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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떼입찰' 법인 정리하는 중흥그룹...효율성증대 '의지' [지배구조 분석]중흥건설·토건 자회사 5곳 흡수합병 결정, 브레인시티PFV 주주구성 단순화

김경태 기자공개 2019-10-14 09:49:09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1일 1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흥그룹이 과거 공공택지 추첨에 동원하기 위해 만들었던 계열사 5곳을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에 흡수합병시키기로 했다. 과거와 같은 '벌떼입찰'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으로 중흥그룹의 지배구조는 조금 더 단순해지게 됐다.

◇계열사 5곳 흡수합병, 경영효율성 증대·지배구조 단순화

중흥건설은 이달 8일 이사회를 열고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그린세종과 신세종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중흥토건 역시 이달 8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대상은 청원개발과 청원산업개발, 에코세종 3곳이다. 합병비율은 모두 '1대0'이다. 합병기일은 올해 12월 1일이며 합병등기는 그다음 날에 할 계획이다.

중흥그룹은 다른 중견건설사들처럼 주택 자체개발사업을 주력으로 성장했다. 2010년대초중반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택지를 공급할 때 추첨 방식으로 내놨는데, 중견건설사들은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다수의 계열사를 설립했다.

중흥그룹도 공동주택용지와 주상복합용지 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법인을 만들었다. 이번에 흡수합병되는 5곳도 이런 목적에서 탄생했다. 그린세종과 신세종, 에코세종 3곳은 2012년에, 청원개발과 청원산업개발은 2015년에 설립됐다. 그 후 다수의 입찰에 참여하며 중흥그룹이 미래 사업지를 갖추게 하는 데 보탬이 됐다.

중흥그룹 요약 지배구조
△출처: 감사보고서·공시, 단위: %

하지만 2016년부터 상황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택건설실적에 따른 공동주택용지 추첨 신청자격 제한을 실시하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벌떼 입찰'이 점차 불가능해졌다. 결국 점차 법인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입찰에서 땅을 확보하지 못한 곳들이 우선적으로 정리 대상이 됐다. 현재 사업을 하고 있거나, 앞으로 할 예정인 법인들은 살려뒀다.

중흥그룹이 이번에 정리한 법인을 보면 신세종은 이미 유명무실해진 곳이다. 설립 후 '세종시L4 에코타운'을 시행하면서 매출과 이익을 거두기도 했지만 2017년부터 작년까지 매출이 '0원'이었다.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세종의 작년 움직임 중 그나마 의미가 있는 것은 중흥토건에 561억원을 단기대여했다는 점이다. 이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고 결국 흡수합병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그린세종과 청원개발, 청원산업개발, 에코세종은 작년에 매출과 이익을 거두는 법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각각 화성 동탄, 김해 진영, 시흥 배곧, 시흥 목감 등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택 시행을 하고 있다.

이 중 청원산업개발은 작년 말 기준 분양수입잔액이 없어 올해 들어 신세종처럼 매출이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그린세종과 청원개발, 에코세종은 올해 유입될 분양수입잔액이 남아 있었다. 중흥그룹이 해당 법인들이 유명무실한 상태가 되기 전에 바로 정리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조금이라도 더 불필요한 비용이 지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중흥그룹, 흡수합병 계열사 2018년 실적
△출처: 감사보고서, 기준: 별도·누적, 단위: 백만원·%

◇평택 대규모 프로젝트 법인 '브레인시티PFV' 주주구성 단순화

이번 계열사 5곳 흡수합병으로 주주구성이 단순하게 변한 계열사는 '브레인시티프로젝트금융투자(PFV)'다. 이 PFV는 경기 평택 도일동 일원에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을 하기 위해 2017년에 만들어졌다. 연구시설과 상업시설, 주거시설 등이 복합된 산업단지를 만드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평택도시공사가 공공출자자로 지분 32%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중흥그룹 계열사들이 갖고 있다. 중흥토건(16%), 세종이엔지(13%), 에코세종(13%), 청원산업개발(13%), 청원건설산업(13%) 5곳이 주주다. 이번에 중흥토건이 에코세종과 청원산업개발을 흡수합병하면서 2곳이 보유했던 PFV 지분을 갖게 된다. 합병이 완료되면 중흥토건의 PFV 지분율은 42%로 올라간다.

세종이엔지와 청원건설산업 역시 중흥토건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만약 중흥토건이 이 법인들도 흡수합병하게 된다면, PFV의 지분 68%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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