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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TV 화질 전쟁…배경은 '수익성' 탓? LG전자, 2Q 영업이익 41% 감소…"상대 TV 문제점 찾는데 시간 걸린 것일 뿐" 해명

이정완 기자공개 2019-09-18 08:31:08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7일 1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8K TV 해상도 논란 2라운드가 벌어졌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19 에서 화질 논쟁이 불거진데 이어 서울에서 양사가 각각 설명회를 열고 상대방을 비방했다.

화질 논쟁은 해묵은 이슈다.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화질 논쟁을 벌여 왔다. 이번 논쟁은 새로운 기술이나 신형 TV가 나온 뒤 벌어진 게 아니다. 특별한 이슈가 있던 상황도 아니다.

증권업계에선 LG전자가 수익성 하락에 대응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고육책을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공교롭게 LG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TV부문에서 수익성을 유지하는 중이다.

이정석 LG전자 HE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는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를 가졌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인 QLED가 8K 해상도에 못미친다는 점을 지적하며 비교 시연을 했다. 우주 공간의 별이 흐르는 모습을 재연한 화면에선 OLED는 완벽한 블랙을 선보인 반면 삼성전자 QLED는 작은 입자로 표시되는 별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LG전자의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는 2019년형 삼성 QLED 8K TV의 화질선명도(CM·Contrast Modulation)가 2018년형 TV에 비해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표준규격에 따라 CM이 50% 이상을 충족해야하는데 삼성전자 8K TV의 CM은 12%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 TV의 선명도를 지적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상무는 삼성 QLED 8K TV의 화면을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하며 "처음에 현미경 초점이 안 맞은 줄 알았다"며 흐릿한 화질을 비판했다. LG전자는 백라이트가 있는 LCD TV 특성상 OLED TV에 비해 부진한 시야각을 개선하기 위해 CM을 낮추는 대신 시야각 개선을 택한 것으로 원인을 분석했다.

이번 행사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의 2분기 말 실적이 1분기 대비 줄어 고육책을 쓴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LG전자 HE사업본부의 2분기 매출은 3조6712억원, 영업이익은 2056억원으로 1분기 매출 4조237억원, 영업이익 3465억원과 비교해 각 9%, 41%씩 줄었다. 1분기와 2분기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영업이익·영업이익률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률은 6% 선으로 전년 동기 11%, 지난해 1분기 14%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LG전자 HE본부 실적 추이

시장 점유율 격차가 확대되는 것도 LG전자의 해상도 공격의 원인으로 꼽혔다. 상반기 말 삼성전자의 금액 기준 TV 시장 점유율은 29.2%(자체 추정치), LG전자는 16.3%(자체 추정치)를 기록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의 TV 시장점유율은 31.5%(IHS마킷 기준)로 격차가 지속해서 벌어지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계 QLED TV는 212만대, OLED TV는 122만대가 판매됐다.

이정석 상무는 "만약 올해 1분기에 삼성 QLED 8K TV의 문제점을 찾았다면 그 때 바로 비교 시연을 했을 것"이라며 "경쟁사 8K TV를 분석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날 기술설명회 내내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이같은 설명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도 수익성 하락 탓에 비교 시연 설명회를 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이익 감소로 인해 독기를 품고 경쟁을 선포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며 "통상 월드컵 같은 대형 이벤트가 있는 다음 해에는 TV 판매가 줄어 이익 감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HE사업본부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영업이익이 급감한 바 있다. 2014년 매출 19조3786억원, 영업이익 5113억원을 기록했던 HE사업본부는 이듬해 매출 17조3976억원, 영업이익 573억원으로 각 10%, 89%씩 감소했다. 올해도 2015년과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정석
이정석 LG전자 HE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 상무(오른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질의응답에 나서고 있다.

이날 오후 삼성전자도 서울 서초구 R&D 캠퍼스에서 8K 화질 설명회를 열어 반격에 나섰다. 조성혁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 상무는 LG전자의 공격 원인을 무엇으로 분석하냐고 묻는 질문에 "이유를 잘 몰라 당혹스럽다"며 "저희는 저희가 할 일을 하기에도 바쁘고 판매와 개발에 집중해야하는데 너무 소모적으로 논쟁에 나선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수차례 언급한 CM에 대해 1927년에 발표된 개념으로 물리적으로 화소수를 세기 어려운 디스플레이나 흑백 TV 해상도 평가를 위해 사용된 개념이라며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선 CM을 화질 척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발표자로 나선 용석우 삼성전자 VD사업부 상무는 "물리적으로 화소수가 확보된 현재 상황에서 CM값으로 해상도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LG전자의 TV를 비교 시연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8K 콘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재생했는데 LG전자 OLED TV에서 화면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 모습이 연출됐다.

용석우 상무는 CM 감소에 대한 질문에 "CM을 희생해 시야각을 올렸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CM이 화질 척도가 아니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8K TV CM을 측정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VD사업부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VD사업부는 올 2분기에 매출 6조원에 영업이익 45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4430억원에 비해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8%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안정적인 이익률로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는 중이다.

삼성전자 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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