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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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디스플레이]삼성의 애플 '딜레마'…실적버팀목 vs 경쟁사⑧OLED 패널 독점 공급 덕 상대적 실적 호조…애플, 삼성전자와 경쟁하며 타거래선 타진

윤필호 기자공개 2019-10-11 08:07:33

[편집자주]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LCD 강자로 글로벌 시장을 오랜 기간 누벼왔던 LG와 삼성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매서운 추격에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TV용 LCD는 중국에 1위 자리를 넘겨준지 오래다. 삼성과 LG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전환을 본격화했다. 산업 전반의 '대격변'이 불가피하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겪고 있는 위기의 실체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0일 14: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3분기 실적 개선세를 보이면서 2분기에 이어 개선세를 이어갔다.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두 개 분기 연속 개선세를 이어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와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는 요인은 '애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OLED 패널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은 애플의 실적에 연동된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 실적이 상승하고, 반대라면 부진해진다.

삼성에게 애플은 딜레마를 안겨주는 존재다.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경쟁상대이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가장 중요한 구매처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애플은 끊임없이 삼성 부품을 제3의 공급업체로 돌리려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숙제는 애플과의 관계 정립이다. 애플을 향한 매출 확대를 꾀하면서도 애플이 제3의 공급사를 찾는 상황에 대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경쟁사에 비해 한발 앞선 투자와 기술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애플에 좌우되는 실적

지난 8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잠정 영업이익은 7조7000억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별도 실적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8000억~1조2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추정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을 겪었지만 2분기와 3분기 들어서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1분기에는 영업손실 5600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작년부터 이어진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가 컸고 계절적 비수기로 고객사 판매가 급감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고객사 애플 아이폰 X(10) 판매 저하는 삼성디스플레이 A3 공장 감가상각비와 맞물려 실적에 악재로 작용했다.

2분기부터 반등이 시작됐다. 당초 2분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았지만 뜻밖에 영업이익 7500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며 선방했다. 애플로부터 받은 지체보상금이 주효했다. 애플은 납품 약속을 지키지 못한 대가로 8억달러(9000억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제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상금이 없었다면 1000억원대 적자를 면치 못했을 것이다.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갔다.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애플'이 있다. 애플은 지난달 20일 세계 주요 시장에 아이폰XI(11) 시리즈를 출시했는데, 여기에 납품 대금이 3분기 매출로 반영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스마트폰 플래그십 모델이 부재하면서 가동률이 낮았다"며 "가동률이 낮다보니 고정비를 커버하기 어려웠고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모회사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 출시와 함께 다양한 중소형 스마트폰 모델의 출시도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처럼 두 개 분기 연속으로 애플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이 부진한 환경에서도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아이폰은 통상적으로 신모델이 나오면 연간 7000만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한다. 아이폰11의 경우 ‘혁신이 없다'는 평가와 함께 디자인 호불호가 갈리고 있지만, 이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다시 비수기에 들어가는 4분기부터 실적 상승세는 꺾일 전망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라인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로 전환하는 과정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전환 과정에서 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다시 높아지면서 영업이익이 7000억원대로 다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실적추이

◇애플 진입 노라는 경쟁사들…독점지위 유지·신규 공급선 등 숙제

삼성디스플레이의 고민은 애플과 관계 정립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과 실적이 좌우되는 긴밀한 관계를 갖고 맺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주요 고객과의 거래 비중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가장 비중이 높은 거래처임은 부인할 수 없다. 뒤를 잇는 거래처는 애플이다.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패널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주요 고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09년부터 일찌감치 소형 OLED 패널 개발에 나선 이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90% 이상 유지하고 있다. 한 발 앞선 투자를 통해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을 석권했다.

애플은 2017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패널 공급을 받았다.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X부터 LCD 대신 OLED를 채택했고 유일한 OLED 패널 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 독점적 지위를 줬다. 애플은 거의 모든 부품을 2~3개 구매선으로부터 공급받는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독점적 공급을 허락한 것을 독보적인 기술력 탓에 또 다른 구매선을 구하기 힘들었기 대문이다.

최근 한국 디스플레이업계가 LCD 패널 가격 폭락으로 휘청거리는 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내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OLED 패널 소비가 삼성디스플레이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애플의 구매선 다변화 정책은 디스플레이 패널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최근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 경쟁사들이 애플에 OLED 패널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애플의 품질 기준을 통과하고 7월부터 애플의 아이폰11에 납품을 시작했다. BOE도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조만간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까다로운 애플의 기준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LG디스플레이도 정상적인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수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BOE의 납품 타진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도 애플의 진입장벽을 뚫는데 1년이 걸렸다"며 "LG디스플레이는 작년부터 들어간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공급량은 미미해 3분기 매출도 거의 없는 수준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BOE도 내년 애플 공급을 목표로 테스트를 받고 있는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애플의 구매선 다변화는 시간 문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또 다른 차원의 기술로 대응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디스플레이에 13조원 투자를 선언하면서 초격차를 노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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