강도높게 추진하고 있다. 그는 취임하면서 임직원들에게 경영원칙으로 '실질·실행·실리'를 공표하며 과감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숫자에 기반해 실질적인 실리를 따지고, 이에 충족되지 않는 사업은 빠르고 과감하게 정리하겠다는 의지로 업계는 해석했다.

최 회장 취임 후 1년간 구조조정으로 발생한 회계상 손상은 포스코 개별기업으로만 따져보면 약 1조2000억원 안팎의 규모로 추산된다. 최 회장 취임 전까지만 해도 연간 약 2000억~3000억원 정도의 유·무형 손상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실이 대폭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포스코4

첫 구조조정은 지난 2009년 시작한 합성천연가스(SNG·Synthetic Natural Gas) 사업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지만, 셰일가스 등의 여파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연간 천억원대의 적자가 이어졌고, 결국 사업을 이어나가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10년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SNG 설비 일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음에도 포스코는 8800억원의 장부가 손상차손을 떠안았다. SNG 사업 투자금 1조2000억원 중 73%가 공중분해 된 셈이다.

지난 2007년 순천에서 시작한 마그네슘 사업 역시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사업 시작 당시 마그네슘은 철과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높고 가볍다는 장점으로 신소재로 주목 받았다. 이에 포스코는 전남 순천 해룡공단에 국내 최초로 생산공장을 짓고 상업생산에 돌입한 데 이어 강릉에도 관련 설비를 마련했다. 그러나 강릉공장이 환경문제가 불거지면서 일찌감치 생산을 중단했고, 순천공장 역시 마그네슘의 가격 경쟁력 저하로 외면받으면서 적자가 이어졌다.

이 사업에 들인 투자금은 연구개발(R&D)비용과 강릉공장의 환경복구비용 등을 포함해 총 2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순천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순천시, 폭스바겐 등 협업했던 파트너들과의 이견이 있어 당분간 회수가 불가능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순천시는 포스코에 추가 지원금을 요구하고 있고 폭스바겐은 마그네슘 사업을 유지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밖에 포스코는 페로실리콘(Fe-Si) 생산공장의 매각을 추진하면서 투자금 1400억원 대부분을 손실로 떠안았다. 또 독일 지멘스와 특허소송까지 있었던 포스코 독자개발 기술력의 자랑인 '압축연속주조압(CEM)'도 약 1000억원 안팎의 투자가 이뤄졌지만 올 초 매각이 결정되면서 생산라인이 중단됐다. 이에 660억원의 손상이 회계장부에 반영됐다.

해외 현지법인도 구조조정을 비켜가지 못했다. 중국에 위치한 'POSCO(Guangdong) Coated Steel'과 태국의 'POSCO Thainox Public Company Limited'도 적자가 이어진 데 따라 최근 매각 등을 통해 정리됐다. 장부상 발생한 손상은 각각 65억원, 1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일부 매각자산을 제외한 투자금 대부분을 손실로 반영했다.

최 회장이 부임하자마자 조 단위 사업을 빠른 속도로 쳐낼 수 있는 것에 대해 업계는 그가 가진 이름표에 주목한다. 재무 전문가·비철강인·비포피아 등 그의 스펙이 그간 포스코가 정권과의 유착 하에 쌓았던 부실사업을 가차없이 정리하는 추진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내부소통이나 사업 시너지, 성장동력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이 부임한 이후 상당히 빠르게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가 전임 회장 시절 진행하던 구조조정에 더욱 힘을 실어준 것"이라며 "취임하자마자 불과 1년만에 조단위 사업을 쳐낼 수 있는 과감함에 대해 업계는 꽤 놀랍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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