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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 자원개발업 점검]삼성물산, '석유·가스'부터 '신재생'까지 다각화트레이딩 바탕 다양한 분야 진출…시장변화 따라 프로젝트 오거나이징 사업 주력

김성진 기자공개 2019-10-10 10:11:00

[편집자주]

'무역에서 에너지로'는 2000년대 중후반 국내 종합상사들의 공통된 캐치프레이즈였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자원개발을 국가적 사업으로 여기고 세계 각지의 석유·석탄·가스·식량자원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가 진행됐다. 그러나 실패가 더 많았다. 수조원의 투자금이 허공에서 사라졌다. 구조조정을 거쳐 자원개발 사업장의 옥석가리기가 진행됐다. 지금은 어느덧 살아남은 사업장이 하나 둘 생겨나 각 종합상사들의 캐시카우가 되는 반전의 상황이 나오고 있다. 종합상사들의 자원개발 사업 과거와 현재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4일 09: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종합상사의 자원 사업은 전통적으로 중계무역 형태였다. 국내 종합상사 1호인 삼성물산 역시 석탄, 구리 등 광물 트레이딩을 중심으로 자원 사업을 전개해왔다. 1987년 말레이시아 SK-7 광구 석유 탐사 컨소시엄 참여는 삼성물산의 자원 사업의 분기점이 됐다. 이후 오만(1997년), 카타르(1999년) LNG사업에 소액 지분 참여, 예맨(2005년), 동티모르(2006년) 석유 탐사 참여 등 자원사업 분야를 점차 확대해왔다.

삼성물산의 자원개발 역사는 사실상 2008년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큰 무리가 없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집권과 동시에 '자원외교'를 국내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는 핵심사업으로 삼고 대대적인 투자를 벌였고, 이전부터 자원개발 문을 두드리던 국내 종합상사들은 정부 정책에 힘입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그중에서도 석유, 가스, 식량 등 폭넓은 분야에서 정부와 손잡고 자원개발 선봉장 역할을 맡았던 업체다.

그러나 11년이 지난 현재 삼성물산의 자원개발 현황은 어떨까. 삼성물산은 2012년부터 그동안 벌여놨던 자원개발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자원으로 분류되는 석유 및 가스 분야에서는 현재 미국에 육상유전을 영위하는 법인 하나만 남아 있다. 대신 삼성물산이 주력하는 자원은 바로 '신재생에너지'다. 특히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석유·식량·광물 등 폭넓은 분야 투자

삼성물산은 2000년대 국내 여느 종합상사들처럼 석유광구나 가스전에 직접 지분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국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트레이딩에 나서기 시작하며 국내 종합상사들의 입지가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였다. 당시 삼성물산은 알제리 이사우안 유전과 카타르 및 오만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등에 투자했다.

그러다 자원개발에 본격적으로 발동이 걸린 것은 지난 2008년이다. 삼성물산은 한국석유공사와 손잡고 미국의 테일러에너지사(社) 법인 지분 100%를 인수했다. 한국석유공사가 80%, 삼성물산이 20%의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이었다. 이 딜은 당시 한국석유공사가 처음으로 직접 해외 법인을 인수한 사례였으며, 최초로 민간 기업과 합작으로 투자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삼성물산은 20% 지분 인수 비용으로 200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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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 투자는 2008년 한 해 동안 다양하게 이뤄졌다. 국내 종합상사 중에서는 최초로 식량자원 개발 사업에도 손을 댔으며, LNG복합화력발전소 운영 사업에도 진출했다. 삼성물산은 2008년 멕시코 LNG기지 건설 및 운영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 역시 한국가스공사와 종합상사, 그리고 건설업체 등이 공동으로 투자에 나선 최초의 사례였다.

민간업체 중에서는 최초로 한국석유공사와 공동으로 투자에 나섰던 삼성물산은 이번에는 광물자원공사와 손잡고 또 한 번 최초의 역사를 썼다. 2010년 광물자원공사와 함께 세계 최대 칠레 리튬광구 지분을 30% 확보했다. 삼성물산과 한국광물자원공사는 모두 1억9000만 달러(한화 약 2300억원)를 투자해 각각 18%, 12%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이 탐사 단계를 넘어 실제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리튬 광구의 지분을 확보한 것 역시 처음이었다. 삼성물산은 리튬광구 확보를 통해 연간 2만톤의 탄산리튬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물산의 자원개발 투자 러시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2011년에는 미국 석유 가스 개발전문업체 패러럴 패트롤리엄 지분 100%를 인수했다. 삼성물산의 미국 자회사 '삼성 C&T 오일&가스'가 지분 90%를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 10%는 한국석유공사 자회사 'ANKOR E&P'가 보유하는 구조였다.

◇2012년부터 선택과 집중…사업 효율화 지속

2008년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벌였던 삼성물산은 2012년부터 자원개발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는 2011년 한국석유공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했던 패러럴 패트롤리엄 지분 일부를 1년 만인 2012년 매각한 것이었다. 삼성물산은 2012년 FI인 '한국투자패러랠유전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투자회사 1호'에 지분 39%를 3억160만달러(한화 약 3600억원)에 매각했다. 다만 삼성물산은 패러랠 지분 일부인 39%를 매각하는 방안은 인수 당시부터 정해진 사업모델이었으며, 자원사업 규모 축소 일환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듬해에도 매각이 이어졌다. 2013년에는 세계 3대 니켈 광산으로 꼽혔던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프로젝트' 지분 3%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했다. 암바토미 프로젝트는 2006년 광물자원공사 등 한국기업컨소시엄이 지분 27.5%를 투자한 사업이었다. 당초 2010년 상반기 중 상업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생산설비 건설 지연 등으로 2012년 말에서야 생산에 돌입하는 등 차질을 빚었었다.

삼성물산 자원매각

자원개발 사업 효율화는 최근까지 계속됐다. 11년 전 한국석유공사와 처음으로 손잡고 야심차게 투자했던 멕시코만 광구 사업은 2018년 2월에 매각 완료했다.삼성물산은 보유하고 있던 미국 멕시코만 석유가스 생산광구 지분 20%를 미국계 회사인 오리노코에 매각했다. 멕시코만 해상유전 사업은 2009년 1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매해 실적이 악화하며 2015년부터는 적자가 지속됐다.

또 올 2월에는 지난 2010년 처음으로 중남미 발전시장 진출을 알렸던 멕시코 노르떼 LNG복합화력발전 지분을 매각했다. 삼성물산은 노르떼 발전소를 운영하는 현지 사업법인 (KST POWER NORTE S.A. DE C.V.) 지분 34%를 보유한 지주사(SCNT Power Norte S. de R.L. de C.V.)지분 전체를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삼성 파워플랜트 사모특별자산 투자신탁 제1호'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사업은 삼성물산이 2010년 수주해 2013년 준공했으며 지난해까지 참여해왔다.

리튬광구 사업에서 철수하진 않았지만 사업 자체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당초 2014년부터 연간 2만톤 생산이 예상됐으나 현재까지 현지에서 환경영향평가가 미승인 나며 지금까지도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 식량개발 사업인 팜오일 사업도 현재 영위하고 있지만 이익규모가 작아 존재감은 미미한 상태다. 인도네시아에서 바이오 퓨얼(S&G Bio Fuel Pte), 간데라 법인(PT Gandaerah Hendana), 이넥다 법인(PT Inecda) 세 곳의 순손익은 모두 더해 125억원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2008년 5500만달러(한화 약 650억원)를 투자해 팜유 트레이딩 등으로 매년 100억~200억원 수준의 순손익을 기록하고 있다.

◇'신재생' 필두로 자원사업 끊임없이 다각화

자원개발 역사 10년이 지난 현재 삼성물산은 ‘신재생 에너지'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캐나다 온타리오 프로젝트'라 불리는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사업이다. 온타리오 프로젝트는 삼성물산이 2008년 자원개발 열풍이 불던 당시 착수했던 사업으로, 온타리오주 전력청과 1070MW 규모의 전력판매계약(PPA)을 맺으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PPA는 일정 기간 동안 정해진 가격에 따라 전력을 판매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온타리오 프로젝트는 현재 풍력 1069MW, 태양광 300MW로 총 1369MW의 발전규모를 갖추고 있다. 총 세 단계로 나뉘어 공사가 진행됐으며 풍력발전은 2018년에 설비가 완공됐으며, 태양광 발전은 2016년에 설비를 모두 갖췄다. 온타리오 프로젝트는 삼성물산이 금융조달과 건설사 선정 등 처음부터 기획해 완공시킨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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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타리오 사업은 지난 3년 간 부진하다 올 상반기 들어 다시 호실적을 내고 있다. 온타리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삼성물산 SRE(Samsung Renewable Energy) 법인은 올 상반기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인 1154억원을 기록했다. SRE 법인은 2013년부터 400억원 규모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선 이후 2016년 151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최대 실적을 찍었다. 그러나 이듬해 순이익 규모가 418억원으로 감소했으며 2018년에는 101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SRE법인 산하 20여개의 운영회사들의 실적을 모두 더하면 500억~6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이 발생한다는 게 삼성물산 측 설명이다.

삼성물산이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영위하는 자원개발 사업은 바로 LNG화력발전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현재 칠레에서 켈라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3년 한국남부발전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호주계 글로벌 광산기업인 BHP 빌리톤으로부터 사업을 수주했으며 2017년 준공했다. 총 발전용량은 517MW며 삼성물산은 35%의 지분율 확보하고 있다. 다만 2017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칠레 켈라 발전소를 통한 지난해 순이익은 60억원으로 아직 규모가 미미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자원개발 사업은 컨소시엄 구성, 금융조달, 건설사 선정 등 종합 사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오거나이징 사업을 위주로 하고 있으며 풍력 및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다만 삼성물산은 근본적으로 트레이딩 사업을 주로 하는 업체로서 자원개발은 다양한 분야를 지속 검토하며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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