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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삼성 330조대 투자 의지 '변함없다' 13조대 QD디스플레이 투자 발표…2030년까지 대규모 집행 계획 '이상무'

김장환 기자공개 2019-10-11 08:07:2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0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13조원 넘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을 10일 발표한 이면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기본적으로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더 이상 기회가 없다고 본데 따른 투자 결정으로 볼 수 있다. '탈(脫) LCD'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업체들에게 최근 숙명처럼 여겨졌다. 삼성디스플레이에게도 QD 디스플레이로 전환 선언은 시간 문제였다.

'그룹' 차원에서 보면 총수의 심각한 위기 상황 속에서도 "사업과 관련된 사안은 차질없이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일이다. 국정 농단 사태에 휘말려 횡령·뇌물죄 혐의로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8월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역대급 위기에 몰렸다. 이처럼 불안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이번 투자 결정을 이끌었다. 더욱이 이날 투자 발표엔 문재인 대통령이 동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 발표로 그룹 차원의 투자 계획은 착실히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정부와 협의, 불안한 상황에도 고용창출 만전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 발표는 당국을 중심으로 이미 지난 9월부터 확정적으로 나오던 얘기다. 최초 얘기가 흘러나온 루트도 충청남도 정부 기관 관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이 충남 아산 탕정에 있다. 13조원대 규모 자금을 투자해 신규 QD디스플레이 라인을 깔게 되면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을 줄 사안이다. 현지 당국과 삼성 측의 사전 협의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탕정 공장 투자 발표식 현장에 참석했다. 대통령 방문 행사로 꾸리기로 한 만큼 청와대에서 동선을 미리 짤 수밖에 없다. 동선을 짜는데만 통상 2주 이상이 걸린다. 이미 지난달 중순경부터 투자 발표 행사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하루 이틀 내에 결정된 '돌발 이벤트'는 분명 아니다. 투자에 대한 대화가 진행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까지 고려해 보면 지난 8월경부터 이를 준비해왔을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용인시에 투자를 발표한 것처럼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LG 등이 어떤 지역에 추가로 투자할 것이냐가 업계에서 상당한 관심사였다"며 "삼성은 그 일환으로 (탕정 공장) 디스플레이 투자를 결정하고 충남의 비전 선포식 같은 행사를 빌어 대통령이 참여한 자리에서 투자 발표를 하기로 협의를 진행해온 상태"라고 말했다.

논의가 진행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삼성은 안팎으로 불안한 시국이 이어졌다. 삼성전자 주력 사업인 반도체 업황 부진도 그렇지만 총수와 관련된 '오너 리스크'가 다시 불거진 시점이다. 지난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진행하는 실무 작업과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는 이 부회장의 문제와는 별개로 사업을 위한 투자는 무리 없이 진행해나가겠다는 삼성의 의지 표시로 볼 수 있다. 정부의 지속된 투자 요청에 화답한 것이기도 하다. 이번 투자로 신규채용 외 향후 5년간 8만1000개 넘는 일자리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어떤 정부든 염원하는 고용창출 효과를 확실히 창출할 수 있는 투자를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담당했다.

◇180조+133조 투자도 무리없이 단행 전망

이번 발표로 그동안 우려됐던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란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180조원 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오는 2021년까지 반도체에 155조원, 나머지 25조원은 바이오와 인공지능(AI), 5세대(G) 통신, 자동차 전장 등에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뒤이어 올 4월에는 시스템반도체 세계시장 1위 탈환 계획을 밝히며 2030년까지 133조원을 관련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으로 삼성이 앞서 발표했던 투자가 크게 꼬이는 게 아니냐는 재계 관측도 많았다. 총수에 대한 리스크가 재차 확산된 상태여서 대규모 자금 집행을 지속해 나가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해석이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 8월 말 이와 관련된 질문에 "대규모 투자 계획은 미리 자금 집행이 가능한지, 어느 분야에 투자할 것인지, 이에 맞춘 연간 투자 계획과 그 결과까지 모두 맞물려서 생각하고 세우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문제로 투자 계획이 중단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은 이 말을 입증하는 일이 됐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 투자는 이 부회장의 생각이 전적으로 반영된 계획안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하면 안된다"며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더해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대형 LCD와 신기술을 조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QD 디스플레이 투자 지시를 이 시점에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공장에서 이날 열린 13조원 규모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세계 1위 디스플레이 경쟁력을 지키면서 핵심 소재·부품·장비를 자립화하여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제조 강국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에게 감사의 표시를 전했다. 이 부회장은 "세계경기가 둔화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저희는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부회장과 이동훈 사장을 비롯해 양승조 충청남도지사와 기업인 등 수백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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