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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환율 상승기' 파생상품 60% 늘었다 상반기 현지 은행과 3억 달러 계약, 환차익보다 수익성 방어 주력

구태우 기자공개 2019-10-01 14:27:28

이 기사는 2019년 09월 30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환율이 5개월 째 가파르게 오르면서 파생상품 계약을 대폭 늘렸다. 철강사는 원재료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환율이 오를 수록 영업이익이 악화된다. 이에 대비해 파생상품을 늘려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0일 현대제철의 2019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3억8450만 달러(한화 4622억원)의 통화선도 파생상품을 계약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제철이 보유한 통화선도 파생상품은 1억5000만 달러(1803억원)였는데, 상반기 동안 60.9% 늘었다. 통화스왑도 같은 기간 1억 달러(1201억원) 늘어난 5억 달러(6007억원)를 기록했다. 파생상품 계약 당사자는 현지 금융권이다.

현대제철이 파생상품을 늘린 건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와 유로화 파생상품 규모는 줄었는데 달러 파상상품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개월 동안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기준 원 달러 환율은 1201원을 기록했다.

수입 원료 의존도가 높거나 해외 수주 비중이 높은 기업은 통화선도 파생상품을 활용해 환손실을 줄인다. 원재료의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철강사와 해외 수주가 대부분인 조선사가 통화선도 파생상품 활용도가 높다. 특히 조선사는 수주 후 납기까지 2년 이상 소요되는 만큼 수주 금액의 절반을 파생상품으로 돌린다.

통화선도 파생상품은 미래 일정시점에 사전 약정된 환율로 통화를 매매하는 거래다. 환차익을 얻을 수 없는 단점도 있지만,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예방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환율 인상이 지난 1년 간 지속됐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파생상품 규모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0% 오를 때 철강사의 영업이익은 2% 가량 낮아진다. 환율 변동 여파는 운송과 생산 기간을 고려할 때 수개월 지난 후 나타난다.

고로 업체는 철광석과 원료탄의 100%를 수입에 의존하고, 전기로 업체는 철스크랩의 30%를 수입한다. 현대제철은 고로와 전기로를 동시에 운영하는데, 전기로 비중이 높다. 환율 관리는 현대제철의 수익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환율이 하락할 경우 원재료 업체는 물량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수요 업체들은 제품가 인하를 요구한다. 환율 인상 시기에는 이 반대인데, 원가 인상분을 제품가에 반영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때문에 철강사는 파생상품 등을 활용해 환율을 관리하는 상황이다.철강사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지 않은 셈이다.

현대제철은 통화선도 파생상품 계약에 현금흐름위험회피 회계를 사용하고 있다. 현금흐름 위험회피 회계는 거래 당사자 간 거래할 확률이 높을 때 주로 활용된다. 원재료인 철광석은 바레, 리오틴토 등 글로벌 메이저 광산업체가 독점해, 이들을 통하지 않으면 철광석 구입이 어렵다. 공정가치 위험회피 회계는 가격 변동을 선제적으로 회계에 반영하는 반면 현금흐름 위험회피 회계는 거래 발생 시점에 인식한다. 위험회피로 인한 평가손익은 기타포괄손익으로 위험회피가 되지 않은 손익은 당기순이익에 반영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환율 인상기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파생상품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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