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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이노베이션허브, 디지털 DNA 구축 ‘첨병’ [금융권 핀테크랩 전략] ④은행·증권·보험 전 계열사 유기적 참여… 내달 미국서 피치데이

진현우 기자공개 2019-10-08 09:51:29

[편집자주]

금융권 핀테크랩은 의무에서 전략이 되고 있다. 혁신 기술을 갖춘 핀테크 스타트업을 확보하는 것이 금융사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부 기조에 맞춰 시작했던 핀테크랩은 이제 1세대, 2세대를 넘어 3세대에 들어섰다. 출범 5년차를 맞은 금융권 핀테크랩의 성과와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30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는 2015년 3월 금융권 최초로 스타트업 금융지원 프로그램인 핀테크랩을 선보였다. 올해로 출범 5년차를 맞은 KB핀테크랩 위상은 매년 격상됐다. 그룹의 디지털 경쟁력 확보와 내재화를 위한 첨병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핀테크랩은 국민은행 건물에서 강남에 위치한 공유오피스로 옮겨가며 그룹 내 위상과 입지가 달라졌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자유로움을 표방하는 스타트업과 보수적인 은행업 사이 보이지 않던 벽도 허물었다.

핀테크랩 명칭도 KB이노베이션허브로 변경되며 브랜딩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특히 KB이노베이션허브는 자체적으로 선발한 스타트업을 ‘KB스타터스'로 부른다. KB금융과 함께 출발선(Start)상에서 언젠가는 별(Star)처럼 빛나는 스타(유니콘기업)가 될 수 있다는 중의적 의미가 함축돼 있다. KB스타터스란 개념 자체를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다.

KB이노베이션허브 1
KB이노베이션허브 공유오피스

KB이노베이션허브가 4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정립해 온 사업 방향성은 시간이 갈수록 진해지고 있다. 큰 틀에선 엑셀러레이터로서 혁신기술을 가진 창업기업이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목표다. 물론 그룹 내 전 계열사가 디지털 DNA를 구축하는데 협업을 모색할 수 있는 파트너 선점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1차 추천·계열사 종합평가 '검증 심혈'… 총 63개 기업과 투자·제휴

KB이노베이션허브는 공개모집이 아닌 추천선발을 진행한다. 다른 핀테크랩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KB금융그룹은 현업에 있는 시장 플레이어들에게 1차 검증받은 스타트업을 리스트로 추려 육성기업을 선정한다. HUB파트너스 중 추천파트너스엔 디캠프와 카카오벤처스 등 국내 탑티어(Top-tier)에 속하는 엑셀러레이터들이, 자문파트너스엔 삼정KPMG와 신용보증기금 등이 포진해 있다.

특히 선발 과정엔 국민은행과 KB증권, KB손해보험 등 그룹 계열사가 전사적으로 참여한다. 미리 스타트업 정보를 공유하며 각 계열사마다 핀테크 기술제휴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평가를 진행한다. KB스타터스에만 선정되면 KB금융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다만 KB금융그룹은 부족한 인지도 탓에 추천을 받지 못하는 스타트업을 고려, 내년엔 공개모집도 병행한다는 복안이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2015년 8월 KB스타터스 1호 기업으로 지오라인(Geo-Line)을 지정했다. 전기자동차 충전기 제작업체인 지오라인은 최근 5년간의 연구개발(R&D)을 마치고 ‘자동결제 이동형 충전기'를 지난 4월 시장에 출시했다. 지오라인은 KB카드·KB캐피탈과 각각 결제서비스·자동차할부금융 관련 업무제휴를 맺었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지난 4년간 총 63개 기업에 266억원을 투자했고, 그룹과의 제휴는 103건에 달한다.

◇해외진출 지원 박차, 글로벌AC와 협업… 투자업종 불문, 포트폴리오 다각화

KB이노베이션허브는 국내 뿐만 아니라 KB스타터스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글로벌 AC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와 사업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직접 길러낸 74개 기업 중 플러그앤플레이와의 협력 심사를 통해 최종 진출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들에겐 내달 미국에서 피치데이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물론 해외에 현지법인 형태로 진출한 KB금융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은 이미 2016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Liiv캄보디아에 5개 KB스타터스의 솔루션 기능(결제, 메신저, 인증 등)을 탑재해 현지 리테일영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베트남과 관련해서도 스타트업 기업들과의 협업 범위를 넓혀나가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과거 핀테크업에 치우쳤던 투자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재편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실제 1년 전만 하더라도 FASTFIVE에 입주한 기업 중 75% 가량이 블록체인이었지만 현재는 25%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최근 항공권 최저가 검색, 호텔 예약 등 생활서비스 쪽으로 스타트업의 관심사가 이동하는 추세임을 감안해, KB금융 계열사들도 각사 어플리케이션에 탑재할 수 있는 기술 트렌드 조사에 나서고 있다.

가령 KB스타터스로 뽑힌 메시징(Messaging) 플랫폼 스타트업 센드버드(SendBird)는 기업가치(Enterprise Value)가 약 4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드버드는 국민은행의 Liiv캄보디아와 Liiv똑똑, KB국민카드의 리브메이트(Liiv Mate)에 자사가 보유한 채팅 API를 제공한다. 회사는 글로벌 AC인 Y Combinator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도 선정됐었던 역량있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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