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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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영업 강자' 우리은행, 국민연금 유치로 전화위복 [은행 기관영업 진단] ①2003년 업계최초 기관RM 도입, 서울시1금고 대신 구금고 20개 사수

손현지 기자공개 2019-09-23 08:46:00

[편집자주]

은행들이 기관영업에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리테일영업 기반이 약해지면서 장기간 금융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우량 고객 선점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시금고, 법원공탁금, 연금 외에도 협회나 구청 등도 주거래은행 선정시 입찰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5대 은행의 기관영업 성과와 전략 등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8일 16: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의 기관영업 조직의 역사는 상당히 길고 탄탄하다. 서울시금고의 자금(지난해 말 기준 32조원)을 100년 넘게 독점 운용해 온 노하우를 기반으로 업계 최초로 기관RM제도를 선도했으며 작년에는 '세계 3대 연기금의 주거래은행'이란 타이틀까지 거머쥐기도 했다. 손태승 행장 또한 취임과 동시에 기관영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최근에는 법원 공탁금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은행 기관영업 조직의 탄생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관영업사업단'이란 이름으로 신설됐던 조직은 '기관영업팀'과 '공금영업팀' 두 개의 부서 체제로 시작했다. 당시 은행권 최초로 기관영업 전문인력인 IRP(기관RM)를 구성하며 업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듬해 2004년에는 기관고객본부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후 기관고객본부의 규모는 점차 확장됐으며 조직의 위상도 올라갔다. 지난 2007년 본부 내 기존 '팀'을 부서(기관영업전략부, 공금영업부)체제로 바꿨다. 그로부터 10년 뒤, 2017년 10월에는 공무원연금공단 주거래은행을 선정되면서 '그룹'으로 격상됐다. 작년부터는 내부적으로 국민연금부가 추가 신설됐으며 이로써 현재 3부서(기관영업전략부, 공금영업부, 국민연금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은행 기관영업 조직도

조직 규모는 시중은행들 중 가장 덩치가 크다. 기관그룹은 현재 최홍식 부행장을 주축으로 총 56명의 팀원이 유기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관영업전략부는 그룹의 '등대' 역할을 수행한다. 은행 규정에 의거해 유관부서와 입찰규모 등을 사전에 협의하고 참여시 기회비용을 고려해 방향성을 정해주는 것이다.

공금영업부는 시·도금고와 공공기관, 법원공탁금 등의 자금 보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시2금고와 구청 금고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년 5월 우리은행의 전신인 조선경성은행 시절부터 103년동안 유지해왔던 서울시1금고 운영권을 뺏겼지만 서울시 관내 총 25개의 구청 중 20개(18개 단수금고, 2개 2금고) 금고 사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부는 국민연금 183만 가입자에 대한 대금 수납, 436만 수급자에 대한 연금 지급, 기금운용 계좌·국고금 관리 등 업무를 맡고 있다.

기관영업의 무게추는 기존 공금영업부에서 최근 들어 '국민연금부'로 옮겨가고 있다. 작년 3월부터 600조가 넘는 자산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을 맡게 됐다. 향후 최대 5년간 주거래은행 지위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공단의 연금보험료 수납 업무, 연금급여 지급, 본부 자금관리, 운용자금 결제 등의 업무를 전담하고 있으며, 공단측의 경영지원시스템 고도화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자산관리, 재무회계 등 업무 개선에 역량을 쏟고 있다.

업계에서 국민연금공단 주거래은행 지위는 '알짜배기'로 통한다. 선정되면 시장에 은행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데다가 향후 시·도 금고나 타 기관을 신규 유치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다. 2007년부터 10여년간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지위를 사수해오던 신한은행이 서울시금고, 인천시금고를 포함해 다양한 입찰 발표에서 강조하던 부분이기도 하다.

당시 우리은행은 입찰을 앞두고 치밀한 전략을 세웠다. 국민연금이 투자수익률 못지 않게 자산의 안정적 운용과 보안에 주안점을 둔다는 점을 캐치한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주에서 진행된 발표장에서 그동안 서울시 주거래은행을 맡으면서 고객정보가 유출된 경험이 없고, 타은행 대비 IT설비 투자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심사위원들을 공략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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