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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관투자자, 부동산투자 멈춰라" [thebell interview]영국계 자문사 TCK인베스트먼트 오하드 토포 회장 겸 CIO

이민호 기자공개 2019-10-14 13:04: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1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기관투자자들은 대체자산, 특히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멈춰야 한다. 현재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익률로 투자하는 대체자산은 유동성이 크게 떨어지는 특성상 금리가 상승기조로 전환되면 큰 손실로 돌아온다."

TCK인베스트먼트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투자자문사로 2012년 서울에 사무실을 열고 초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양한 글로벌 자산에 대한 투자 역량을 바탕으로 초고액자산가뿐 아니라 기업가 고객과 법인 등에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자문·일임규모 8000억원을 돌파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오하드 토포 TCK인베스트먼트 회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학위를,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각각 취득했다. 이후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 사무실을 둔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회사 스퀘어캐피탈(Square Capital)에서 자산관리 전문가로 재직하다 2012년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탈(Oaktree Capital) 회장과 공동으로 TCK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토포 회장은 20년간 글로벌 주식과 채권, 부동산, 프라이빗에쿼티(PE), 벤처캐피탈(VC), 헤지펀드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한 투자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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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드 토포 TCK인베스트먼트 회장 겸 CIO는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금리가 상승기조로 전환할 경우 한국 기관투자자들이 과도하게 투자한 대체자산에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우려했다. *출처: TCK인베스트먼트

◇"미국 기술 벤처기업 부실…글로벌 금융위기 '트리거'"

토포 회장은 최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기후퇴(Recession)는 향후 2년 내 발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토포 회장은 "현재 미국 고용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등 역사상 최장기 성장 사이클에 있으면서도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과 연방준비제도(Fed)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경제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경기부양과 저금리로 기술부문 벤처기업과 부동산에서 글로벌 거품(버블)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2년 내 경기후퇴가 발생하지 않으면 특히 한국과 중국에 큰 충격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이 금융수익을 얻기 위해 자금을 대거 공급한 기술부문 비상장 벤처기업의 부실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도미노가 촉발될 것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토포 회장은 이런 부실이 최근 3개월 사이에 이미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 근거로 글로벌 투자자가 대거 관심을 가졌던 위워크(Wework)가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기업공개(IPO)에 실패한 경우가 대표적이며 이외에도 우버(Uber), 리프트(Lyft), 슬랙(Slack)의 주가가 상장 이후 공모가보다 크게 하락한 점을 들었다.

토포 회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상당히 낙관적인 밸류에이션으로 기술부문 벤처기업의 장외주식을 대거 매수했고 기관투자자들이 펀드수익자로 유입됐다"며 "막상 IPO 단계에 들어가면 시장에서는 비상장 당시 매겨진 밸류에이션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IPO에 성공하더라도 해당 주식을 편입했던 펀드들에서 기준가 하향 조정이 나타나고 기관투자자들은 해당 포지션을 세컨더리 시장에 매각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투자심리 불안으로 이어져 도미노 현상으로 한국까지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우 이런 해외로부터의 영향과 함께 여러 악재가 겹친 '퍼펙트스톰(Perfect Storm)' 상태에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는 인구구조뿐 아니라 최근 불거지고 있는 디플레이션 우려와 상장기업들의 낮은 배당성향이 대표적인 부정적 요인으로 제시됐다. 토포 회장은 "위험부담에 대한 보상구조를 갖춘 안전한 대안시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굳이 '퍼펙트스톰'에 처한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기관투자자 대체자산 투자 과잉…유동성 위험 우려"

특히 토포 회장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에서 대체자산 투자가 과도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기술부문 벤처기업 거품과 더불어 글로벌 부동산 거품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현재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한 대체자산은 금리 상승 시 유동성 위험에 직면해 큰 손실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토포 회장은 "대체자산, 특히 부동산은 유동성이 크게 낮아 장기적으로 자금이 묶일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익률로 투자한 부동산은 향후 금리 기조가 바뀌면 상당한 손실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기관투자자들조차 생각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포 회장은 국내 초고액자산가들에게 해외 자산에 장기적으로 분산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토포 회장은 "감수할 수 있는 위험 성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한 이후 글로벌 주식·채권·외환 등 자산에 분산투자할 것을 추천한다"며 "굳이 원화로 헤지하지 않고 해외 통화로 투자하면서도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장기적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이 오히려 인수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황금기로 봤다. 토포 회장은 "최근 몇 년 새 중국 기업들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과 제품을 확보한 벤처기업들을 대거 인수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시중에 풀린 풍부한 자금을 이용해 전 세계 벤처기업을 인수하면 '혁신의 씨앗'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며 TCK인베스트먼트도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해외 벤처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토포 회장은 국내 자산관리 시장은 현재 구조가 지속된다는 전제 하에 성장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은행과 증권사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자산관리 시장은 담당자가 계속 바뀌는 등 장기적인 자산관리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상품 판매에 비례해 수수료 수익을 얻는 구조상 새로운 상품을 지속적으로 권해야 하는 점은 고객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토포 회장은 "자산관리 전문가라면 다양한 글로벌 자산을 꾸준히 분석하고 어느 지역 어느 자산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인가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독립된 투자자문사인 TCK인베스트먼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고객의 자산을 지키는 것이며 향후 몇 십년간 장기적으로 자산을 성장시키는 것은 그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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