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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 자원개발업 점검]미얀마 가스전 지킨 포스코인터내셔널 뚝심1990년대 중반부터 가스·광물 다방면 투자…최근 식량자원 개발 사업에 초점

김성진 기자공개 2019-10-14 09:42:57

[편집자주]

'무역에서 에너지로'는 2000년대 중후반 국내 종합상사들의 공통된 캐치프레이즈였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자원개발을 국가적 사업으로 여기고 세계 각지의 석유·석탄·가스·식량자원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가 진행됐다. 그러나 실패가 더 많았다. 수조원의 투자금이 허공에서 사라졌다. 구조조정을 거쳐 자원개발 사업장의 옥석가리기가 진행됐다. 지금은 어느덧 살아남은 사업장이 하나 둘 생겨나 각 종합상사들의 캐시카우가 되는 반전의 상황이 나오고 있다. 종합상사들의 자원개발 사업 과거와 현재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1일 07: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모든 종합상사들이 정부 정책에 발맞춰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에게 자원개발 사업은 회사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사업과도 같다. 1990년대 중반부터 페루, 오만, 베트남 등지에서 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하다 미얀마 가스전 사업에서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2000년대 초반 미얀마 해상에서 총 4조 입방피트 규모의 가스전을 찾아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끈질긴 노력으로 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놨고, 현재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떠받치는 사업장으로 성장했다.

미얀마 가스전 사업에서 자신감을 얻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원개발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미래를 그리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가스전 사업의 성공 이후 점찍은 사업은 바로 식량자원 사업이다. 팜유와 곡물 등 식량의 생산 단계부터 참여해 조달, 가공, 무역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궁극적으로 오는 2030년에 총 2000만톤의 식량을 취급해 매출 5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을 세웠다.

◇14년 기다린 미얀마 가스전 사업 성공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미 1990년대부터 자원개발 사업을 통해 쏠쏠한 이익을 챙기고 있었다. 1996년 입찰을 통해 지분 참여한 페루 8광구 생산유전에서 한 해 100억원이 넘는 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페루 유전 투자는 당시 국내 종합상사가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진출해 실익을 거둔 모범 사례로 여겨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당시 지분 매입에 1470만달러(한화 약 175억원)을 투자했다.

이외에도 컨소시엄을 통해 베트남 가스전 사업과 오만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등에도 참여했다. 베트남 가스전 사업은 1992년 5670만달러를 투자해 4.875%의 지분을 취득했으며, 2006년부터 상업 가스를 생산해오고 있다. 오만 프로젝트는 1997년에 시작해 오는 2025년 종료될 예정이다.

그러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 사업은 미얀마 가스전 사업 하나로 요약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2000년 미얀마 서부 해상 A-1 광구 생산물 분배 계약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지금까지도 국내 민간기업이 해외에서 개발한 최대규모의 자원개발 사업이다.

2000년 당시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포스코인터내셔널에게 불확실한 도박과도 같은 사업이었다. 대우그룹의 대규모 분식회계 사태 탓에 1999년 ㈜대우 등 12개 계열사가 워크아웃에 돌입한 상태였고, 2000년에는 현재의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대우인터내셔널로 분할돼 막 새로운 첫 발을 내디딘 시점이었다.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당장 수익이 나는 사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먼 미래를 바라보고 미얀마 가스전 사업에 착수한 셈이었다.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2014년에서야 본격적으로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사업 착수부터 가스 생산 및 판매까지 무려 14년이나 걸린 셈이다. 그러나 오래 기다린 만큼 보상은 확실했다. 2014년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 시점부터 24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2015년에 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매해 2500억원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으며, 포스코인터내셔널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때 96%에 다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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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가스전 사업 성공은 재무지표 개선에도 영향을 줬다. 특히 사업 시작 이후 현금창출력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에비타(EBITDA)는 2013년 2000억원 수준이었으나 미얀마 가스전 판매가 본격화한 시점인 2014년 5000억원에 육박했으며 꾸준히 증가해 2018년에는 7000억원 수준에 다다랐다.

물론 미얀마 가스전 사업에만 매달린 것은 아니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0년 포스코그룹에 인수되며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포스코는 정부 정책에 따라 자원개발 사업에 활발히 진출했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0년 포스코 그룹에 편입된 이후 추가적인 자원개발 사업들을 시도했다.

특히 아프리카 광물자원 개발에 집중했다. 2011년에 카메룬 정부로부터 주석광산 광물탐사권을 획득했으며, 콩고와는 구리광산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또 에티오피아에서는 한국광물자원공사, 포스코와 함께 탄탈륨 및 기타 광물자원 개발을 추진하기도 했다. 다만 콩고에서 추진했던 구리 광산 투자는 현지 정부와 협상이 결렬되면서 2013년 무산됐다.

자원개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4년 8월 호주 자원개발업체인 파인더스(Finders)와 합작 투자법인인 PT BTR(PT Batutua Tembaga Raya)을 설립했으며, 약 460억원을 투자해 24.1%의 지분을 획득했다. 현재 지분은 22%로 줄어든 상태다. 또 호주 나라브리 석탄광 생산사업, 캐나다 구리 탐사사업 등에 참여하고 있다. 호주 나라브리 석탄광의 경우 2012년 10월 상업생산에 돌입했고, 지난 2016년 3월에는 구리 생산을 위해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위치한 콰니카 광산 탐사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발견 어려웠던 가스전…시추방법 바꿔가며 계속 도전

미얀마 가스전이 현재의 캐시카우로서 면모를 갖추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특히 2000년 광구 생산물 분배 계약을 맺고 가스전을 찾기까지가 가장 큰 위기였다. 당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스전을 찾기 위해 1단계, 2단계 지하까지 파내려갔지만 기대했던 가스전을 찾지 못했다. 가스전이 발견되지 않자 공동으로 가스전을 운영하기로 했던 인도기업들은 사업을 포기하고 떠나기도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가스전을 찾기 위해 시추 방법을 바꾸기로 결정한다. 기존 방식은 수직으로 시추하는 것이었지만, 대각선으로 시추하는 방식을 새롭게 도입했고 그 결과 2004년 미얀마 해상에서 ‘쉐' 가스전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당시 마지막으로 시추하기로 한 층에 가능성이 가장 컸다"며 "현장 직원들이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고 경영진을 설득했고 단독으로 위험부담을 안게 됐지만 결국 시추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쉐' 가스전을 발견한 이듬해인 2005년 ‘쉐퓨' 가스전을 추가로 발견했다. 또 2006년에는 A-3 광구에서 ‘미야'가스전까지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 가스전들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중국과 미얀마 등에 판매하며 수익을 거두고 있다. 미얀마 가스전은 동남아시아에서 2000년 이후 발견된 가스전 중 최대규모다.

◇제 2의 '미얀마 가스전' 찾아라…식량자원 개발 초점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성공시키며 순항 중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새로운 자원개발 사업 찾기에 한창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차기 주력 사업으로 점찍은 사업은 바로 식량자원 사업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식량 생산, 조달, 가공, 무역을 모두 아우르는 식량사업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지난 3년간 식량 사업 거래량을 살펴보면 꾸준히 늘고 있다. 2016년 276만톤 수준이던 거래량은 2017년 318만톤, 2018년 437만톤으로 늘어났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이미 263만톤을 거래했으며 연말에 500만톤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거래량 증가에 따라 매출도 함께 늘었다. 2016년 9437억원 규모였던 식량 사업 매출은 2018년 1조2000억원으로 늘었으며 올해 1조3000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식량사업 확대를 위한 대강의 뼈대는 만들어진 상태다. 생산 부문은 이미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하기 시작한 인도네시아 팜오일 사업이 존재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팜오일 기업 바이오인티 아그린도(Bio Inti Agrindo) 지분 85%를 인수하며 사업에 착수했다. 그동안 투자만 이어오다 2017년부터 생산이 시작됐고, 지난해 14억39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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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포스코인터내셔널이 실적보고서에서 발표한 향후 식량사업 목표.

조달 부문은 올해 초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을 사들이며 확보했다. 우크라이나 물류 기업인 오렉심그룹이 보유한 곡물터미널 지분 75%를 인수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9월 곡물터미널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경영에 들어갔으며, 이를 통해 밀, 옥수수, 대두 등 연간 250만톤의 곡물의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공은 미얀마 RPC(미곡종합처리장)을 통해 2017년부터 시작하고 있으며, 무역은 2015년 런던곡물거래업협회의 정식 회원사가 되며 무역량 증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자원개발 사업은 1990년대부터 진행해오던 사업으로 정부 정책에 큰 영향 없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며 "현재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식량자원 개발 사업을 확장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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