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6(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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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 vs 시중은행, 동아탱커 처리방안 갈등 M&A 실패, 경영정상화 불투명…선박 매각 카드 '만지작'

고설봉 기자공개 2019-09-19 09:35: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8일 13: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해운사 동아탱커의 처리 방안을 두고 채권단 내부의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M&A를, 시중은행들은 선박 매각을 각각 주장하고 있는 탓이다. 이 같은 채권단 내 갈등은 구조조정을 통한 국적선사 효율화에 대한 시각차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해운재건' 계획을 실천하는 방법론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펴며 대립하는 양상이다.

법원은 지난 10일 동아탱커 M&A를 입찰방식으로 변경하라고 권고했다. 기존 자비스자산운용과 진행되던 M&A가 결렬되면서 매각작업이 멈췄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회의를 열고 동아탱커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재검토 하기로 했다. 다만 동아탱커에 대한 법원의 회생개시 인가가 나지 않은 상태다. 선박 소유권이 모두 SPC에 있기 때문에 선박 매각에 대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법인 M&A와 선박 매각 등 동아탱커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M&A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선박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로 기울고 있다. 법원이 입찰을 통한 M&A를 추진을 권고한 만큼 당분간 원매자 찾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지만 부실이 누적된 동아탱커가 새주인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는 게 해운업계의 중론이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입장차는 얼핏 투자금 회수에 대한 '니즈'에서 비롯된 것으로 읽힌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선박금융을 회수해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 것이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선박 12척이 사실상 동아탱커가 보유한 자산의 전부이기 때문에 선가가 더 하락하기 전에 매각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책은행은 오히려 느긋한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선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간에 본질적으로 해운업 구조조정에 대한 시각차 때문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책은행은 대주주 교체를 통해 법인(해운사)을 존속 시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반면 시중은행은 해운사가 가지고 있는 유·무형자산(선박, 영업권 등)을 다른 국적선사에 매각해 국내 해운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쪽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시각차가 존재하는 가장 근본 원인은 '동아탱커의 회생 가능성'이다. 시중은행은 동아탱커의 주력사업인 '대선영업'이 선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낮아진 상황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실제 동아탱커는 화주와의 계약을 통해 화물을 실어나르는 화물영업보다 배를 다른 선사들에 빌려주는 대선영업 비중이 월등히 높다. 지난해 매출 중 화물수송매출 비중은 20.38%로 떨어졌다. 쉽게 얘기해 동아탱커는 해운업이 아닌 임대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동아탱커 매출대비 화물영업 매출 추이

해운경기가 좋을 때는 선박금융을 일으켜 선박을 건조하고, 이를 다른 해운사에 빌려주는 대선영업은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었다. 하지만 해운경기가 하락하고, 글로벌 해운시장에 선복량이 늘어나면서 대선영업은 해운사 부실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 선박을 신조발주하기 위해 과도한 부채를 일으킨 만큼 감당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많지만 대선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대거 줄었기 때문이다. 동아탱커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말 기준 동아탱커의 순차입금은 5701억원가량이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 357억원을 달성했지만 금융비용으로 354억원을 지출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동아탱커는 선박금융을 이용해 배를 건조한 뒤 (배를 빌려주는) 대선사업에 집중하면서 과도한 빚을 지게됐고, 이에 따른 금융비용 지출이 영업이익과 맞먹었다"며 "배값이 오르면 배를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배값이 하락하면서 영업구조 자체의 리스크가 커진 것이 동아탱커가 부실해진 이유"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M&A를 통해 대주주 및 경영진을 교체하고, 경영을 정상화해 선박금융을 회수하는 중장기 계획은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국책은행이 나서 국적선사 중 영업력이 탄탄하고, 재무구조가 좋은 해운사에 동아탱커의 자산을 합치는 쪽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량한 선사를 중심으로 체급을 키워 글로벌 대형선사와 경쟁해야 한다는 논리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사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선복량을 늘리고, 규모의 경제를 무기로 전세계 해운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국적선사들도 포트폴리오가 갖춰지고, 수익을 내는 탄탄한 회사를 중심으로 군소 해운사를 합치는 쪽으로 구조조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해운경기가 더 나빠질 때는 개별 선사의 펀더멘털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해운사간 치킨게임이 벌어졌을 때,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가 해운사 존립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과정을 거친 뒤 살아남은 해운사가 해운경기 상승기에 대규모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은행들과 M&A 및 선박 매각 등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 등과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도 "최근 구조혁신펀드로의 매각이 불발되면서 시중은행에서 반발하고 있지만, 법원 절차 내에서 본입찰을 통해 매각을 시도하는 게 수출입은행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동아탱커 실적 및 차입금 현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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