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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디자인 오류? "설계·실행 모두 엇박" 헬릭스미스, 약효 왜곡으로 결론 도출 불가능…임상 퀄리티 유지도 실패

서은내 기자공개 2019-09-24 16:39:44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4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헬릭스미스가 임상 3상에서 결론 도출에 실패한 것을 둘러싸고 바이오업계 안팎의 의견이 분분하다. 헬릭스미스 측은 이번 임상보다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후속 임상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신약 연구개발 업계에서는 이번 임상의 실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23일 임상 3상 탑라인 결과에 대한 자료를 내고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위약과 약물군 간 혼용 가능성이 확인돼 별도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약효가 크게 왜곡돼 명확한 결론 도출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또 "후속 임상 3상(3-2)을 보다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며 이번 임상보다 2~3배 작은 규모로 2~3개 진행하는 식으로 2022년 1분기까지 임상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헬릭스미스의 결과 발표에 대해 업계에선 사실상 임상 실패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우선 FDA 신약허가 신청의 요구 조건인 임상 3상의 디자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 실수라는 의견이다. 일반적으로 암 이외의 질환의 경우 미국 FDA에 BLA(신약 허가 신청) 절차를 밟으려면 임상 3상에서 두 가지의 동일하거나 비슷한 임상 설계를 가진 두 개 이상의 별도 임상실험을 해야 하는 게 원칙이다. 이 임상실험들을 동시에 진행해야하는 상식을 깨고 헬릭스미스는 이번 임상 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추가 임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한 바이오벤처 사업개발 담당자는 "미국 FDA에서 3상 이후 특정 적응증으로 신약 승인을 받으려면 비교 약재만 다른 동일한 임상 시험 두 개를 진행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임상 3상 진행으로 미국에서 신약 승인을 받고자 한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 임상의 유효성에 관한 부분도 문제 요인이다. 그나마 진행한 하나의 임상마저도 위약 대비 임상 약의 우월성을 확인할 유효성 입증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위약을 투약했다는 환자의 혈중에서 시험 약의 성분이 확인됐다. 데이터 확인 결과 위약과 실제 약물이 환자에게 섞여 들어갔다는 것이다.

기대했던 유의미한 결과 확인이 부족하다보니 다른 가능성을 찾은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진행한 임상 실험 결과의 실제 분석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데이터가 나타났다. 기대한 위약 대비 효과는 없이 이상한 데이터가 확인됐고, 로우(raw)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애당초 약이 잘못 투여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헬릭스미스의 임상운영의 퀄리티가 제대로 유지되지 못했고 이같은 사실도 이제서야 알아차렸다는 것은 이번 임상의 실패를 인정하게 하는 가장 큰 배경이다. 임상 과정에서 약물 혼용 가능성이 없도록 체크하고, 상황별 대응책을 확인, 실행할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상장 바이오텍 전략기획 총괄은 "혈중에서 해당 실험 약물이 검출된 것으로 볼때 기존 설정과 같이 플라시보(위약)가 투약된 게 아니라 실험 약이 투여됐다는 것을 뜻하는데, 정상적인 임상실험에서 위약과 시험약이 이처럼 혼용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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