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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벤처자본, 국경을 넘어서라" [thebell interview]앤드류 에카푸트라 AIP벤처파트너스 벤처투자본부장

김수정 기자공개 2019-10-16 08:26:35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4일 08: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벤처자본과 스타트업 모두 한국에만 갇혀 생각한다. 국내에서 투자하고, 투자 받고, 엑시트까지 하려고 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한국 벤처 생태계의 성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앤드류 에카푸트라(Andrew Ekaputra·사진) AIP벤처파트너스(AIP Venture Partners Private Limited) 벤처투자본부장은 한국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의 폐쇄성을 지적했다. AIP벤처파트너스는 AIP자산운용이 지난 5월 싱가포르에 설립한 벤처캐피탈이다. 전세계 전략적 파트너들과 협업해 AIP그룹의 대체투자 영역을 확장하자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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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카푸트라 본부장은 AIP벤처파트너스 초기 멤버로서 AIP의 글로벌 대체투자 기반을 다지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에서 생명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싱가포르 정부기관인 과학기술청(A*STAR)과 아시아 최대 민간 제대혈 뱅킹 기업인 코드라이프(Cordlife)등을 거치면서 첨단기술과 헬스케어 산업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쌓았다.

전문 벤처캐피탈 출신은 아니지만 아시아 각국 연구소와 협업하면서 연구개발된 기술을 실제 사업으로 발전시킨 경험이 풍부하다. 사내벤처와 사업개발을 총괄하면서 수익화 가능한 기술을 발굴하는 안목을 키웠다. 각국 시장에 대해서도 폭넓게 경험했다.

에카푸트라 본부장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홍콩, 인도 등 동남아 여러 국가의 연구소에 가서 그들이 개발한 기술을 보고 사업으로 연결했다"며 "연구개발된 기술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상품화 될 수 있는지에 많은 관심을 가져 왔다"고 말했다.

AIP가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추구하는 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와 동남아시아 주요국의 민간자본 생태계에서 투자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나아가 한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기회와 한국자본의 외국 벤처기업 투자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AIP는 5년차 글로벌 밴처캐피탈 세라캡벤처스(CerraCap Ventures)와 손잡았다.

세라캡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AI) 전문 벤처캐피탈이다. 글로벌 시스템통합(SI) 기업인 UST글로벌 출신 인력들이 중심이 돼 설립했다. 미국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펀드 2개를 통해 총 5500만달러(약 670억원)를 운용하고 있다. 2015년 설정된 세라캡의 펀드1은 현재 가치가 투자원금의 3배에 이른다. 작년 설정된 펀드2도 2배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AIP가 세라캡에서 주목한 건 핵심 전략인 '액티브 매니지먼트'다. 액티브 매니지먼트는 투자한 뒤 성장하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투자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회사가 어느 정도 크면 투자기업의 기술·제품을 공급받고자 하는 기업이나 기업 자체를 인수하고자 하는 원매자를 미리 찾아 맞춤식으로 투자한다.

이는 관련 업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투자 스타일이다. 에카푸트라 본부장은 "회사를 키운다고 빨리 엑시트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인수를 원하는 곳에 필요한 게 뭔지 직접 물어보고 그들이 요구하는 방향대로, 그들이 원하는 역량과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면서 회사를 키움으로써 초기부터 엑시트 전략을 어느 정도 확정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세라캡의 특징은 해당 기업이 가장 비싸게 평가될 만한 지역을 중심으로 엑시트 전략을 세운다는 점이다. 투자기업에 적용되는 밸류에이션은 지역에 따라 크게 차이 날 수 있다. 미국에서 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기업이 싱가포르에선 비싸게 팔릴 수 있다. 이 같은 전략이 가능한 건 UST글로벌 시절부터 쌓아온 전세계 네트워크 덕분이다.

AIP는 세라캡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국내외 스타트업 투자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특히 외국에서 더 큰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한국 기업을 찾아 해당 시장에 연결해주고, 반대로 한국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을 발굴해 국내시장에 연결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에카푸트라 본부장은 "한국 진출을 원하는 동남아 스타트업이나 반대 경우의 한국 벤처기업을 각 시장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해외진출에 있어 필수인 현지화 전략의 플랫폼 역할을 우리가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현재 전세계 AI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7000만달러(약 85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세라캡-AIP엑셀러레이트펀드'(CerraCap-AIP Accelerate Fund)는 양사 협업의 첫 사례다. AI와 관련된 헬스케어, 사이버보안, 심화분석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이 펀드 투자 대상이다.

양사는 펀드의 포트폴리오 일부를 한국 기업들로 구성하고 나아가 2호, 3호 펀드로 갈수록 한국 기업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후속 펀드를 통해 AIP자산운용의 기존 펀드에 담긴 스타트업들에 대한 후속투자를 진행하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AIP는 전세계 자금을 모아 한국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한국 벤처시장의 세계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볼 때 한국 벤처투자 시장은 여전히 폐쇄적이라는 게 그들의 전언이다. 극히 일부 기업만 해외에서 투자를 받고 극소수 자본만 외국 기업에 투자한다.

에카푸트라 본부장은 "싱가포르의 경우 내수시장이 작아서 대부분 스타트업은 해외 투자를 받고 벤처캐피탈들은 투자기업이 세계적으로 확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주로 투자한다"며 "한국 VC나 스타트업은 국내에서 투자부터 엑시트까지 해결하려 하는데 그런 점에서 한국 내수시장이 크다는 점은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 벤처 자본과 스타트업이 국경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해외에서 투자를 받거나 기업공개(IPO)·인수합병(M&A)하면 더 큰 밸류를 인정받을 수도 있다"며 "한국에서 키우고 한국에서 엑시트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외국에서 볼 때 성장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화를 원하는 회사들을 돕는 것은 세라캡과 AIP가 협업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벤처마켓 글로벌라이징 하겠다고 명백하게 밝혔는데 우린 여기에 보다 실질적으로 접근하려는 것"이라며 "여러 국가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벤처시장의 세계화를 위한 현실적인 접근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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