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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를 움직이는 사람들]대체투자 '첨병' 신준현 대표, 흑자행진 '주도'⑩메리츠대체투자운용, 설립 이후 3년간 흑자…증권·화재·캐피탈 등 계열사 협업 모색

이효범 기자공개 2019-09-23 13:07:00

[편집자주]

2011년 금융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메리츠금융. 그로부터 채 10년도 지나지 않아 자산규모가 40조원 넘게 불어났다. 단기간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건 비효율에 대한 경계였다. 거침없는 구조조정에 이어 파격적인 보상체계를 접목해 메리츠만의 '성과주의 DNA'를 탄생시켰다. 그 변화를 주도해온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0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준현 대표(사진)는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현 메리츠대체투자운용)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해외 부동산 전문 운용사를 표방하며 올해 상반기까지 펀드 설정액을 2조5859억원으로 키웠다. 신생 운용사를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벌어들인 잉여금만 30억원을 웃돈다. 자본금 50억원을 전액 출자한 메리츠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성투'한 셈이다.

신준현
시장 상황이 신 대표에게 우호적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2016년부터 우리나라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해외 부동산 투자는 신중한 그의 스타일에 비춰봤을 때 오히려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이 실물 부동산 투자보다는 부동산을 담보로 잡은 대출채권에 투자에 집중해온 것도 과열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물 부동산 투자에 비해 운용보수가 낮지만 리스크를 줄이는 길을 택했다.

이같은 여건 속에서도 흑자기조를 유지해온 건 신 대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는 일이었다. 신 대표는 1972년생으로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스탠포드대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에버랜드 기획팀, 하나자산운용 투자팀 등을 거쳐 부동산과 관련된 업무 경험을 쌓았다. 이어 현대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부동산투자본부 총괄을 역임했다.

현대자산운용 시절에도 해외부동산 투자 규모를 2조원 넘게 키운 장본인이다. 2015년까지만해도 우리나라의 해외 부동산 펀드 전체 설정액 규모는 12조원 수준이었다. 신 대표는 모회사인 현대증권과 함께 현대자산운용이 KB금융으로 매각되면서 거취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이 와중에 메리츠금융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금융은 애초에 부동산 자산운용사 설립을 염두에 두고 신 대표 영입을 타진했던 것은 아니다. 메리츠종금증권에서 일할 부동산 투자 전문가를 영입하는 게 주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을 설립된 배경에는 신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 영입 제안을 받았던 신 대표는 경영진에 부동산 운용사 설립을 역으로 제안했다.

신 대표는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운용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해외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대체투자 자산을 직접 소싱할 수 있는 역량과 노하우를 갖췄다. 브로커를 통해 해외 부동산 물건을 소개받는 것과 달리 해외 금융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물건을 발굴했다. 여기에 국내 연기금, 공제회 등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네트워크로 투자자 모집도 자체적으로 가능했다.

메리츠종금증권에서도 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겠지만, 그동안 쌓아왔던 기관투자가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게 당시 그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신 대표의 당찬 제안은 인재에게 믿고 맡기는 메리츠금융 경영진에게 오히려 신뢰감을 줬던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16년 2월 자본금 50억원에 메리츠부동산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이어 같은 해 6월 전문투자형사모펀드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의 초기 인력은 5명이었다. 신 대표를 비롯해 4명이 그동안 손발을 맞춰왔던 현대자산운용 출신들로 꾸려졌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그동안 미국 핵심지역의 굵직한 부동산 딜(Deal)에 참여했다. 미국 오피스인 '245 파크 애비뉴(245 Park Avenue) 빌딩'을 담보로 한 중순위 대출채권에 2300억원 가량 투자한 사례도 주목할만하다. 이 건물 매매가격은 2조5000억원으로 당시 미국 오피스 거래 중 가장 규모가 컸던 딜이다. 뉴욕 맨하탄 내 센트럴파크 인근에 위치한 '센트럴 파크 타워(Central Park Tower)' 개발사업에 1000억원 가량 투자했다. 이같은 딜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신 대표가 현지 금융기관과의 오랜 네크워크를 유지해왔기에 가능했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의 투자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지역의 경기 흐름을 읽고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할지, 보수적으로 투자해야 할지를 판단한다. 최근 몇년동안은 다소 보수적인 관점으로 시장을 보고 있기 때문에 대출채권 위주의 투자를 실시했다. 지역별로도 유럽에 비해 안정적으로 보고 있는 미국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이 부동산 자산운용사로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그가 앞으로 추진해 나갈 일들은 더욱 많다. 가장 핵심적인 역할은 메리츠 계열사들에게 양질의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 등이 모두 메리츠대체투자운용 펀드의 투자자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굳이 따지자면 부동산 자산으로 삼성생명, 증권 등의 자금을 운용하는 삼성SRA자산운용의 역할에 빚댈 수 있다.

신 대표가 계열사들의 대체투자 물건에 투자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양한 투자처 제공을 위해 실물 부동산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 가격에 대해서는 4~5년 사이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대신, 10년 이상으로 장기 투자할 수 있는 물건을 물색 중이다.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이 계열사들에 안정적인 투자처를 제공하는 만큼 메리츠종금증권이나 메리츠화재의 경쟁력도 높아지는 셈이다.

나아가 그룹 계열사 자금을 바탕으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해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프로젝트성 펀드로 특정 물건에만 투자하는 일회성 이벤트라기보다는 여러 부동산, 인프라 자산에 분산투자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일정수준의 수익률을 꾸준히 창출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계열사 자금에 의존해 외형을 키우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을 공모 부동산 펀드 운용사로 발돋움 시키겠다는 밑그림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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